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방법’,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하지가 않다. 과학의 영역에서 중요한 것은 반증 가능성과 재현 가능성이다. 과학적 연구의 결과, 즉 가설이 세상에 드러난 최초의 형태로 온전히 남는 경우는 많지 않다. 다른 과학자들의 반박과 재반박을 거치면서 점점 정교한 형태로 진화해 간다. 이처럼 서로 묻고 답하는 열린 과정, 이러한 과정 그 자체야말로 과학이라는 제도의 핵심이다. 물론 그러려면 조건이 있다. 가설은 반증 가능해야 하고 거기에 쓰인 실험은 재현 가능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쳐야만 하나의 과학적 사실이 확립된다. 정부가 내놓은 가설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혹독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정부는 반증 가능성을 용납하지 못했고 재현 가능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정부는 자신의 조사 결과가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공신력을 확보했다고 하나, 이는 여럿이 저지른 오류는 오류가 아니라는 말과 같아 아무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