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전 총리를 비롯한 중국 최고 권력층의 일가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만들어 운영한 사실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의해 폭로되자 중국 당국이 신속하게 언론통제에 나섰다.

ICIJ와 뉴스타파,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등 공조취재를 펼친 언론사들이 한국 시각으로 22일 아침 6시 일제히 기사를 내보낸 지 얼마 안 돼 중국 내 ICIJ 웹사이트 접속이 차단됐다.

ICIJ는 취재 파트너들에게 메일을 보내 보도가 나간 뒤 웹사이트 뿐 아니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도 ICIJ 계정이 사용 중지됐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감시하는 단체인 ‘그레이트파이어’의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뉴스타파 홈페이지는 보도 전날까지 아무 문제가 없다가 보도가 나간 22일부터 지역별로 전면 차단과 부분 차단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뉴스타파 홈페이지 접속 차단

베이징과 상하이의 현지 교민들은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없다는 소식을 뉴스타파에 전해왔다.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은 언론 사이트는 아무 문제없이 접근이 가능하지만 ICIJ와 취재 파트너들 홈페이지는 차단되어 있다.

중국 권력층의 부정부패 의혹을 보도한 해외언론에 대한 중국 당국의 탄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의 웹사이트는 지난 2012년 중국 지도부 친인척들의 재산 축적을 보도한 이후 현재까지 중국에서 홈페이지 접속이 차단된 상태다. 두 언론사 기자들은 이후 중국 취재 비자 허가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ICIJ의 폭로를 일체 보도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번 보도에 얼마나 불편해 하는 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ICIJ 보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구체적인 상황은 알지 못하고 배후가 의심스럽다’는 것이었다.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보도의 내용이 논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후의 의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ICIJ를 포함해 해외 언론 사이트가 차단된 것에 대해서는 유관 당국이 법규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시진핑 주석은 강력한 부패 척결을 천명해 왔다. 그러나 정작 핵심 권력층의 부패 의혹이 터져 나오자 언론 통제로 대응하고 있다.

오는 24일 ICIJ는 ‘조세피난처로 간 중국인 명단’ 3만 7천 명을 모두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