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3분.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열었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 내년도 예산안 감액 등을 언급하며 국회를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 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전개. 45년 만의 계엄령 선포였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옆에 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여야 정치인, 지자체장, 학계와 법조계, 시민사회단체 등 각지에서 비상 계엄에 반대한다는 성명이 나왔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뛰쳐나와 계엄군 앞을 막았다. 그러는 사이 국회는 3시간 만에 비상 계엄을 해제했다. 대체 그는 뭘 믿고, 누굴 믿고 그리 대담했던 걸까. 시대착오적이고 무모한 계엄은 ‘3시간 천하’로 막을 내렸다. 뉴스타파는 그 무섭고 허무했던 내란의 밤을 기록했다.
‘내란의 밤’이 지나간 12월 4일 오전, 대통령실은 기자들에게 ‘비서실장과 수석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정부서울청사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했다. 집권 3년차에 국무위원 전원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은 국가의 본질적 기능을 스스로의 손으로 마비시켰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대해 국내외 여러 기관들은 ‘정당성 없는 친위쿠데타’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6개 야당 소속 국회의원 등 191명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무소속을 포함한 야당 성향 국회의원 수는 192명이다.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탄핵 소추안 의결 정족수인 200명을 넘기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정당성 없는 친위쿠데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설령 탄핵소추안이 부결되더라도,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스스로 위협한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2년 반의 임기 동안 식물대통령 신세를 면할 방법은 없어 보인다. 이렇게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또 한번 커다란 시험대에 놓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