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명절 떡값 2억 5천? 윤석열 특활비의 실체

2023년 07월 13일 20시 00분

뉴스타파는 3개 시민단체(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 시민행동,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와 함께 <검찰 예산감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세금을 오남용한 국회의원 80여 명을 추적해 2억 원이 넘는 세금을 환수한 <국회 세금도둑 추적>에 이은 두 번째 권력기관 예산감시 협업 프로젝트다.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는 3년 5개월의 행정소송 끝에 특수활동비를 포함한 검찰의 예산 자료 16,735장을 사상 처음으로 공개받아 검증 중이다. 검증의 초점은 다른 권력기관과 마찬가지로 세금 오남용과 사적 사용 여부를 가려내는 데 있다.
수십 년 동안 감춰져 왔던 검찰 예산의 실체가 곧 드러날 것이다. 앞으로 추가 공개될 수십만 장의 검찰 예산 자료에 대한 검증 작업도 계속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지난 달 23일, 뉴스타파는 사상 처음으로 특수활동비를 포함한 검찰 예산의 집행 자료를 확보했고, 이후 3주째 검증·취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십 년 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특수활동비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 최고위 간부들의 ‘돈 봉투 만찬’ 사건으로 특수활동비 문제가 불거진 뒤 검찰에서 조직적으로 특활비의 집행 자료를 무단 폐기한 정황,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현금을 A4 1장짜리 영수증만으로 집행하고 있는 실태, 이마저도 갖추지 않은 ‘무증빙 특활비’의 존재, 검찰의 전체 특활비 가운데 무려 절반을 검찰총장 한 사람이 마음대로 쓰면서, 이를 별도의 계좌와 이중 장부로 관리한 사실 등이 확인됐습니다.
뉴스타파는 이번 주에도 검찰 특수활동비 관련 보도를 이어갑니다.

‘윤석열 특활비’ 어디에 썼나... 명절 앞두고 무더기 지급

뉴스타파 보도 이후에도 검찰은 내부 지침에 따라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 활동에 특수활동비를 썼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특수활동비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보니, 검찰의 주장은 도저히 사실로 보기 어려웠습니다.
검찰은 연말이 되자, 남아있던 특수활동비를 모두 소진해버리는가 하면, 특히 윤석열 당시 서울지검장의 경우 명절을 앞두고 한꺼번에 수억 원의 특활비를 집행하기도 했습니다. 연말이나 명절을 앞두고 기밀 유지가 필요한 수사가 갑자기 확 늘어난 걸까요? 
특수활동비, 즉, 우리가 낸 세금으로 검사들이 ‘돈잔치’를 벌였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실체 드러나는 ‘윤석열 특활비’... 검찰의 거짓말과 동문서답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에 쓴 이른바 ‘윤석열 특수활동비’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찰은 뉴스타파의 보도를 두고 ‘편향된 주장’ 또는 ‘정치 공세’라는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언론은 아무런 검증 없이, 이 같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공무원인 검사들이 국민 세금을 어떻게 썼는지 검증하고, 확인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일이 어떻게 정치 공세가 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 언론이 그대로 받아쓰고 있는 검찰의 말장난과 동문서답, 거짓말을 뉴스타파가 하나 하나 따져봤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피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피같은 세금”이라는 말을 유난히 자주 사용합니다. 장관 취임사를 통해 법무부 직원들에게 “국민의 피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라고 했고, 론스타 사건 판결에 대해서는 “피같은 세금을 한 푼도 유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피같은 세금으로 조성된 특수활동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검사들의 비위 행위에 대해 한동훈 장관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검찰은 법무부에 소속된 행정청이고 법무부는 검찰의 상급 기관입니다. 법무부의 감찰 규정에 따르면, 비위가 명백한데도 검찰이 자체 감찰을 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가 검사들을 직접 감찰할 수 있습니다. 
한동훈 장관은 “할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 하는 사람은 범죄자 뿐”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할일 제대로 하는 법무부를 두려워 하는 건 비위 행위를 저지른 검사들 뿐일 겁니다. 그러니 한동훈 장관은 지금이라도, 국회가 나서기 전에 한발 앞서서, 피같은 세금을 잘못 사용한 비위 검사들에 대한 감찰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그게 피같은 세금으로 월급 받는 법무부 장관의 할 일입니다.
제작진
공동기획세금도둑잡아라, 함께하는시민행동,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취재강민수, 강현석, 박중석, 임선응, 조원일
데이터김지연, 연다혜, 전기환, 최윤원
영상취재신영철, 오준식, 이상찬
CG정동우
편집박서영, 김은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
앵커심인보
연출박종화, 송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