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 구조’ 정부 믿었는데...특정단체가 장악
2014년 04월 27일 21시 30분
여객선에 대한 정부의 안전점검이 매우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난 사고에 대비한 선원교육도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진도 인근 해상에서 대형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객선에 대한 전방위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뉴스타파와 정보공개센터가 지난해 실시한 합동 안전점검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정부의 여객선 점검은 매우 형식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은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 사고가 일어난 직후인 지난해 7월 대형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여객선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당시 합동점검 자료를 보면 경남 통영 여객터미널에서 2시간 동안 진행된 안전점검에서 대상 여객선은 모두 22척이었으나 정부가 실제 점검한 선박은 고작 두 척뿐이었다. 그나마 점검한 내용도 여객선 정원 초과 승선 여부, 구명조끼 등 구명설비 비치 및 관리 실태, 선내 방송시설 정상작동 여부 등이 전부였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정부의 또 다른 안전점검도 마찬가지였다. 전남 목포에서 실시된 정부의 안전점검은 2시간 40분 동안 진행됐고, 대상 선박은 모두 12척이었다.
당시 점검에 나선 인력은 해양수산부 사무관 등 단 4명. 4명이 500명 안팎이 승선하는 여객선 12척을 점검했다면 한 척 당 평균 점검 시간은 13분에 불과했다. 구명정이나 구명 뗏목 등이 정상 작동하는지 확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뉴스타파 취재진에게 대형 여객선 등에 대한 안전 검사는 1년마다 한 번씩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부정기적인 검사도 있기 때문에 정부의 안전 점검은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특별 안전점검이 사실상 요식 행위에 그쳤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더구나 여객선의 출항전 안전검사는 여객선 선주사들의 모임인 한국해운조합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운조합은 2000여 선박회사들의 모임이다. 전문가들은 선주사들의 모임인 해운조합이 선주사들의 출혈을 감수하고 안전을 이유로 여객선의 출항을 늦추거나 취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그래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월호에는 침수가 되면 자동으로 펴지게 돼 있는 구명 뗏목이 46개 비치돼 있었다. 하지만 실제 침몰 상황에서도 2개밖에 펴지지 않았다고 한다. 선박 안전과 비상상황 대비 장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의 부실한 초기 대응도 대형 참사를 부른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자체 운항관리규정을 보면 비상 상황일 때 선장은 선내에서 총지휘를 해야하고, 1등항해사는 현장 지휘, 2등항해사는 응급 처치와 구명뗏목 작동 등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침몰 당시에 세월호 선장과 선원은 비상 매뉴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세월호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선실에 대기하라고 안내방송을 했고, 자신들은 먼저 탈출해버렸다.
뉴스타파는 청해진해원이 선원 교육을 제대로 실시했는지 살펴봤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확인해 보니 선원 연수비가 한 해 54만원에 불과했다. 2012년 138만여 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액수다. 반면 청해진해운은 지난해 접대비로만 6천만원을 넘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해진해운측은 선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충분하게 실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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