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회사 전직 직원을 사무실로 불러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무차별 폭행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일본도와 석궁(컴파운드)으로 닭을 죽이도록 강요한 사실이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추가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또 양 회장이 직원들에게 염색을 강요하고, 술자리에서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했음을 보여주는 사진 자료와 관련자 증언도 확보했다. 양 회장이 실소유주인 영상파일 공유업체 위디스크의 한 전직 직원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회사 내에서 양 회장은 제왕적 지위를 갖고 있었다. 양 씨 소유 회사는 기업이 아닌 왕국”이라고 말했다.뉴스타파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함께 취재과정에서 확보한 영상과 사진자료, 관련자들의 증언을 공개한다.

뉴스타파가 추가로 입수한 위디스크 직원 워크숍 영상은 2016년 가을 촬영됐다. 양 회장의 직원 무차별 폭행 사건 1년 뒤다. 양 회장의 엽기 행각이 촬영된 장소는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이 회사의 연수원. 등기부등본에는 이 부동산이 양 씨 소유의 한 회사로 돼있다.

취재 결과, 양 회장은 당시 직원들에게 워크숍 저녁 메뉴로 백숙을 권하며 석궁으로 닭을 잡도록 지시했다. 일부 직원들의 서툰 모습을 보며 “일부러 (닭을) 안 맞춘 거냐”며 일본도를 가져오기도 했다. 직원들은 양 회장과 함께 하는 워크숍을 ‘공포의 워크숍’이라고 불렀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이 불가능했다.

뉴스타파는 문제의 영상과 함께 복수의 위디스크 관계자 증언을 통해 당시 워크숍에서 벌어진 일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아래 내용은 관련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것이다.  

직원 워크숍서 ‘일본도’와 ‘석궁’으로 닭 잡도록 강요

양 회장의 지시로 끔찍한 동물학대가 시작됐다. 직원들은 돌아가며 닭을 향해 석궁을 쐈다. 대부분 빗맞았고, 닭은 푸드덕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특히 한 직원이 활시위를 제대로 당기지 못하는 등 머뭇거리자, 양 회장은 “지랄한다”, “장난하냐”는 식의 폭언을 시작했다. 직원들이 결국 닭을 잡지 못하자, 양 회장이 직접 석궁을 잡았다. 그리고는 익숙한 솜씨로 시위를 당겨 화살을 닭에 명중시켰다.

한참 동안 술자리가 계속되고, 해가 진 뒤에는 ‘일본도’가 등장했다. 양 회장은 남자 직원 두 명을 지목한 뒤, 각각 일본도와 닭을 들도록 했다. 양 회장은 뒤에서 이 과정을 지켜봤다. 닭을 든 직원이 닭을 날리자, 다른 직원이 일본도를 휘둘러 닭을 내리쳤다. 직원 여러명이 이 과정을 촬영했다.  

양 씨가 일본도와 닭을 들 직원을 지목한 건 일종의 ‘벌칙’이었다. 석궁으로 닭을 잡지 못한 직원을 불러 칼을 쥐어주고 닭을 죽이게 했다는 것이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 직원은 이 날의 충격으로 한동안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 양 회장이 주최하는 워크숍은 한마디로 ‘공포의 워크숍’이었다. 양 회장이 어떤 일을 벌일지 예측할 수 없어 불안했다. 한 전직 위디스크 관계자는 “어떤 직원은 워크숍에서 상추를 빨리 씻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추 빨리 못 씻으면 해고…강제로 ‘빨간색’ 염색 시키기도

양 회장이 회식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고, 심지어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뉴스타파가 접촉한 복수의 위디스크 관계자들은 양 씨 회사의 술자리를 “폭력적이었다”고 기억했다.    

가장 충격적인 건 ‘화장실 금지’ 문화입니다. 직원들은 술을 먹는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5만 원, 또는 10만 원 씩을 내고 가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인사담당자를 불러서 월급에서 10만 원을 공제하라고 했고, 진짜 공제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토할 때까지 술을 강제로 먹이고, 토할 때도 화장실이 아닌 술자리에서 토하게 했습니다. 양 회장은 그런 모습을 즐겼습니다.

위디스크 전 관계자

직원들이 화장실을 마음 편히 갈 수 있는 경우는 딱 한 번이었다. 양 회장이 “화장실 좀 가자”라고 하며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이 때문에 위디스크 회식에서는 여러 명의 남성들이 우르르 화장실에 몰려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사진 자료 중에는 양 회장 회사의 임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빨간색, 파란색 등으로 염색을 한 사진도 다수 들어 있다. 그런데 이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염색이 아니었다. 양 씨 회사의 한 관계자는 “양 회장이 색깔을 정해주고 염색하도록 강요했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이 외에도 “양 회장이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개조한 총으로 비비탄을 쏘았다”는 등의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양 회장이 보인 엽기 행각은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운 수준이었다.  

“양 회장 회사는 기업이 아닌 ‘양진호 왕국’...한마디로 제왕이었다”

양 회장은 사내에서 그야말로 ‘황제’로 군림했다고 인터뷰에 응한 전직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양 씨의 말에 반론을 제기하면 직업을 잃는다는 불안감에 시달렸고, 제왕처럼 모든 것을 제 멋대로 했다는 것이다. 밥을 먹으라면 먹고, 일어나라면 일어나야 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한 전직 직원은 이런 말을 남겼다.  

양 회장 본인은 항상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가족에게 그런 엽기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이 있나요? 직원들 모두 누군가의 아빠고 남편이고 아들이고 딸인데, 그런 수모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참고 다니는 분위기였어요. 위디스크라는 회사는 회사가 아니라 양진호라는 사람이 건설한 왕국이라고 보면 됩니다.

위디스크 관계자

취재 : 강혜인, 강현석
촬영 : 최형석, 신영철, 김남범, 정형민
편집 : 정지성, 윤석민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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