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현 평통 사무처장, 2019년 일본 우익들과 대법원 비난 성명

2023년 03월 08일 14시 00분

윤석열 대통령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안을 ‘의젓하고 당당한 해법’이라고 평가한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일본 우익 인사들과 함께 강제동원 배상 대법원 판결을 비난하는 활동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석동현 사무처장은 지난 7일 “일본에 반성이나 사죄 요구도 이제 좀 그만하자. 식민 지배 받은 나라 중에 지금도 사죄나 배상하라고 악쓰는 나라가 한국 말고 어디 있나”라고 발언했다.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는 평화통일정책에 대한 대통령 직속 자문 기관으로, 대통령 자신이 의장을 맡고 차관급인 사무처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지난해 10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받은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석동현 사무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과대학 1979년도 입학 동기이다. (출처: 연합뉴스)

일본 정부 검증에도 탈락한 극우 교과서 모임 회장과 함께 공동성명

뉴스타파가 석동현 사무처장이 참여한 2019년 ‘한일 법률가 공동성명’의 일본어판을 확인해보니, 과거사를 부정하고 일본 양심 세력에게 소송을 걸어온 우익 인물들이 다수 함께하고 있었다. 석동현 사무처장 등은 성명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은 한일관계에 큰 균열을 일으키고 전후 최악이라고 평가될 만큼 한일관계의 악화를 가져온 중대한 요인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제목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존중을 요구하는 한·일법률가 공동성명’이다.
공동성명의 일본 측 대표는 다카이케 가쓰히코(81‧高池勝彦) 변호사다. 다카이케 변호사는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 회장이다. 새역모는 일본의 역사왜곡을 주도하는 극우 단체다. 새역모가 만든 역사 교과서는 일본 안에서도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2020년에는 이들이 만든 교과서가 불합격 판정을 받아 출판되지 못했다. 314쪽 분량 교과서에 검정 의견이 405건에 이르렀다.
2021년 통과한 교과서에는 일본 역사학계에서도 부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가령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설명하면서 “에도막부가 17세기 중반 다케시마에 대한 영유권을 확립했다”라고 했다. 조선인을 강제노동시킨 섬으로 알려진 군함도(端島)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생활한 안내인에 따르면, 생활 수준이 본토보다 높고 탄광에서 일하는 사람과 그 가족들은 서로 도우면서 따뜻한 유대로 맺어졌다”라고 적었다.

석동현 참여 우익 공동성명에 고영주, 이우연 등도 참여

공안검사 출신의 우익 인사 오자키 유키히로(75‧尾崎幸廣) 변호사도 석동현 변호사와 함께했다. 오자키 변호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아사히신문을 상대로 소송을 벌인 ‘채널 사쿠라’의 대리인이다. 이 소송은 오자키 변호사 측 패소로 1심과 2심에서 결론 나고,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또 타이완의 일본 식민지 시절을 기획 보도한 NHK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해 최고재판소에서 최종 패소했다.
그는 검사 퇴직 직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반전·평화주의자인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를 기소했어야 했다도 말했다. 2008년 언론 인터뷰에서 “30년 검사라는 직업은 한마디로 생활을 위한 방편일 뿐이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사상검사로서 스파이 사상범과 싸우고 싶었다. 오에 겐자부로 같은 인물들이 아직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런 반일 일본인은 (전쟁을 수행한 사람에 대한) 사자(死者) 명예훼손으로 기소해야 마땅하다”라고 했다. 검사 시절엔 정보기관인 공안조사청 심리과장(審理課長) 등을 거쳤다.
이 성명에 참여한 한국 측 인사는, 고영주 변호사, 석동현 변호사,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등이다.
제작진
취재이범준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