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 등 세계 각국 저명인사들의 조세피난처 악용 실태를 폭로해온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6개월 동안 비밀리에 진행해온 중국 프로젝트의 결과를 오늘 공개했다.

▲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홍색 귀족과 부자들 ICIJ 인터렉티브 자료

중국 본토, 홍콩, 타이완에서 37,000여명의 중국인들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를 이용해 10만여 개 이상의 유령회사를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특수한 언론 상황 때문에 ICIJ가 방대한 자료를 함께 분석할 현지 취재 파트너를 선정하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던 ‘중국 프로젝트’는 지난해 여름 베이징, 뮌헨, 마드리드, 워싱턴 등 세계 각지에서 온 기자들이 홍콩에 모여 다국적 팀을 꾸리면서 시작됐다.

이후 6개월 간 진행된 취재과정은 험난함의 연속이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전 AP통신 베이징 특파원 알렉사 올슨 기자는 중국 당국의 감시와 탄압을 피하기 위해 보안을 유지하면서 취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자들은 암호화된 메일을 사용하고 중요 인물들의 이름은 코드명으로 표기하는 등 취재 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기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취재를 진행해오던 중국 쪽 취재 파트너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국 당국에 노출됐고, 결국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중국 지도부의 부정부패 의혹을 보도한 해외 언론들은 중국 현지에서 웹사이트가 차단당하는 등 탄압을 받아왔다. 지난 2012년, 당시 원자바오 총리 일가의 축재 의혹을 보도했던 뉴욕타임스는 현재도 중국 내에서 인터넷 접속이 차단돼 있는 상태다.

▲ ICIJ의 중국 취재기자 신원 보호 관련 글

ICIJ는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해 베이징에 있는 취재 파트너의 신원은 비밀에 붙인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조세피난처 설립대행사인 PTN과 CTL의 내부 기록에 로마자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는 중국인들의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는 일이었다.

타이완 측 취재 파트너인 커먼웰스 매거진의 이샨 챈 기자는 영문 이름을 바탕으로 실제 한자 이름을 확인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런 작업을 거쳐 한 번도 드러난 적 없었던 중국 최고 부호들, 국영기업의 고위층들, 전·현직 최고 지도자들의 친인척들이 조세피난처를 통해 재산을 빼돌리고 탈세를 자행한 흔적이 상세히 공개됐다.

▲ ICIJ 조세피난처 중국 프로젝트

뉴스타파는 영국의 BBC와 가이언, 프랑스의 르몽드, 일본의 아사히 신문 등 16개 ICIJ 파트너 언론사와 함께 사전에 ICIJ 정보를 공유해 사전 취재를 벌였고, 그 결과를 이들 언론사들과 동시에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