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한국인 32명 추가 확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한국인 32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ICIJ, 즉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1월 24일 공개한 조세피난처 중국인 37,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32명을 새롭게 찾아냈다.

지난해 뉴스타파가 공개한 ‘조세피난처로 간 한국인’ 명단 245명 외에 한국인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한국인 설립자는 272명으로 늘었다.

▲ 1월 24일 새롭게 추가 공개된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한국인 명수

 ‘조세피난처로 간 한국인’, 272명으로 늘어나

ICIJ는 ‘중국 프로젝트’를 위해 지금까지 중국, 홍콩, 타이완에 주소를 둔 조세피난처 고객 3만 7천명을 공개대상에서 제외했다가 1월 24일 전격 공개했다. 뉴스타파 취재팀은 이날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1차 조사한 결과, 중국인이 세운 유령회사에 주주나 이사로 참여했거나 중국이나 홍콩 주소를 기재하고 유령회사를 세운 한국인 32명을 찾아냈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관련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고, 일부는 행방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중국 유통업체 회장과 유령회사 만든 한국인도 확인

이 가운데는 중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인타이 그룹 선궈쥔(沈國軍) 회장과 함께 조세피난처 유령회사의 공동 이사로 등재한 한국인도 있었다. 개인자산이 29억 달러로 추정되는 선궈쥔 회장은 2007년 5월 케이먼 군도에 ‘이소 인터내셔널(ESSO International (Group) Ltd.)’이라는 유령회사를 설립했다. 

취재팀이 ICIJ가 입수한 페이퍼컴퍼니 등록대행회사 고객 정보<자료 보기>를 통해 확인한 이 유령회사의 이사는 법인을 빼고 모두 3명이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한국인 왕모 씨가 발견됐다. 왕 씨는 선궈쥔 회장과 함께 2007년 5월 28일 이사로 선임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왕 씨의 주소는 중국 선전으로 돼 있지만 ‘JR28’로 시작하는 한국 여권 번호와 함께 국적도 한국으로 적혀 있었다.

▲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 관련 자료. 한국인 여권

취재팀은 수소문 끝에 그가 서울 강남에 있는 의류 수출업체 대표와 동일 인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왕 씨가 중국 인타이 그룹 회장의 유령회사에 이사로 등재된 이유를 묻기 위해 그의 회사를 방문했지만 중국 출장 중이어서 만날 수 없었다. 이 업체 직원은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이사 등록은 자신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한때 인타이 그룹의 협력업체로 일했지만, 지금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 취재팀은 왕 씨의 경우처럼 한국식 이름이긴 해도 국적 확인이 어려운 경우, ICIJ와 공유한 별도의 데이터를 검색해 한국 여권 번호와 자필 한글 서명 등을 발견하고, 때론 한국에서 송금한 외화송금 영수증을 찾아내는 방법으로 정확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였다. 이를 통해 중국인들이 세운 유령회사에 공동 이사나 주주로 참여하거나 중국 홍콩을 주소로 기재했거나, 한국인 32명을 찾아낸 것이다.

▲ 1월 24일 새롭게 공개된 국가별 조세피난처 유령회사 설립자 명수

ICIJ가 공개한 조세피난처 중국인 37,000명을 주소별로 보면 중국이 8,700명, 홍콩 12,600명, 타이완은 15,840명이다. 이들이 만든 유령회사는 무려 10만 개에 이른다. 범 중국권의 경제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중국인들이 조세피난처의 최대 고객이 됐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해 4월 시작된 ICIJ의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에는 전 세계에서 50개국, 100명이 넘는 언론인들이 참여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언론사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를 포함해 영국 가디언과 BBC, 프랑스 르몽드,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일본 아사히신문, 스페인 엘파이스 등이다. ICIJ는 이날 <조세피난처 프로젝트>에 참여한 전 세계 파트너 언론사와 그들의 주요 보도를 일목요연하게 검색할 수 있는 지도 기반의 인터렉티브 그래픽도 공개했다. 여기에는 한국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파트너로 참여한 뉴스타파의 보도도 소개돼 있다.

“언론 역사상 가장 크고, 파급력 있는 탐사보도”

 ICIJ는 이번 <조세피난처 프로젝트>는 언론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국제 공조 취재였으며 세계 각국에서 강력한 세무 조사는 물론 조세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 낸 가장 파급력 있는 탐사보도였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