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뻘 되는 신도들 틈에 섞여 그 버스에 올라탔다. 평소 탄핵반대집회를 취재하며 참가자들 틈을 비집고 돌아다닌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 다가가 신분을 감추고 얘기를 나눠보기는 처음이었다. 가짜 신도임이 들통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다소 공격적으로 보이는 탄핵반대 집회와 달리 버스 안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마치 관광버스를 타고 소풍 가는 것처럼, 버스에 탄 어머님들은 재잘재잘 떠들며 싸 온 음식들을 함께 나눠먹었다. 처음 보는 남자인 나한테도 아무 거리낌 없이 말을 걸며 김밥이나 과일 등을 나눠주었다. 교회에서 쓰는 몇 가지 말들을 배워간 덕에, 나는 수십 년씩 은혜와진리교회에 다녔다는 어머님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려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