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제주 4·3 당시 영상 ‘제주도의 메이데이’ 공개

2023년 04월 05일 17시 55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4·3희생자 추념일 맞아 1948년 당시 미군이 촬영한 제주 4·3사건 기록 영상 '제주도의 메이데이'(MAY DAY IN KOREA, CHEJU-DO)를 미국 국립문서기록청(NARA)에서 입수해 공개합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제주4·3사건 관련 유일한 영상기록물입니다. 이 영상은 제주4·3평화재단이 아카이브 사이트에 공개한 영상과 같은 파일입니다.

뉴스타파는 2019년부터 '해외 소재 현대사 사료 수집 프로젝트'를 통해 입수한 영상 8천여 건을 해제 작업해 뉴스타파 공공 아카이브 사이트에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 1948년 5월 1일 촬영된 ‘MAY DAY IN KOREA, CHEJU-DO’ 중 일부
뉴스타파가 이번에 공개하는 영상은 ‘MAY DAY IN KOREA, CHEJU-DO’라는 동일 제목이 붙은 2개의 흑백 필름 자료입니다. 미국 국립문서기록청(NARA)의 파일 분류명은 RG 111 ADC 7114과 RG 111 ADC 7115이며 영상 길이는 각각 6분 39초와 7분 1초입니다. 1948년 4월 30일, 31일, 5월 1일과 4일에 촬영됐고, 촬영자는 미 국방부 소속 카메라맨 ‘SHAYDAK’입니다.
▲ RG 111 ADC 7115 영상의 촬영 내용 설명 카드
RG 111 ADC 7115 파일 중 4월 30일 촬영된 영상에는 제주경찰감찰청(THE CHEJU DISTRICT POLICE STATION)과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두 명의 남자, 공격에 사용된 무기와 한 여성의 시신, 사건 장소로 보이는 곳과 경찰이 사람들을 탐문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7115 영상의 촬영 내용 설명 카드에 따르면 두 명의 남자가 ‘살해를 자백했다’라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한 영상 속 시신은 "조선민족청년단(Korean National Youth)의 폭행으로 숨진 여성의 시신"이라고 적혀있습니다.
RG 111 ADC 7115 파일 중 5월 1일에 촬영된 영상은 주민들이 시신을 수습하는 모습, 항공에서 촬영한 오라리 마을의초가가 불타고 있는 장면, 경찰의 진압 장면 등이 담겨 있습니다.
RG 111 ADC 7114 파일은 5월 1일과 4일 이틀간 촬영됐습니다. 1일에는 경찰의 진압 장면과 상황을 설명하는 주민, 불타는 초가 등이 촬영됐으며, 4일에는 제주항과 미군이 촬영돼 있습니다.
이 영상 파일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일부가 연출된 장면인 것처럼 보입니다. 2003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가 발간한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도 미군이 이 영상에서 오라리 방화사건을 무장대 측의 소행인 것처럼 편집해 놓았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즉 강경 진압의 명분을 얻기 위한 목적에서 제작했고, 그 시점에 미군의 강경책이 결정돼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다 깊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광고와 협찬을 받지 않고 시민 후원으로 운영하는 비영리 독립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3년 동안 해외 각지의 공공기록관 등에서 발굴·수집한 현대사 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시민과 공유하는 사이트, '뉴스타파 공공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해외에서 공들여 발굴한 자료를 공개하고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수집한 이 자료가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기반의 ‘뉴스타파 공공아카이브’ 사이트는 영상을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는 기능뿐 아니라 공익 목적으로 영상을 사용하려는 시민에게 자료를 신청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제작진
자료수집전갑생 전문위원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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