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가 엄청 깨끗하고 정말 공정하고 그럴 줄로 알았는데, 한편으로는 학회가 잘 평가 받아야 되고 살아남아야 되니까 이럴 수 있겠다,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은 들 수 있겠다 했는데 그렇게 심사위원 명단을 돌아가면서 도용하는 걸 보고 많이 놀랐죠.관광경영학회 전 관계자
저는 22건 아니라 한 건도 심사한 적이 없어요. 그리고 22건 심사했으면 심사비만 해도 60~70만 원을 받았을 텐데, 그럼 고기라도 사 먹었겠죠. 그런데 전혀 심사한 적이 없으니까 황당한 거죠.22차례 논문 심사자로 등장하는 관광학 분야 B교수
제가 논문 심사를 해봤자 1~2번 했을 거예요. 16차례나 하지는 않았어요. 할 수 있는 시간도 안 되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되죠. 학교에 있는 사람이 심사해야지, 제가 심사할 위치도 아니고요.(특히 대표님은 다른 사람 논문을 심사하면서 ‘게재 불가’ 판정을 내린 게 많더라고요?) 제가 다른 사람에게 ‘게재 불가’라는 평가까지 해서 사람들이랑 원수질 일이 없거든요. 누가 제 명의를 도용했나 보네요.C호텔 현00대표/관광경영학회에 2018년에만 16차례 심사자로 등장
제가 그 학회 부회장으로 있지만, 그냥 이름만 올린 것이지 실질적으로 학회 일을 한 게 없어요. 당연히 논문 심사도 안 했고요. 심사는 전혀 한 적이 없습니다.D여행사 정00대표/관광경영학회에 2018년에만 16차례 심사자로 등장
논문 심사요? 현업에 있는 사람이 무슨 논문 심사를 합니까.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E투어 한00대표/ 관광경영학회에 2018년에만 11차례 심사자로 등장
사무처장님이 심사했다고 파일은 올리는데 정작 심사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인 경우도 있죠. 보통 명의를 도용하는 계정이 학회와 정말 관련이 깊은 사람들, 이걸 알아도 별 말 안 하는 사람들, 아니면 자신보다 낮은 사람들, 같은 교수라고 하더라도 후배가 있잖아요. 이런 사람들을 위주로 다 돌리는 거죠, 심사계정을.관광경영학회 전 관계자
국내 학회에서 편집위원장이 직접 심사를 하는 경우는 잘 들어보지 못했고요. 편집위원장은 직접 심사하는 자리가 아니라 투고된 논문이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잘 가도록 심사를 의뢰하는 역할이에요. 그리고 학술지 논문은 익명심사가 기본적인 원칙인데, 편집위원장은 누가 투고하는지 알 수 있는 위치에요. 그런 상황에서 심사한다는 건 익명성 보장이라는 연구윤리 측면에서도 위배되는 거죠.F 학술지(우수 등재학술지) 편집위원장
최00 교수(학회 전 사무처장)님이 아는 교수님들 논문 같은 경우에는 논문을 심사할 때 학회 계정에서 관리하니까 자기 학회와 친분이 있는 이름들로 심사위원 3명을 임의로 지정을 하는 거죠. 그리고 '이번에 00교수 논문이 들어왔으니 잘 좀 봐 달라' 심사자에게 전화를 돌리고요.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본인이 다른 심사위원 계정 1개 이상 도용해서 심사를할 때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요.관광경영학회 전 관계자
최00 교수(학회 전 사무처장)님 논문은 본인이 항상 평가를 하세요. 자기 논문을 자기가 평가했는지, 자기 주변의 지인들로 구성해서 심사 평가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아요. 하지만 자기와 친한 사람들로 구성해서 심사를 진행하는 건 제가 거의 확신에 가깝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관광경영학회 전 관계자
심지어는 최00 교수님(학회 전 사무처장)이 자기가 심사를 하거나 자기 지인 분들에게 심사를 부탁해가지고 받은 파일을 저한테 주잖아요. 그러면 그 파일들을 제가 최종 확인해서 혹시 중복되는 내용이라든지 너무 좀 하찮은 내용들이 없는지 확인 좀 부탁한다고 지시를 해요. 심사내용이나 심사 날짜가 같으면 안 되니까요. 그래서 많이 꼼꼼하게 보고 그랬었거든요. 정말 급하게 필요할 땐 밤도 새고요.관광경영학회 전 관계자
(경기대 관계자 : 그때 다른 학회에서 심사 탈락한 논문 80편을 줬다고 했잖아. ZIP(압축)파일로)네, 그때 좀 많았어요. 그때 최00 교수(학회 전 사무처장)님이 어떤 다른 학회에서 게재불가 파일을 얻어 오신다고 하셨거든요. 제 기억으로는 최00 교수님(학회 편집위원장)이 가져온다고, 학회 이메일로 보내준다고 하셨어요. 무슨 작업을 했는지는 몰라요. 학회에 게재불가 파일이 미달된다고 하더라고요.관광경영학회 전 관계자
연구재단은 학회를 심사하게 돼 있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심사위원이나 논문을 조작해서 연구재단의 업무, 학회를 평가하는 업무를 방해했다고 볼 수 있고 이건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장성원 변호사
저는 세종대 파고요. 그쪽 경기대 파에요. 제가 굳이 그 사람들한테 전화할 이유가 뭐가 있습니까. 기자님이 학회랑 교수들 시스템을 몰라서 그래요. 연대 교수들이 고대 교수들한테 전화할 것 같아요?절대 안 해요. 학교라는 데는 그런 게 있어요.관광레저학회 관계자
학술지 평가 기준만 잘 맞추면 등재지로 승격될 수 있기 때문에 학술지의 양적인 확대는 가져왔지만 질적인 확대는 안 된 것이죠. 또 등재죠지 숫자는 늘어났지만, 연구재단의 예산이나 인력은 그 만큼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감시가 허술해질 수밖에 없었고요. 이제는 등재지의 양적인 확대보다 질적인 확대를 꾀하는 방향으로 등재지 제도의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합니다.강득구/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학술단체가 워낙 디테일하게 분화돼 있고, 끼리끼리 운영하는 문화들에 문제점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소규모 학술단체 같은 경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평가의 기준에 부합해가지고 학술지 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노력들이 있다 보니까 상당 부분 유혹을 많이 받고 있는 것 같긴 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세분화되어서 소규모로 움직이는 학회가 필요할까. 조금은 유사하고 공통적일 수 있는 것은 좀 합쳐가지고 그 안에서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셀프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추고 그렇게 해서 좀 더 공개적이고 좀 더 개방적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 좋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이인재/서울교대 윤리교육과 교수(대학연구윤리협의회 사무총장)
촬영기자 | 김기철, 신영철, 오준식, |
편집기자 | 정지성, 조문찬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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