지난 2016년 10월 KBS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500억을 보상 받으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김 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공개 확대회의에서 한 발언을 평양의 고위 소식통을 통해 NK지식인연대가 입수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KBS는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를 매개로 대규모 지원을 받아낼 속셈”이라는 해설을 덧붙여 마치 김 위원장의 발언이 실제로 있었던 것처럼 보도했다.

MBC는 같은해 9월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평안북도 박천군에 있는 108연구소에서 핵 어뢰와 핵 기뢰를 개발하고 있다”는 뉴스를 내보냈다. 이 정보의 출처 역시 NK지식인연대.

뉴스타파는 비영리민간단체에 지원된 정부 보조금의 사용 내역을 살펴보다, 언론에서 보도된 이 같은 북한 관련 정보의 실체 중 일부를 확인했다. NK지식인연대가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회계자료를 보면 탈북자 김연란 씨가 3차례에 나눠 모두 19건의 북한 정보를 NK지식인연대에 전달한 것으로 돼 있다. 여기에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500억을 보상해주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한 김 위원장의 발언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 NK지식인연대에 따르면 김 씨는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김 위원장의 발언 내용을 입수할 정도로 대단한 정보 수집 능력을 갖췄다.

그러나 김 씨의 실체는 탈북 후 7년 넘게 장사만 해 왔다는 보통 탈북자였다. 김 씨는 뉴스타파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과 관련된 글을 쓴 적도 없고, 북한 정보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한다”며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지 말지에 대해 아예 관심조차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NK지식인연대는 김연란 씨에게 북한 정보 입수비 명목으로 300만 원씩 3차례 모두 900만 원을 송금했다. 이 돈은 모두 정부 보조금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씨는 “NK지식인연대에서 일하는 친구의 부탁을 받고, 돈을 자신의 계좌로 입금 받은 후 전액을 다시 NK지식인연대 측에 되돌려줬으며 자신은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 씨의 주장에 따르면 NK지식인연대가 정보 입수비라는 명목으로 북한 정보와는 아무 관련 없는 탈북자에게 돈을 송금한 뒤 이를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정부 보조금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다. NK지식인연대가 북한 정보 입수비와 동영상 구입비 명목으로 사용한 정부 보조금은 모두 2400만 원이다.

탈북자 오상국 씨는 북한이 핵 어뢰를 개발한다는 등의 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600만 원을 받았다. 오 씨의 전화기는 꺼져 있었고, 집에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북한의 최신 휴대폰과 태블릿 PC 동영상을 NK지식인연대에 전달했다는 대가로 600만 원을 받은 김형일 씨를 만났다. 하지만 그는 기자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NK지식인연대 사무실을 찾아아 김흥광 대표를 만났으나, 그는 취재를 거칠게 거부하며, 보조금 횡령 의혹에 대해 아무 해명을 하지 않았다. 사무실에는 자신을 신변보호 경찰관이라고 밝힌 한 남자가 김 대표를 지키고 있었다. 정부 보조금을 빼돌린 관변 탈북자 단체를 국민의 세금으로 지켜주고 있는 셈이다.

한편 NK지식인연대는 지난 2009년 말 전쟁터를 뜻하는 ‘전야’라는 조직을 만들어 이명박 정부를 홍보하고, 정부와 한나라당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종북으로 매도하는 글 4만여 개를 포털사이트에 올리는 등 여론 조작 활동을 벌였던 단체다.

뉴스타파는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와 그의 가족, 그리고 회원들이 여론 조작 활동을 하면서 1년여 동안 매달 수천만 원의 돈을 챙긴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기간에 대대적으로 정부 지원을 받았다. 특히 행정안전부는 NK지식인연대의 여론조작 활동이 본격화 된 2010년부터 정부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해 2016년까지 모두 2억8000만 원을 제공했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오준식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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