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싸우겠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망상과 궤변, 거짓말

2024년 12월 12일 17시 00분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2월 12일) 오전 9시 42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자신이 선포했던 불법 비상계엄, 즉, ‘12·3 내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담화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추종하는 대통령의 망상을 시작으로 내란수괴 혐의를 회피하기 위한 ‘법기술’, 국민을 상대로 한 ‘거짓말’과 ‘궤변’으로 얼룩졌다.
이날 담화의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대통령이 직접 밝힌 ‘12·3 내란’의 배경… ‘부정선거 음모론’

윤 대통령은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다”다며 자신이 저지른 내란의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다름 아닌, 극소수의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음모론’이었다.
제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앞서 뉴스타파는 윤 대통령이, 국정원이 수집하거나 검증한 ‘정보’는 믿지 않고, 극우 유튜버들이 만든 ‘부정선거’ 관련 내용을 전적으로 신뢰했다는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증언을 보도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눈과 귀가 극우 유튜버에 경도돼 있었다는 얘기다. (관련 기사 : 국정원 고위 관계자 “대통령은 국정원보다 유튜브를 더 믿었다” / https://newstapa.org/article/-XjKj)

내란수괴죄 회피 ‘법기술’① 선관위에 계엄군 투입 목적… “전산시스템 점검”

12·3 내란 직후 뉴스타파는, 윤 대통령이 계엄군을 투입해 국회뿐만 아니라 또다른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까지 장악하려 한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관련 기사: 중앙선관위에도 계엄군 진입...주요 헌법기관 장악 시도 / https://www.newstapa.org/article/nm0vU)
그런데 윤 대통령은 소총으로 무장한 계엄군을 동원해 헌법기관 침탈한 행위를 “전산시스템 점검”이라고 표현하며 합리화·정당화했다. 
그래서 저는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전산시스템을 점검”한 것뿐이라는 윤 대통령의 주장은 중앙선관위 장악, 즉, 국헌문란의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니라는 항변이다.
형법 87조에 규정돼 있는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에게 적용된다. 즉, 내란죄의 성립 요건은 ①국헌문란 목적, ②폭동이다.
1997년 4월 17일, 전두환 신군부 일당에 대한 대법원의 내란죄 확정 판결에 따르면, 헌법기관을 없애는 것만이 아니라, 일정 기간 제대로 기능할 수 없도록 했을 때에도 ‘국헌문란의 목적’이 성립된다.
▲전두환 신군부 내란죄 대법원 확정 판결문 (1997.4.17.)
때문에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려고 중앙선관위 진입을 지시했다는 윤 대통령의 얘기는 궤변에 불과하다. 특수부 검사 출신의 윤 대통령이 내란죄 적용을 피하기 위한 ‘법기술’을 부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내란수괴죄 회피 ‘법기술’② 국회에 계엄군 투입 목적… “질서 유지”

윤 대통령은 국헌문란의 목적에 이어, 내란죄의 두번째 성립 요건인 ‘폭동’도 부인했다.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입니까.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국회에 계엄군의 투입을 지시한 것은,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정지시킬 목적에서 일으킨 폭동이 아니라, 오히려 헌정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제가 대통령으로서 발령한 이번 비상조치는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국헌을 망가뜨리려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망국의 위기 상황을 알려드려 헌정 질서와 국헌을 지키고 회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소규모이지만 병력을 국회에 투입한 이유도 거대 야당의 망국적 행태를 상징적으로 알리고, 계엄 선포 방송을 본 국회 관계자와 시민들이 대거 몰릴 것을 대비하여 질서 유지를 하기 위한 것이지,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거짓말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이라고 해도 계엄 해제 권한을 가진 국회에는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는 법규정을 어긴 채, 계엄군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 국회를 해산하려 했다.
대통령께서 비화폰으로 제게 직접 전화를 하셨습니다. ‘(국회 본회의)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 내라’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곽종근 / 육군 특전사령관 (국회 국방위원회, 2024.12.10.)

대국민 거짓말… 주권자 대다수가 국회 봉쇄 영상 봤는데도 “출입 안 막았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 봐도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죄, 그중에서도 형량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형뿐인 내란수괴죄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br>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아예 전국민을 상대로 거짓 선동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12·3 내란 직후, 윤 대통령은 1,600명이 넘는 경찰 병력을 동원해 국회를 에워싸며 출입을 통제했다. 이에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등이 경찰을 피해, 철문이나 담장을 넘어 국회 안으로 진입하는 영상을 대다수의 국민이 봤다.
▲국회를 에워싼 경찰을 피해 철문을 넘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 (사진 제공: 국회의장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국회 출입을 막지 않았다”는 대국민 담화를 내놨다.
저는 국회 관계자의 국회 출입을 막지 않도록 하였고, 그래서 국회의원과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국회 마당과 본관, 본회의장으로 들어갔고 계엄 해제 안건 심의도 진행된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대국민 궤변… 12·3 내란이 “국민의 뜻”, “자유민주주의 수호 목적”

끝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급기야 12·3 내란이 “국민의 뜻”이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목적”이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저를 뽑아주신 국민의 뜻을 저버릴 수 없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지키려 했던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끝까지 싸울 것”... 극우세력 등에 업고 주권자와의 전쟁 선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자신에 대한 국회의 탄핵 표결 직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친윤’ 의원을 중심으로 세를 모았다. 그 결과,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이 집단 퇴장해 탄핵안을 폐기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진 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은 표결을 거부하고 집단 퇴장하며 해당 안건을 폐기시켰다.
이어서 2차 탄핵안 표결을 앞둔 오늘 또다시, 윤 대통령은 자신의 내란 행위를 옹호하는 친위 세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 길밖에 없다고 판단해서 내린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습니까.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 (2024.12.12.)
대국민 담화의 말미. 윤석열 대통령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거부정 음모론에 빠져 있는 한줌도 안 되는 극소수, 극우세력에 기대어,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 대다수에 맞서 부질없는 싸움을 선포한 것이다. 
제작진
영상취재신영철, 이상찬
CG정동우
편집박서영
웹디자인이도현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