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세계가 현실을 무시하고 초연하게 따로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막연히 선진 외국학설을 소개·나열하는 것으로 자기의 권위를 찾고, 기껏 현실분석이라고 해야 외국이론으로서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을 유일한 현실인식인 것처럼 말한다면, 이 땅의 위기상황은 객관적으로 분석될 수 없다.송건호, '한 사회과학도로서의 반성' 중에서
비상계엄령은 즉각 해제되어야 한다. 학원은 병영적 성격을 청산하고 학문의 연구와 발표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언론의 독립과 자유는 절대 보장되어야 한다. 부당하게 해직된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기자들은 지체 없이 복직되어야 한다. 민주인사에 대한 석방·복권·복직 조치는 지체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국군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한다. 한 사람이 국군보안사령관과 중앙정보부장직을 겸직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므로 시정되어야 한다.'지식인 134인 시국선언' 중
아아! 생각하면 기가 막혔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인가. 민주주의 하자는 죄밖에 더 있나? 한 민족으로서 떳떳하게 자주적으로 살아보자면서 민족주의를 주장한 죄밖에 더 있나? 파리 한 마리 죽이지 못하는 심약한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단 말인가?송건호, '이 땅의 신문기자, 고행의 12년'
역사의 길이란 형극의 길이자 수난의 길이다. 온갖 세속적 가치로부터 소외되는 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역사의 길을 택하지 않고, 그것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의 길을 걷는다. 현실의 길은 안락의 길이자 세속적 영화의 길이다. 현실의 길을 택한 사람들은 갖가지 명분을 내세운다. 그 길이 민족을 위하는 길이고 독립을 위하는 길이며 통일을 위하는 길이라고 강변한다.송건호 선생의 평전 ‘나는 역사의 길을 걷고 싶다’(한길사) 중에서
나는 글을 쓸 때마다 30년 40년 후에 과연 이 글이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를 생각한다. 먼 훗날에도 욕먹지 않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사람의 말대로, 크게는 이 민족을 위해서, 작게는 내 자식들을 위해서, 어찌 더러운 이름을 남길 수 있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된다.송건호, '나의 좌우명'
반민주적이고 반민족적인 엄혹한 상황에서, 그 상황을 극복하면서 개진해낸 선생의 치열한 정신과 사상과 논리는 오늘 새롭게 진전되고 있는 국가 사회적 상황과 통일 지향적 민족공동체 운동의 역사적 전개와 더불어 한층 새롭게 우리들 가슴에 다가온다. 우리는 선생이 남긴 수다한 저술을 통해, 민족언론인·민주언론인·독립언론인 송건호의 참모습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선생이 남긴 저술을 통해 언론인으로서뿐 아니라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송건호를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선생은 현실과 결코 타협하지 않는 지식인의 진정한 정신과 행동을 몸소 보여주었다.
한 시대에 지식인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특히 분단된 조국의 현실 속에서 진정한 민족지성이란 무엇인가를, 선생이 남긴 저술들을 통해 우리는 가슴 벅차게 체험하게 된다.김언호, '송건호 전집' 간행사 중
우리나라의 겨울은 춥다. 흰 눈이 하늘을 덮고 영하 10도 15도까지 내려가는 날은 정말 견디기 어렵게 춥다. 아무리 추위가 맹위를 떨쳐도 봄은 결코 멀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래를 내다볼 줄 알고 인내와 용기가 우리에게 요구된다. 겨울이 아무리 추워도 봄은 어김없이 오게 마련이다.송건호 평전 중에서
원고 | 김언호 동아투위 위원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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