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박근혜 탄핵반대에 세금 쓴 ‘애국’단체
2018년 04월 09일 17시 01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에서 관변단체 역할을 해 온 ‘차세대문화인연대’가 강사비와 교육장 임차비, 인건비 등의 지급 서류를 허위로 꾸며 수천만 원의 정부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세대문화인연대는 지난 2016년 경기도 안산의 한 호텔에서 학생들을 교육하는데 정부 보조금을 썼다며 450만 원짜리 전자세금계산서를 증빙서류로 제출했다. 하루 12시간씩 10일 간 호텔 내 다목적룸에서 학생들에게 비보잉과 영상교육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뉴스타파 취재결과 실제 교육은 안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아뜨시끌’에서 진행됐다. 아뜨시끌의 이용료는 시간당 2천원. 하지만 이마저도 차세대문화인연대가 비용을 지불한 기록은 없었다.
또 차세대문화인연대가 서울 유니프로덕션의 강의실을 빌려 교육을 했다며 제출한 150만 원 짜리 세금계산서 역시 허위였다. 학생들이 실제 교육을 받은 장소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남권글로벌센터 지하 1층 대회의실. 대관료는 무료였다.
특히 차세대문화인연대는 강사비를 부풀려 강사들에게 지급한 뒤 이 중 상당액을 되돌려받는 수법을 썼다. 학생들에게 비보잉을 가르쳤던 전상준 씨는 강사비와 회의비로 620만 원을 받아 이중 530만 원을, 동료 황 모 씨는 강사비 251만 원 중 225만 원을, 또다른 동료 손 모 씨는 311만 원 중 281만 원을 차세대문화인연대 측에 다시 보냈다. 전 씨 등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은 사람은 차세대문화연대 회계담당자였던 이 모 씨다.
또 서울과 경기도 안산에서 20일 간 영상교육 보조강사로 일했던 윤 모 씨는 강사비 502만 원을 받아 이 중 440만 원을 차세대문화인연대 대표 최공재 씨에게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씨와 함께 보조강사로 일했던 김하늬 씨는 차세대문화연대 회계담당자였던 이 씨의 지시에 따라 251만 원의 보조강사비 중 200만 원을 유 모 씨에게 송금했다.
이처럼 차세대 문화인연대가 강사비와 교육장 임차비, 인건비 등을 허위로 꾸며 빼돌린 것으로 추정되는 돈은 2400만 원이 넘는다.
차세대문화인연대는 지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이 상영되자 청와대 정무수석실의 지시를 받아 상영반대 성명을 내는 등 박근혜 정부 기간동안 문화계 관변단체 역할을 했다. 대표를 맡은 최공재 씨는 2016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을 지낸 인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지낸 최홍재 씨의 동생이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오준식
편집 : 정지성
연출 : 박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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