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환경부 국정감사가 장관과 국립환경과학원장의 위증, 그리고 조선일보의 허위보도로 얼룩진 채 끝났다. 이수진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 더불어민주당)은 환경부장관과 국립환경과학원장의 위증을 고발할 것을 환노위에 요청했고, 환경단체들은 조선일보를 언론중재위에 허위보도로 제소할 것을 선언했다. 민간연구자와 환경단체의 녹조(남세균) 독소에 대한 경고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공조하다가 환경부와 조선일보가 한 덩어리로 망신살이 뻗친 셈이다.
사태는 10월 20일 조선일보의 보도로 점화됐다. 조선일보는 ‘국립환경과학원이 대구MBC가 남세균이라며 보도한 현미경 관찰 사진은 형태학적으로 남세균과 전혀 무관한 일반 녹조’라고 했으며 ‘대구MBC가 무독성 물질을 남세균으로 둔갑시켜 수돗물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한다’고 보도했다. 대구MBC는 10월 12일 ‘대구시 한 가정집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돗꼭지 필터에서 독소를 만드는 녹조인 남세균이 나왔다’고 보도했는데, 그 보도가 허위보도였다는 것이다.
이튿날인 10월 21일에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종합감사가 진행됐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날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서 나온 것은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남세균 독소가 아닌 일반 녹조류로 확인됐다’고 발언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부산 연제구)은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이 나왔다는 주장은 허위로 드러났다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자들의 업무방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환경부 장관에게 요구했다. 장관은 그러겠다고 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엉뚱한 사진 보고 잘못된 판단
그러나 환경부의 주장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주환 의원에 이어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이 질의에 나섰다. 이 의원은 환경단체와 더불어 4대강의 녹조 문제를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끈질기게 제기해왔다. 이 의원은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에게 ‘수돗물 필터의 실물을 검사했느냐’고 물었다. 환경부 장관이 국정감사장에서 확언을 할 정도면 누구나 환경부를 과학적으로 보좌하는 국립환경과학원이 필터 실물을 검증했을 것으로 생각했겠지만 원장의 답변은 아니었다. 김동진 원장은 ‘대구MBC가 보도한 사진을 보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이수진 의원은 ‘그 사진은 대구MBC가 분석한 필터의 사진이 아니고 대구 상수도본부의 분석 사진인데 환경과학원이 엉뚱한 사진을 바탕으로 잘못된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조선일보가 함께 망가지는 순간이었다.
왜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렇게 큰 실수를 한 것일까. 환경과학원이 대구MBC나 이승준 교수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고 엉뚱한 사진을 보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전말은 이렇다.
올 7월 대구MBC는 수돗물에서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나왔다는 보도를 했다. 보도 이후 대구 가정집 수도꼭지 필터에 녹조로 보이는 연두색 물질이 끼인다는 제보가 여러 건 잇따랐다. 대구MBC는 대구 상수도본부에 공동조사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고 독자적으로 필터를 검사해 남세균이라고 보도했다. 대구MBC의 시료를 분석한 이승준 교수는 유전자분석(PCR)을 통해 남세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대구 상수도본부는 다른 가정집의 필터를 수거해 분석했고, 이번에는 무해한 녹조류인 코코믹사라고 발표했다. 대구 상수도본부는 현미경으로 필터의 물질을 관찰해 그런 결론을 내렸다. 대구MBC는 대구 상수도본부에 가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대구MBC의 인터넷 기사 '[심층]대구 가정집 수돗물 필터에 낀 연두색 물질, 녹조 일으키는 남세균으로 확인(10.12)'에 섞여 들어갔다. 인터넷 기사의 사진에는 보통 설명을 달지만 해당 사진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해당 사진이 이승준 교수의 인터뷰 바로 위에 배치돼 이 교수 연구팀의 분석 사진일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는 면은 있었지만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확정적이지는 않았다. 대구MBC에 확인해야 할 문제였다.
네모 안의 사진은 조선일보 보도 사진, 네모 밖은 대구MBC가 상수도본부에서 촬영한 장면.
그러나 이 인터넷 기사를 본 국립환경과학원은 실제로는 대구 상수도본부의 현미경 분석장면인 그 사진을 이승준 교수의 분석 사진으로 오판했다. 대구MBC나 이승준 교수에게는 일절 확인하지 않았다. 정작 대구MBC는 해당 사진이 오해를 부를지 모른다고 판단해 며칠 뒤 기사에서 삭제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해당 사진이 남세균이 아니고 인체에 무해한 녹조류라고 답변했다. 오판에 근거한 잘못된 답변이었다. 조선일보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잘못된 의견에 입각해 ‘MBC가 무독성 물질을 남세균으로 둔갑시켜 수돗물에 대한 공포를 조성한다'고 보도했다.
다시 10월 21일의 국정감사장으로 가보자.
이수진의원이 환경부와 국민의힘의 잘못을 지적한 뒤에도 국민의힘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상주,문경)은 이승준 교수와 박상현 조선일보 기자 사이의 카톡대화를 증거로 내세웠다.
조선일보 박상현 기자와 이승준 교수의 카톡대화(10월 15일). 박상현 기자가 이 교수 답변의 의미를 착각해 오보를 낳았다.
이승준 교수가 보내온 그 카톡의 내용을 보면 이렇게 돼 있습니다. ‘아 저희 쪽에서 필터 받아서 우선 현미경으로 먼저 찍어본 사진이 맞네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 10월 21일 국정감사
임이자 의원은 이 카톡 대화에서 이승준 교수가 ‘저희 쪽에서 찍은 사진이 맞다'고 한 것이 대구MBC 인터넷 기사에 들어간 대구 상수도본부 분석 사진을 자신이 분석한 사진으로 인정한 증거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이 교수는 뉴스타파에 “조선일보 기자가 사진(대구MBC 보도에 쓰인 상수도본부 사진)을 보내줬는데 잘 안 보여서 제가 링크를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 때 받은 링크(대구MBC의 인터넷 기사 링크)의 썸네일에 있는 사진이 제가 찍은 사진이라서 맞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승준 교수는 기사 링크의 썸네일에 자신이 직접 찍은 현미경 사진이 있는 것을 보고 ‘맞다'고 한 것인데, 조선일보 기자는 자신이 먼저 보낸 사진에 대해 ‘맞다'고 한 것으로 착각한 것이다. 조선일보 기자의 카톡은 국민의힘 의원에게로 전달돼 잘못된 주장을 계속하는 근거가 됐다.
국립환경과학원장, 국감에서 사진 오판 인정
혼선이 계속되자 이수진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장에 ‘대구 상수도본부에 연락해 해당 사진이 누구 것인지 물어보라’고 요구했다. 대구 상수도본부는 대구MBC와 이미 연락해 해당 사진이 자신들의 분석장면을 찍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제서야 대구 상수도본부측과 연락한 김동진 원장은 “대구시에서는 대구 상수도본부 시험 사진으로 ‘추정'하고 있더라”고 했다. 자신들이 남세균이 아니라 녹조류라고 주장한 사진이 이승준교수가 분석한 것이 아니라 대구 상수도본부가 시험하는 사진임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김동진 원장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을 덧붙였다. ‘그 사진이 어디 것인지 해당 언론사(대구MBC)는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한 것이다. 김동진 원장은 이날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대구MBC가 확인해주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번 되풀이했다. 대구MBC가 확인해주지 않으니 자신들의 잘못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뜻일까? 그러나 대구MBC는 10월 21일 이미 ‘문제 사진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다른 시료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보다 3일 전인 10월 18일에는 ‘대구 녹조 의심 사례 현미경 검사 적절한가?’라는 기사에서 대구시 상수도본부가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모니터에 해당 이미지가 떠 있는 장면을 방송하기도 했다.
김동진 원장은 여러 번 ‘해당 언론사(대구MBC)가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하면서도 직접 확인하지는 않았다. 해당 취재를 한 대구MBC 기자는 뉴스타파에 “보도국장을 비롯해 기자들에게 다 물어봤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의 문의를 받은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대구MBC나 이승준교수에게 직접 연락해 사진에 대해 문의했다면 이런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원의 담당 과장은 ‘보도 나왔을 때 사진의 위치라든가 이런 걸로 봐서는 누가 봐도 이승준 교수 사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따로 더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명문도 달려 있지 않은 사진을 그렇게 쉽게 단정한 것은 합리화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김동진 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위증을 했고 환경부 장관까지 위증 혐의를 받게 됐다. 이수진 의원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김동진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할 것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요청했다.
조선일보의 보복성 짙은 왜곡 허위보도 퍼레이드
21일 국정감사 이후 환경단체들은 조선일보를 언론중재위원회에 회부해 정정보도를 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뉴스타파는 수돗물 필터 관련 오보를 한 조선일보 박상현 기자에게 ‘정정보도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박 기자는 ‘당사자인 이승준 교수한테 확인을 한 건데, 당사자 말대로 보도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닌지'라고 답했다. 이승준 교수가 말한 대로 보도했으니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뉴스타파의 질의 뒤 조선일보는 27일까지 4건의 관련 기사를 내보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들에서 내용상으로는 잘못된 기사가 나간 것을 인정하면서도 ‘오보'라는 표현은 전혀 쓰지 않았다. 기사의 팩트가 틀린 것은 대구MBC와 이승준 교수 탓이라고 했다. 대구MBC에 대해서는 매우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구MBC와 MBC는 엄연히 법인체가 다른 회사인데도 제목에서는 ‘MBC’라고 써서 최근 여권의 ‘MBC 때리기’에 올라타는 모습도 보여줬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 기사에서도 조선일보는 사실관계가 틀린 주장을 여러 건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10월 21일 국정감사 후 대구MBC에 대한 보복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기사에는 심각한 사실왜곡과 윤리위반사항이 포함돼 있다.
답변 무시한 채 오보한 뒤 책임은 대구MBC에 전가
조선일보는 26일자 ‘[단독]”수돗물 남세균" MBC가 올린 현미경 사진 알고보니…’에서 대구MBC를 이 모든 사태의 원인제공자로 몰고 있다. 대구MBC가 잘못된 사진을 기사에 포함시킨 뒤 대구시가 ‘기사의 사진이 대구MBC 분석 사진이 맞냐?’고 문의했는데 ‘맞다'고 답한 것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었다는 것이다. 대구MBC는 대구시가 문의했을 때 인터넷 기사에 잘못된 사진이 들어가 있는 것을 모르는 상태여서 그런 답변을 했지만 이후 사실을 알고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판단해 사진을 삭제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주환 의원을 인용해 “대구시 측 확인요청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놓고 이 사실을 숨긴 MBC가 사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런 논리라면 진짜 사과해야 할 곳은 조선일보다. 조선일보 기자의 질문에 대구MBC 기자는 사진 출처를 정확하게 말해줬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박상현 기자와 대구MBC 기자의 카톡대화(10월 18일) 대구MBC 기자가 사진 출처를 정확히 밝혔지만 박상현 기자는 이를 기사에 반영하지 않고 오보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조선일보 기자와 대구MBC 기자 간의 10월 18일 카톡대화를 보면 조선 기자는 문제의 사진을 카톡으로 보낸 뒤 ‘대구MBC가 보도한 사진은 남세균 사진이 아니라고 국립환경과학원이 이주환의원실에 답했다'고 했다. 그러자 대구MBC 기자는 “그건 우리 게 아니고 상수도본부에 신고된 의심사례를 검사한 거에요. 우리도 현장에 있었고요"라고 답했다. 조선일보 기자가 보낸 사진이 대구 상수도본부가 검사한 것이고 대구MBC도 검사 현장에 있었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대구MBC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조선일보는 이를 무시하고 20일 ‘[단독]국립환경과학원 “MBC, 무독성 물질을 ‘남세균'으로 둔갑… 수돗물 공포감 조성"이라는 대형 오보를 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오히려 대구MBC를 ‘잘못된 정보 제공자'로 지목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논리는 대구MBC가 대구시에 ‘해당 사진이 대구MBC 분석 사진'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줬고, 국립환경과학원은 그 전제하에서 사진을 분석해 ‘남세균이 아니다'는 의견을 국회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단독]”수돗물 남세균" MBC가 올린 현미경 사진 알고보니…(10월 26일 보도)’에서 “대구MBC가 대구시에 밝힌 ‘이승준 교수팀 촬영본’이란 설명에 따라 국회 요청으로 사진을 분석한 과학원” 이라고 썼다.
조선은 이 기사의 사진 설명에 "대구시는 13일 이 사진의 출처를 담당기자에게 물었고, '이승준 연구팀 촬영본'이란 대답을 들었다. 이튿날인 14일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구시로부터 해당 사실을 확인한 후 분석에 착수, '남세균과 형태학적으로 전혀 다른 물질'이란 결론을 국회에 제출했다."라고 썼다. 그러나 국립환경과학원은 국정감사일인 21일 이전에는 대구시에 사진과 관련한 사실 확인을 한 적이 없다. 환경과학원의 담당 과장, 연구관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따라서 대구MBC가 대구시에 어떤 말을 했는지는 국립환경과학원 분석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14일 국립환경과학원은 대구시로부터 해당 사실을 확인한 후 분석에 착수"라고 써서 대구MBC가 환경과학원의 오인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뉴스타파는 기사를 쓴 조선일보 박상현 기자에게 ‘왜 이렇게 썼냐?’고 사실확인을 했다. 그러자 그는 “본문에는 썼던 ‘국회'라는 표현이 사진설명에서 빠졌네요.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왜 날짜까지 특정해 국립환경과학원이 대구시에 사실확인을 했다고 썼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설명이 없었다. 잠시 뒤 해당 기사의 사진 설명에서 위 표현이 사라졌다. 그러나 본문의 다른 대목에는 유사한 표현이 남아 있다. “대구MBC가 대구시에 밝힌 ‘이승준 교수팀 촬영본’이란 설명에 따라 국회 요청으로 사진을 분석한 과학원” 이라는 표현이 그것이다.
조선일보 기자는 자신이 대구MBC 기자로부터 정확한 사실을 들었다는 팩트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다. 박상현 기자야말로 정확한 정보를 숨겨 이 사태를 초래한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대구MBC를 잘못된 정보제공자로 몰며 책임을 추궁하고 있다. 박 기자는 이승준 교수로부터도 정확한 정보를 들었지만 잘못 해석해 오보를 했다. 그 오보로 이승준 교수와 대구MBC의 명예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도 조선일보는 자신의 오보 책임까지 오보의 피해자들에게 돌리고 있다. 심각한 언론 윤리 위반이다.
그러나 이 기사는 기본 전제가 틀렸다. 대구MBC는 대구 상수도본부가 사진을 제공했다고 주장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구MBC는 국감장의 소동을 다룬 기사에서 “문제 사진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가 다른 시료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무해 녹조류 코코믹사였습니다”라고 썼다. 영상도 대구MBC가 대구 상수도본부의 현미경 분석 장면을 촬영하는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전혀 없다. 따라서 ‘또 MBC 거짓말'이라는 기사는 사실왜곡에 의한 심각한 명예훼손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야당이 국감장에서 “대구상수도본부가 제공했다"며 과학원을 질타했다고 썼다. 그러나 이 대목도 왜곡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초 질의에서 “대구 MBC가 대구시 상수도본부에 가서 여러 검사 장면 촬영한 것 중 하나고..”라고 정확하게 표현했다. 이후 김동진 원장에게 ‘코코믹사 무해하다는 사진 그거 대구시 상수도본부 사진 맞죠?’라는 질문을 한 적은 있지만 그것도 대구 상수도본부에서 해당 사진을 줬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대구시 상수도본부에서 시험하는 장면을 대구MBC가 촬영한 사진이라는 의미였고, 국정감사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오인할 가능성이 없었다.
4대강 보를 지키려는 환경부와 국민의힘, 조선일보의 공조
이번 사태는 4대강 보를 지키려는 환경부와 국민의힘, 조선일보의 잘못된 공조가 초래했다. 문재인 정부 때만 해도 강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해 보를 개방, 해체하는 작업을 주도했던 환경부는 ‘보를 지키겠다'고 공언한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환경부가 제대로 검사해서 밝히는 게 맞는데 이러는 것은 4대강 보가 낙동강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증명이 되기 때문에 피해가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조선일보는 보를 지키려는 동맹의 핵심이다. 조선일보는 4대강 사업 초기 비판보도를 하기도 했지만 완성 이후로는 사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끈질기게 보여왔다. 문제는 그 의지가 사실 보도가 아닌 왜곡 허위 보도로 관철되고 있는 것이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강 특위 부위원장은 “보를 지켜서 국민이 얻을 이익이 없지 않은가? 보가 사람을 공격하고 있는데 조선일보의 보도 행태는 정말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국민 건강 문제를 제기하는 환경단체와 언론에 대해 ‘가짜 뉴스' ‘괴담' 등으로 비난하는 환경부와 국민의힘, 조선일보의 잘못된 공조는 더 이상 계속돼선 안된다. 남세균 문제를 심층 보도해온 강찬수 중앙일보 환경전문기자(미생물학 박사)는 “중요한 건 국민 건강이다. 남세균이 종합적으로 시민들한테 어떤 영향을 주느냐, 물이든 공기든 먹거리든 뭐 수산물이든 간에 종합적으로 어떻게 시민들 입에 들어가든지 시민들 몸속에 들어가서 어떤 영향을 주는지 솔직하게 찾아내서 그걸 차단을 하는 게 중요한 거다. 문제가 있는 걸 없다고 하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