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정원 트위터계정 4백개 확인

2013년 09월 06일 01시 21분

검찰이 국정원 심리전단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4백여 개를  확보해 계정 개설자의 신원을 파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국회 국정원 사건 국정조사 특위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국정원 심리전단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402개를 파악했고, 미국과의 사법공조를 통해 트위터 본사로부터 이들 계정에 대한 가입자 정보를 받아 신원을 확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과의 사법공조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혀 국정원 트위터 계정은 402개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 분석 결과 검찰이 확보한 402개 트위터 계정의 대선 및 정치개입 관련 트윗글만해도 무려 만7천 건에 달했다.

뉴스타파는 또 검찰이 402개 계정을 20개 그룹으로 분류해 놓은 것도 확인했다.

이 20개 그룹을 뉴스타파가 분류한 10개 그룹과 비교해 본 결과, 4개 그룹은 정확히 같은 그룹이었고 다른 16개 검찰 분류 그룹도 뉴스타파의 나머지 6개 그룹에 골고루 나뉘어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찰이 파악한 402개 계정 가운데 70%인 281개 계정이 뉴스타파가 이미 공개한 계정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치하지 않는 121개 계정은 뉴스타파의 수집 범위에서 벗어난 계정과 계정이 이미 삭제돼 미처 수집하지 못했던 봇계정들이었다.

결국 검찰이 확보한 402개 국정원 트위터 계정은 뉴스타파가 지금까지 분석해 보도한 계정과 동일한 집단이며 뉴스타파가 공개한 트위터 계정과 5만 건에 이르는 대선정치개입 관련 트윗글이 국정원 심리전단의 활동이라는 점을 검찰이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이다.

뉴스타파는 또 이번 자료를 통해 국정원 심리전단의 트위터 전담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보강됐으며 대선에 활용됐다는 점도 확인했다.

지난 9월2일 국정원 사건 공판에서 국정원 심리전단의 민 모 전 단장은 증인으로 나와 2011년 11월 18일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선거정국을 틈탄 종북세력의 트위터 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한다고 지시한 것은 트위터 활동의 강화를 의미하는 게 맞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이번에 입수한 검찰 자료를 보면 국정원 그룹의 트위터 계정 가입은 평소 한 달에 1명 꼴이었다가 지난 2011년 12월 13명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그 시점에 국정원 심리전단에 직원 20명이 추가로 투입됐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국정원 트위터 계정은 또 2012년들어 6월에 64개, 7월에 143개, 8월에 53개 등 대통령 선거 국면을 앞두고 수백여 개가 새로 만들어졌다.

트위터 활동이 대북심리전의 일환이었다면 왜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활동이 급격히 늘어났는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부터 트위터 상에서의 국정원의 여론개입 행태를 집중적으로 추적 보도해왔다.

6백여 국정원 트위터 그룹의 네트워크 조직도를 보도했고, 핵심계정 사용자가 국정원 직원임도 밝혀냈다.

또 다른 인터넷 게시판과 달리 트윗글은 복원될 수 있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23만 건을 복원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제 국정원이 트위터상에서 벌인 엄청난 규모의 대선여론 개입 행위에 대해 엄정한 사법적 판단을 내리고, 이를 통해 훼손된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일이 남았다.

<앵커 멘트>
새누리당은 국정원 심리전단이 단 정치댓글이 겨우 일흔세 개라면서 대선에 개입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는데요. 이 주장은 뉴스타파가 공개한 국정원이 트윗 글이 무려 23만 건이나 된다는 것을 무시한 주장입니다. 그동안 뉴스타파는 국정원의 트위터상 대선개입을 기소하라고 검찰에 촉구해 왔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트위터 미국 본사로부터 국정원 트위터 그룹의 이메일 정보를 넘겨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400개의 계정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뉴스타파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이들 400개 계정의 대선 및 정치개입 트윗 글만 해도 무려 17000건에 달합니다.

최기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기훈 기자>
뉴스타파가 국회 국정조사 특위로부터 입수한 자료입니다. 여기엔 검찰이 국정원 심리전단이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트위터 계정 400여 개가 들어있습니다. 검찰은 미국과의 사법공조를 통해 이 자료를 넘겨받았습니다. 또 이들 계정 개설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말 NHN과 다음 등 국내 이메일 업체 네 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트위터의 회원 가입을 할 경우 가입자가 입력한 이메일로 트위터 본사가 확인 메일을 보내게 되는데 이 확인메일을 바탕으로 검찰이 신원파악에 나선 것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과의 사법공조 절차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해 국정원 관련 트위터 계정들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따라서 검찰이 집계한 국정원 트위터 계정 수는 400여 개보다 훨씬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은 이미 확인한 400여 계정을 20개 리트윗 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빅데이터 업체로부터 복원한 트위터 게시글과 계정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국정원 트위터 계정들이 그룹으로 나뉘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검찰도 확인한 것입니다.

검찰은 지난 6월 14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국정원 관련 트위터 계정이 대선 관련 글 320개를 올렸다고 발표했습니다. 검찰은 이 게시글을 작성한 계정 10개를 파악했는데 뉴스타파가 국정원 심리정부국 직원 42살 이 모시라고 보도한 누들누들. 국정원장 지시사항을 그대로 트윗에 올린 태산4와 진유나 등 7개가 여기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진선미 민주당 국회의원]
“국정원 직원 이OO nudlenudle이라는 아이디를 활용했던 사람의 활약상을 보면 실제로 박근혜 후보의 공식캠프의 글을 여러 차례 리트윗 했고요. 십알단의 윤정훈 목사와도 연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검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20개 그룹 400여 계정과 뉴스타파가 국정원 계정으로 확인해 보도 한 10개 그룹 600여 개 계정은 얼마나 일치할까. 분석 결과 검찰이 확인한 계정 402개 가운데 281개 계정이 뉴스타파가 공개한 것과 같은 계정이었습니다. 전체의 70퍼센트가 일치한 겁니다. 나머지 일치하지 않은 121개 계정은 뉴스타파가 집계한 시기에서 벗어난 것들이었습니다. 뉴스타파 자료와 검찰 자료를 합하면 전체 국정원 트위터 계정은 모두 850여 개로 늘어납니다.

이번에 검찰이 파악한 400여 계정을 일일이 뉴스타파가 분류한 10개 그룹 리스트와 연결시켜 봤습니다. 뉴스타파 그룹과 4개의 검찰 분류 그룹이 각각 정확히 일치했고. 나머지 그룹도 대부분 유사한 규칙성을 보였습니다. 뉴스타파가 분석해 공개한 계정과 검찰 수사에서 확인한 계정이 거의 동일한 그룹이라는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 6월 공개한 국정원 트윗 글 23만 건 가운데 검찰이 확보한 400여 계정이 작성한 글은 얼마나 될까. 이들이 작성하거나 RT한 트윗 글은 모두 58000여 개. 이 가운데 대선 관련 글은 1673개. 국내 정치 관련 글은 15000여 개로 나타났습니다. 검찰이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증거라며 확보한 73개 댓글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규모입니다. 국정원 트위터 그룹은 상당수 계정을 보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계정 수십 개가 같은 글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 수백 개 계정이 같은 글을 동시에 리트윗 하기도 했습니다. 보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 부가기능이 제공되는 이른바 서드파티 앱을 사용했습니다. 이 게시글은 비슷한 시각에 600번이 넘게 리트윗 됐는데 모두 트윗되기라는 이름의 외국산 앱을 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NS 분석업체 관계자]
“그게 서드파티의 프로그램이나 서비스인데 기사 한 번 나면 갑자기 해당기사가 똑가은 메시지가 쫙 나오는 거죠. 다른 유저로... 그게 사람이 했겠어요? 로봇이 했겠죠. 순차적으로 1초, 2초 단위로 했겠죠. 그리고 계속 그렇게 나온다. 그러면 100% 로봇이죠.”

팔로워를 끌어 모으기 위해 근사한 사진과 소개 글로 위장하고 먼저 팔로잉을 신청해서 사람을 끌어 모은 뒤에 봇을 가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선기간으로 갈수록 직접 글을 쓰지 않고 봇으로 가동되는 계정이 많아져서 결국엔 전체 850여 개 계정 가운데 60퍼센트 가까운 750여 개가 봇 프로그램으로 작동됐습니다.

국정원 심리전단의 민 모 전단장은 지난 9월 2일 공판에서 2011년 11월 18일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선거 정국을 틈 탄 종북세력들의 트위터 활동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지시해야 한 것은 트위터 활동의 강화를 의미하는 게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그 시점에 국정원 심리전단의 직원 20명이 추가로 투입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트위터 본사가 검찰에 제공한 자료를 보면 그 전에 한 달에 한 명 꼴이던 가입자가 12월 들어 13명으로 갑자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장의 지시로 심리전단의 트위터 활동이 본격화 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당시 국정원 그룹의 노골적인 트위터 활동은 일부 매체에 의해 알바 부대로 포착돼 기사화 되기도 했습니다.

[홍성갑 / 전 딴지일보 기자]
“그게 (2011년) 12월 초에 처음 발견됐습니다. 11월, 12월... 그리고 두 번째 발전된 유형이 12월 중순부터 관찰이 됐어요. 소스 계정이 하나가 생기고 그 소스계정이 올린 메시지 트윗을 리트윗해서 전파하는 형태인데 저는 조장, 조원 계정이라고 부르는 형태.”

언론에 활동이 노출돼 한동안 잠잠하던 국정원 트위터 그룹은 2012년 6월 들어 신규 계정이 급격하게 늘어났고. 7월, 8월에만 200여 개가 새로 만들어집니다. 뉴스타파가 이미 보도 했던 대로 대선후보들이 확정돼 가는 8월부터 국정원 트위터 그룹이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된 것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국정원 주장대로 대북심리전을 했다면 왜 대선기간에 맞춰 수백 개의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들고 왕성한 활동을 했는지, 의문이 갈 수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3월부터 트위터 상에서의 국정원의 여론개입 행태를 집중적으로 추적, 보도해 왔습니다. 뉴스타파 보도와 함께 계정들은 일제히 사라졌고. 증거도 인멸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계정의 네트워크 조직들을 그려냈고 핵심계정이 국정원 직원인 것도 밝혀냈습니다. 또 다른 인터넷 게시판과 달리 트윗 글은 복원될 수 있다고 강조했고. 실제로 23만 건을 복원해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검찰의 수사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정원이 트위터 상에서 벌인 엄청난 규모의 대선여론 개입 행위를 법의 심판대에 올리는 것은 이제 검찰의 몫이 됐습니다.

뉴스타파 최기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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