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가 된 브라이언은 좀처럼 집 밖을 나서지 않는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외출했다. 한겨레 학교의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망설이지 않고 초대에 응했다. 자신이 총부리를 겨누었던, 적국에서 온 사람들을 꼭 한번 만나보고 그들과 대화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교를 방문한 그는 아이들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는 그가 경험한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아이들과 함께 뉴몰든 전몰장병 추모비까지 행진하고 헌화했다. 함께한 탈북민 부모들이 먼저 브라이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저의 할아버지는 인민군이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하셨었지요. 하지만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있어 제가 북한을 떠나 자유를 얻을 수 있었으니까요” 브라이언과 그는 부둥켜 안았다.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70년만에 브라이언의 가슴속 응어리가 풀리는 순간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