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의 손절 메시지 "한미동맹은 특정 대통령 초월"

2024년 12월 06일 20시 39분

미국 국무부는 한미동맹과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3국 파트너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연일 선명한 ‘손절’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한국 시간 6일 새벽 언론 브리핑에서 “한미동맹은 특정 대통령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 않으며, 한국과의 동맹과 민주주의, 역내 평화 등 공유된 가치 자체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미 국무부 ‘윤 아닌 어떤 대통령이라도 괜찮아’

파텔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2월 3일 전개된 상황에 대해 우려했고,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이후 절차에 대한 미 국무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 내부에서 진행되는 절차로, 한국 헌법에 따라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한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지하며 이것이 우리 동맹의 근본적인 기둥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소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윤 대통령을 계엄령 선포 전처럼 대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는 보다 강한 어조의 답을 내놨다. 
파텔 부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동맹은 양쪽 특정 대통령이나 정부를 초월한다는 것”이라며, “공화당, 민주당 등 우리 정부의 여러 행정부를 초월해온 동맹이자 한국에서도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들여 왔던 한미일 3국 파트너십 또한 윤 대통령의 거취와 무관하게 앞으로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과의 모든 우선순위를 계속 발전시키고 강력한 한미일 3국 파트너십도 진전시킬 것”이라며 “한미 동맹은 여전히 견고하며 미국 국민은 한국 국민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 말했다.

미국 ‘12.3 비상 계엄 선포 해명 기다리고 있어’

자유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는 윤 대통령의 논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피했지만, 윤 대통령에 이번 비상 계엄 선포 사태의 전말에 대한 해명을 촉구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확실히 미국과 국제사회가 그 (비상 계엄 선포)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확실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6일 오전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계엄령 선포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도 “한국의 민주적 절차가 승리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12.3 비상 계엄 선포 이후 첫 장관급 소통이다.

미국 ‘두 번째 계엄령 선포 가능성… 미국에 도움 안 돼’

전문가들은 미국이 윤 대통령의 ‘돌발 행동’을 달갑지 않게 여기며 더 이상의 불확실성을 원치 않는다고 분석한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날 오전 외교안보 저널 ‘저스트시큐리티’에 기고한 보고서에서 윤 대통령의 두 번째 계엄령 선포 가능성을 언급하며, 탄핵소추안 처리 과정과 그 이후의 불확실성에 대한 큰 우려를 표했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이 올해 총선 이후 다수당이 된 야당으로부터 자신과 영부인을 둘러싼 부패 혐의에 대해 탄핵 요구를 받는 등 “언제간 터질 화약고”같은 상황이었는데,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대대적인 시위보다 대통령이 빨리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설명했다. 
6시간 만에 계엄령이 해제되며 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지만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 정치적 교착상태는 장기화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코너에 몰린 윤 대통령이 두 번째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시 계엄령을 선포하는 ‘틀 밖의 시나리오’로 끝난다면, 그것은 매우 나쁜 상황이고 미국에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윤 대통령이 다방면으로 미국의 주요 정책에 중요한 존재였다고 언급했다. 한미일 3국 파트너십 체결 이후 윤 대통령을 제외한 체결 당사자들이 모두 빠지게 된 미국과 일본에는 파트너십의 진전을 위해 윤 대통령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또 윤 대통령의 드라이브로 한국이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탄약과 인도적 지원을 해왔고,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 확보 정책에도 윤 대통령과 한국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런 종류의 위기가 미국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제작진
디자인, 출판이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