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사장 해임안 가결...KBS 정상화 큰 산 넘었다

2018년 01월 22일 23시 32분

내부 구성원들의 거센 퇴진 요구를 받아온 고대영 KBS 사장이 임기 10개월을 남기고 결국 물러나게 됐다. 지난달 최승호 체제가 출범한 MBC에 이어 과거 정권의 방송장악으로 몸살을 앓아온 KBS도 정상화를 위한 큰 산을 넘게 됐다.

KBS 이사회는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고대영 사장 해임제청안을 찬성 6표, 기권 1표로 가결했다. 야권 측 이사 5명 중 4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원일, 조우석, 차기환 이사는 표결 시작 전 퇴장했고, 불참한 이인호 이사장은 이사회 종료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KBS 이사회가 곧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제청하고 문 대통령이 재가하는 절차를 마치면 고 사장의 해임은 확정된다.

앞서 여권 측 이사들은 고 사장이 ▲KBS의 영향력과 신뢰도를 실추시켰고 ▲파업 사태를 초래해 해결하지 못하는 등 직무수행 능력을 잃었으며 ▲보도국장 재직 시절 민주당 도청 사건에 관여되고 국정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고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이에 고 사장은 해임 사유들을 일일이 반박하는 소명서를 제출한데 이어, 이날은 이사회에 직접 출석해 “방송법상 임기가 규정되고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거친 국가기간방송 사장을 부당하게 해임한다면 대한민국 언론사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며 반발했지만 결국 해임안 가결을 피하지 못했다.

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140일 넘는 총파업을 이어온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이사회 결정을 크게 환영하면서 ‘파업 승리’를 선언하고 오는 24일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성재호 본부장은 “기나긴 싸움 끝에 얻어낸 이 승리는 KBS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투쟁 과정에서 키워낸 굳은 의지를 토대로 KBS 정상화 완성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 : 홍여진
영상취재 : 오준식
영상편집 : 정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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