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측에 얘기했어요. '오늘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차가 아예 진입이 안 된다. 내가 걸어 다니면서라도 넓은 지역을 다 배송할 테니 7시 시간 제한은 좀 풀어달라'고 그랬더니 '고민해 볼게요', '본사에 얘기해 볼게요'도 아니에요. '안 됩니다' 단호하게.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하라는 거냐, 시간 내에 끝낼 수가 없는데'라고 말했더니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왜 이렇게 책임감이 없으세요?' 결국 배달하려 계단을 오르다가 2층에서 굴러 떨어졌어요. 한 5분 동안 기절해 있다가 동네 주민이 절 발견했어요.A 씨 / 쿠팡 새벽배송 기사
굳이 이렇게 고정 야간까지 두면서 교대제를 안 하는 이유는 결국 로켓배송, 새벽배송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빠른 배송을 실현해야 되고 특히 오전 7시 전에 새벽배송을 해야 되기 때문에 이 야간에 얼마나 노동을 해내느냐가 중요한 시스템일 수밖에 없죠. 그러니까 한 번 잡은 사람은 끝까지 야간으로 가게 만드는 거죠.정성용 /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 지회장
(저녁 식사 이후인) 밤 11시부터 새벽 4시까지 쉬는 시간 하나 없이 죽어라 일만 해야 한다고 보시면 돼요. 5시간 동안 1분도 휴식시간 없어요.현직 쿠팡 물류센터 야간 노동자
회사에서 1년에 두 번인가 한 번인가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면 거기 의사들이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수면의 질이 안 좋다', ‘수면이 너무 부족하다, '야간 노동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런 얘기를 거기 의사들이 하죠. 야간 노동을 하면 안 되는데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니까, 의사 선생님도 좀 답답해하셨죠.민병조 / 공공운수노조 물류센터 지부장(현 쿠팡 물류센터 야간 노동자)
물류센터 노동 임금 자체가 최저임금입니다. 최저임금에서 몇십 원 높은 수준이죠. 쿠팡 일용직 같은 경우 그냥 최저임금을 받고요. 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월급으로 따지면 그것보다 한 5만 원 높은 수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주간조로 일해서는 생활비로 택도 없기 때문에 야간 노동을 선택하는 거죠.정성용 / 쿠팡 물류센터 노동조합 지회장
지금 모두 다 야간 노동, 새벽배송에 뛰어들었어요. 야간 노동이 사라지고 정말 특수한 경우 빼고는 야간 노동이 없어졌는데 쿠팡으로 인해 다시 부활했잖아요? 법적인 규제가 없으니까 지금 너도나도 지금 다 야간 노동을 시키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이제 야간 노동 안 하고 어떻게 기업이 살아남겠습니까? 이런 시장을 만들어 버린 게 사실 쿠팡이잖아요.박미숙 / 쿠팡 물류센터 과로사 노동자 고 장덕준 씨 어머니
자동차 산업 분야와 같이 대공장의 정규직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야간 노동을 없애려고 싸운 게 20년 걸렸는데 지금 쿠팡 같은 거의 무노조에 가까운 산업 현실에서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쿠팡을 규제하면 (퍼지는 야간 노동에) 상당 부분 제동이 걸린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쿠팡이 이렇게 하니까 되더라'라는 게 저는 유통·물류 산업에서 굉장한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쿠팡을 규제한다는 것은 전체 산업을 규제하는 효과가 있고요.전주희 / 한국노동보건연구소 연구원
처음에는 그 생각을 했어요. '(로켓·새벽배송) 되게 편하다', '진짜 혁신이다' 덕준이가 죽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따져 보니까요, 결국 물류센터 노동자 아니면 택배 노동자들이 고객이에요. (야간에 일해야 해서)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결국 제 살을 깎아 먹는 것밖에는 아니더라고요.
법이라는 게 정말 가장 밑바닥이에요. '최소한 이것까지는 하지 마라'는 거를 회사는 최고인 양 포장해서 얘기해요. 왜 직원들이 (쿠팡에) 가서 죽어 오고, 왜 사람들이 몇 개월 하다가 그만둬야 하나요? 못 버티니까 그런 거잖아요.
야간 노동 그렇게 위험하다고 지금 계속 없애 가는 추세인데 나라에서는 자꾸 야간 노동을 부추기고 있는 인상을 받거든요. 당신들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규제나 법률을 좀 더 밀고 나가서 이거(쿠팡의 야간 노동 행태)는 바꿔야 된다고 생각해요.박미숙 / 쿠팡 물류센터 과로사 노동자 고 장덕준 씨 어머니
취재 | 신동윤 홍주환 홍여진 |
촬영 | 최형석 이상찬 김기철 오준식 정형민 |
편집 | 김은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뉴스타파는 권력과 자본의 간섭을 받지 않고 진실만을 보도하기 위해, 광고나 협찬 없이 오직 후원회원들의 회비로만 제작됩니다. 월 1만원 후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