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회] 단일화 TV토론 - 긴급여론조사

2012년 11월 23일 04시 14분

<앵커멘트>

이번 TV 토론의 승자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토론이 국민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하는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TV 토론 전과 후, 유권자들의 마음에 어떤 의미있는 변화가 있었는지 뉴스타파가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기자>

우여곡절 끝에 단일화 후보 토론이 열렸던 지난 21일 밤. 야근을 마친 늦은 퇴근길. 저마다 스마트폰으로 두 후보간의 토론을 지켜봅니다.

[유재현 회사원]
“일단 한사람은 정치인이고, 한사람은 대학 교수고, 저 같은 생각은 정치물을 먹은 사람보다 차라리 안 먹은 사람이 한 번 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해요.”

[김은애 목사]
“그렇잖아요. 경험 없는 사람보다 그래도 문재인은 경험 있는 사람이잖아요.”

같은 시각, 동대문 평화시장. 이곳 상인들도 TV를 켜 놓은 채 손님을 맞습니다.

[이상순 상인]
“그냥 틀어놓고 있었던 거예요. 그냥 뭐 아직도 선거도 여러 번 남았으니까. 이제 아직도 결정도 안 됐고..”

편의점에서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도 후보 단일화에 관심이 큽니다.

[하민혁 아르바이트 학생]
“알바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그 시간을 내서 TV를 본다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못 보고 있는 거고요, 기사를 계속 보고 있어가지고 네이버에서는 실시간으로 기사가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좀 귀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지하는 후보가 안철수 후보라고 하셨어요 안철수 후보가 굉장히 잘했다라고 인상깊었다라고 하는 내용이 있었나요?)
“사실 그거는 조금 없어서.. 그러니까 사람들이 실망을 했다라는 생각도 있고 그래서 약간 저로서는 안타깝죠 왜냐하면 지지층이 떨어질 수 있는 토론이니까 중요한 토론이니까..”

그렇다면 어느 후보가 TV 토론을 더 잘 했을까. 뉴스타파가 한 조사업체에 의뢰해 TV 토론을 시청한 전국의 성인남녀 10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재인 후보 42.4%, 안철수 후보 28.8%로 나타났습니다.

@ 부산 광안리 11월 21일 밤

그 날 밤, 취재팀은 부산을 찾았습니다. 부산은 안철수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고향입니다.

이곳 자갈치 상인의 시장은 어떤 생각을 할까. 횟집에서 회식중인 젊은 직장인에게도 물었습니다.

[박영경 회사원]
(후보토론회 알고 계셨나요?)
“네 알고 있었어요. 10시였다가 11시로 연기된 것까지 알고 있어요.”
(관심이 이런 정치쪽으로 조금 있으신가 봐요?)
“네 조금 관심이 있는 편이에요. 새누리당이 이때까지 펼쳤던 정책이라든지 그런 것은 우리 중소기업 입장이나 비정규직 입장에서는 맞지 않다 그렇게 생각을 하는 거죠.”
(부모님 생각도 그러신가요?)
“아니요 정 반대에요. 부모님들은 거의 그냥 무조건.. 무조건 박근혜, 무조건 새누리당, 무조건 한나라당, 뭐 무조건 민정당, 무조건 박정희 이런 세대시죠.”

이번엔 광주로 가봤습니다. 전통적인 야당세가 뚜렸했던 곳. 그러나 생각이 조금씩 바뀝니다.

[하홍근 상인]
“지금 솔직히 말하면 두 분 다 너무 좋아요. 인상도 좋고 그 하는 걸어온 길이라든지 그 자체가 너무 좋기 때문에 참 두분 다 너무나도 아까우신 분들이죠.”

광주에서 만난 택시운전사의 생각은 다소 극단적입니다.

[정락구 택시운전사]
(단일화 후보가 안 된다면 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만약에 안 된다면 큰일인데.. 만약에 안 된다면 난 박근혜 찍어버릴거야. 아마 그렇게 넘어가는 사람들 상당히 많을 거야. 만약에 안 돼서.. 안 된다면.. ”

전남대 주변 술집에서 만난 한 대학생. TV 토론을 지켜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김병욱 취업준비생]
“안철수 후보는 약간 더 부드러운 느낌이고 문재인 후보는 좀 질문에 좀 더 집중을 하는 그런 느낌. 저는 무조건 단일화가 되고 솔직히 말하면 어느 후보가 되든 그 후보를 선택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지치고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각자의 판단과 기준으로 이번 대선과 단일화 후보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세일 회사원]
“이번에 야 단일화를 통해서 차라리 문재인 후보쪽에 좀 더 실어져서 문재인 후보가 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윤세준 대학생]
“안철수 후보.”
(혹시 이유가?)
“그 분도 이제 많이 얘기 들었을 때는 그러니까 저희끼리 친구들끼리 얘기 했을 때 이미지 같은 것도 좋으시고 똑똑하시고..”

[정현주 상인]
“아니 처음부터 단일화는 국민한테 약속했으니까. 물론 단일화 할 걸로 대다수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이성은 대학원생]
“안철수 쪽을 많이 지지하고 있고요.”

[김주 상인]
“미스터 문.”
(아 문재인 후보요?)
“네. 아주 젊은 애들은 그래도 안철수 씨.”

[이의택 건설업]
“지금 상황에서는 시간도 없고 날짜도 없고 담판으로 가야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이번 TV 토론회 결과가 야권 단일화 후보를 결정하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까.

뉴스타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TV 토론이 이루어지던 당일인 11월 21일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TV 토론을 보게한 뒤 다음 날인 11월 22일 동일한 방법으로 다시 한 번 2차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TV 토론을 본 사람을 대상으로 시청 전후 지지도의 변화를 분석한 것입니다.

먼저 이번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질문. TV 토론전 조사.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30.3%,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28.8%, 무소속 안철수 후보 30.9%였습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10% 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TV 토론 시청 후 같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지율 변화입니다. 박근혜 후보 29.7%, 문재인 후보 30.1%, 안철수 후보 32,4%였습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7.8%로 줄었습니다.

TV 토론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렇게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모두 오차 범위이긴 하지만 박근혜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규인 택시운전사]
“제 개인적인 취향은 1안은 문재인 씨입니다. 2안이 안철수 씨입니다.”

단일화 TV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에게 일정한 효과가 나타난 셈입니다.

TV 토론 시청 변화 지지후보 변동입니다. 먼저 박근혜 후보의 지지자 가운데 TV 시청을 한 경우입니다. 89%가 변함없이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고 문재인 후보로 이동한 지지자는 4.1%, 안철수 후보로 옮겨간 사람은 5.2% 였습니다.

또 문재인 후보의 지지자는 TV 시청 이후 86.3%가 변동이 없었고 박근혜 후보로 바뀐 경우가 4.3%, 안철수 후보로 이동한 사람은 6.4%였습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를 보면 TV 시청 이후 87.5%가 변동이 없었고, 박근혜 후보로 옮긴 경우가 1.6%, 문재인 후보로 지지를 바꾼 경우가 9.9%였습니다.

이렇게 이번 TV 토론을 본 사람 가운데 시청 전후에 지지후보가 바뀐 경우는 조사 대상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열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지지후보를 바꾼 것입니다.

[허춘호 모바일 여론조사기관 ‘엠비존’대표]
“이번 조사 결과 보면 1차 TV 토론 전후에 지지후보가 바뀐 비율이 한 15% 정도가 바뀐 걸로 나오는데요, 이건 상당히 큰 변화라고 저희가 읽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에 저희가 매번 선거 때 TV 토론을 통해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충분하게 전달을 해주면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서 정확히 평가를 해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TV 토론이 충분한 의미가 있다라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 가운데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더 적합한지 물었습니다. 먼저 TV 토론 시청 전 1차 조사. 문재인 후보 44.1%, 안철수 후보 41.6%였습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2%였습니다.

이번엔 TV 토론 후 2차 조사, 같은 사람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 결과, 문재인 후보 46.7%, 안철수 후보 40.4%, 잘 모르겠다 12.9%였습니다. 오차 범위이긴 하지만 문재인 후보는 소폭 상승했고 안철수 후보는 조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승회 시민]
“문재인 후보가 비서실장 경험도 있고 어떤 면에서는 제일 잘 움직여나갈 수 있다고 보죠.”

이번엔 질문을 달리해봤습니다. 박근혜 후보와 경쟁할 야권 단일후보로 누가 더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토론전 1차 조사. 문재인 45.9, 안철수 44.9%로 거의 동일했습니다. 그러나 TV 시청 후 2차 조사에서는 문재인 48, 안철수 42.5%로 오차범위지만 그 격차가 조금 벌어졌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상대적으로 TV 토론의 효과를 본 셈입니다. 이번엔 단일화 후보로 확정될 경우 상대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지지변동을 살펴봤습니다.

먼저 안철수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정될 경우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안철수 후보로 옮겨가는 경우가 88.3%, 박근혜 후보로 6.8%가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번째, 문재인 후보가 단일후보로 선정될 경우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 가운데 80.2%가 문재인 후보로 이동했고 박근혜 후보로는 14.1%가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이탈이 상대적으로 더 컸습니다.

[허춘호 모바이 여론조사기관 ‘엠비존’대표]
“문재인 후보로 결정 됐을 적에 기존에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이탈율이 상대적으로 좀 다소 높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거는 기존에 안철수 지지층의 대부분의 성격 그 사람들의 성향이 기존 정치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기존 정치에 대한 어떤 환멸을 가지셨던 분이기 때문에 기존 제도권에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로 당선이 되면 결정이 되면 거기에 쫓아가는 그런 성향이 좀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는 조사 전문업체인 엠비존에 의뢰해 실시했고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081명을 대상으로 11월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휴대전화를 이용해 조사했습니다. 특히 같은 모집단을 대상으로 먼저 사전조사를 실시하고 이후 TV 토론을 시청하게 한 뒤 다음 날 2차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표본크기는 1081명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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