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석유방 권력층들이 조세피난처에 수십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석유방은 SINOPEC(석유화공집단공사)과 CNPC(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 CNOOC(해양석유총공사)로 구성된 거대 기업집단을 주무르면서 태자당, 공청단과 함께 중국 정치를 지탱하는 한 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자신의 정치기반 안정을 위해 부패 척결을 앞세워 제2의 정풍운동을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후폭풍이 예상된다.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으로 취재한 ‘중국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를 통해 푸청유 시노펙 회장을 비롯, 중국 3대 석유 메이저 기업의 전·현직 임원 20명이 모두 30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 매출 합계가 1,000조에 이르는 '석유방' 회사들

 

▲ 2012년 3개 업체의 매출 합계가 1,000조원에 이른다.

이들이 만든 페이퍼 컴퍼니 가운데 공시를 통해 자회사로 공식 등록된 곳은 불과 5개. 나머지 25개의 정체는 철저히 비밀에 가려졌다.

이는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목적이 단순한 세금회피나 국제거래상 편의를 위해서였다기보다 불법자금 세탁과 공금 횡령을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푸청유 시노펙 회장은 지난 2006년 CNOOC 대표로 재임하던 중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오아시스 에너지’라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다. 푸청유 회장이 자신의 페이퍼 컴퍼니를 중국 당국에 신고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소한 회사 공시자료에는 이 페이퍼 컴퍼니가 존재했다는 흔적이 전혀 없다.

CNOOC 양후아 부회장은 지난 2006년 조세피난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가랜드 인터내셔널 트레이딩이라는 유령회사를 만들어 등기이사와 주주로 등록했다. CNOOC 인터내셔널 팡지 사장을 포함해 CNOOC 전·현직 임원 11명이 모두 21개의 페이퍼 컴퍼니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시노펙에 이어 포춘지 선정 글로벌 500대기업 중 5위를 차지한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 CNPC의 경우에도 전·현직 임원 15명이 페이퍼컴퍼니 7개를 만들었다. 이가운데 5곳은 회사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유령회사다.

이 때문에 국영기업의 임원들이 절세를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을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대순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상당한 정치적 파워를 갖고 있는 중국 국영기업 임원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페이퍼 컴퍼니를 만든 것은 리스크를 감당할만한 충분한 이익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1일 "당내 정치적 먼지를 제거하자"면서 공산당 내부에 대한 제2차 정풍운동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