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의 중국인 조세피난처 명단 공개로 중국 사회에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중국의 핵심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전현직 상무위원 5명의 친인척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가운데는 현 중국국가 주석인 시진핑의 매형도 포함돼 있고, 원자바오 전 총리의 딸과 사위도 들어있다.

▲ 시진핑의 매형 덩자구이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내부 문건. 덩자구이가 이 유령회사의 대표로 등재돼 있다.
▲ 시진핑의 매형 덩자구이가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내부 문건. 덩자구이가 이 유령회사의 대표로 등재돼 있다

강력한 부패 척결을 외쳐온 시진핑으로서는 이번 사안을 일방적으로 외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다양한 세력이 집단지도체제를 이루고 있는 상무위원회가 서로의 약점을 들춰내 공격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면서 핵심권력층에 해가 가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연구소 교수도 지도부에 균열이 생기면 공산당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는 단지 재산이 많다는 차원이 아니라 불법성을 입증하는 신뢰할 만한 자료가 제시된다면 최고위층에서도 완전히 무시하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정면돌파는 하되 조사와 처벌 등에서 수위를 조절하는 식으로 공산당 지도체제의 안정성은 지켜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진핑이 부패 척결을 자신의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친인척의 탈세의혹을 회피할 경우 그동안 쌓아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지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시진핑
▲ 시진핑

시진핑, ‘부패 척결은 예외없다’ 증명할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이후 부패와의 전쟁에 큰 공을 들여왔다.

‘호랑이(고위관료)와 파리(하위관료)를 함께 잡겠다’,’독을 빼기 위해 뼈를 깎고 손목을 잘라내는 장수’의 용기로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공언했다.

그 결과로 상무위원 진입이 예정돼 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부패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저우유캉 전 상무위원도 사정권 안에 들어있다. 또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해 18만 명의 당원과 관료를 부패혐의로 징계했다.

이번 ICIJ 취재팀의 중국인 조세피난처 명단 폭로는 또 다른 거대한 부패의 베일을 벗겨낸 것이나 다름없다.

시진핑 정부가 자신을 비롯한 권부 핵심 그룹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과연 철저한 조사를 할 수 있을까? 이번 사태야말로 시진핑의 부패척결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