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촛불이 묻는다 : 문재인 정부 경제 5년의 기록

2022년 03월 07일 13시 00분

2022년 03월 07일 13시 00분

5년 전 겨울,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던 것은 비단 박근혜 대통령 퇴진 때문만은 아니었다. 촛불 시위의 외침에는 불평등과 양극화를 넘어, 공정한 경제를 이루고자 하는 시민들의 희망도 짙게 배어 있었다. 보다 나은 일상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있었다. 누군가는 혁명이라 불렀던 그 뜨거운 겨울을 지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났다. 
뉴스타파는 지난 5년 간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큰 발자취를 되짚었다. 날 선 정치 공방을 앞세우지 않고, 정부가 말한 내용과 근거를 찬찬히 살펴보려고 노력했다. 새로운 정부를 만들겠다는 대선 후보들의 경쟁이 절정에 이른 지금, 지나간 일을 다시 정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 모든 흔적은 몇몇 정치인이나 관료의 개인사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소중한 공적 자산이라 믿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경제 정책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성과와 비판을 남겼으며, 무엇을 계승하고 개선할지, 혹은 버려야 할지, 부족하더라도 판단할 근거를 남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정부는 성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의 깃발을 내걸고 출항했던 정부는 험난한 여정을 지나 이제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있다. 대표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결국 이루지 못했다. 임기 초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불평등을 완화시켰다는 자평이 나오지만 경제적 약자에게 충격이 갔던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적게 가진 이들의 밥벌이를 위한 정책이었지만, 정치 논리에 따라 가장 거센 비판을 받은 정책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게 부동산은 불이 붙은 거대한 화약고 같은 존재였다. 폭등에 폭등을 거듭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값은, 숱한 정부 정책을 비웃었다. 언론과 정치권의 공세에 정부 여당은 오락가락했다. 그나마 완화됐던 소득불평등은 부동산 격차로 더 크게 벌어진 자산불평등의 그림자에 가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가석방으로 상징되는 공정경제 부문 역시 실망을 남겼다. 가장 큰 치적으로 지목되는 공정경제 3법 또한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상 경제 상황에 직면한 정부는 정치인과 관료의 갈등 속에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허비했다. 인구대비 적은 사망자와 확진자 숫자. 논란과 우려가 끊이지 않음에도 긍정 평가를 받고 있는 방역의 성과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희생을 바탕으로 얻어 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부족했다.  
다시 선거를 앞둔 지금, 주요 후보들은 자신이 도탄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구하겠다고 맹세한다. 시민들이 그들의 약속에 담긴 디테일을 읽어내는 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제작진
데이터김강민
촬영신영철 이상찬 정형민 김기철
CG정동우 정애주
편집박서영
웹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