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삼성의 밀월, ‘이보다 좋을 순 없다’

2014년 05월 06일 17시 39분


삼성이 오래전부터 돈 벌이가 될 사업분야라고 공언해온 의료와 헬스케어 분야.

`경영복귀' 이건희 첫 지침 "신사업 선점하라"(연합뉴스)
이건희 회장 “글로벌 기업 머뭇거릴때 신시장 선점”(동아일보)

뉴스타파는 이명박 정부 때 별 진척 없던 삼성의 의료 사업 계획들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조용하지만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문가들도 잘 모르는 사이 관련 정책 수립과 정부 조직 구성까지 삼성이 바라던 대로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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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취임 이후 의료법과 보험업법을 개정하고 건강관리 서비스법을 추진하려 했지만 시민사회와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실패했다. 이명박 정부의 입법안은 사실 당시 보건복지부가 삼성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줘 만든 <보건의료산업 선진화방안> 보고서에 담겨 있는 내용과 같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당시 보고서에서 의료 산업 체계의 큰 그림을 원격의료와 건강관리서비스에 초점을 뒀다. 또 건강관리서비스 사업을 위해서는 개인질병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의료 서비스 사업의 실행을 도와줄 범정부추진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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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청사진, 박근혜 정부들어 착착 실행

문제는 이명박 정부 때 실패했던 삼성의 이런 구상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교묘히 이름만 바뀐 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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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로 ICT융합 정책을 추진하면서 내놓은 ‘ICT 힐링 플랫폼’ 사업은 개인의 질병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0년 삼성경제연구소의 건강관리 서비스사업을 위한 개인 질병정보 데이터 베이스화와 맥락이 일치한다.

지난 2월, 이른바 창조경제 1호법이라 불린 ‘ICT 특별법’에 의해 만들어진 ‘정보통신전략위원회’는 의료 등 서비스 분야와 IT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범정부추진기구다. 2010년 삼성의 보고서에 등장한 ‘HT(헬스 테크놀로지) 전략위원회’와 비교하면 ‘정보통신전략위원회'로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 성격은 똑같다. 관리 범위에 의료 이외의 분야도 포함한 것만 다를뿐 ‘범부처’적인 성격이나 ‘민간 전문가 참여’, ‘집행 기능 강화’ 등 2010년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기구의 요건과 판박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 관련 사업을 위해 삼성이 이명박 정부 때 제안했던 범정부추진기구가 박근혜 정부에서 거의 똑같이 구현된 것이다.

지난해 해당 법안 심사 공청회 회의록을 보면 이 위원회의 성격은 더욱 명확해 진다. 당시 정부 측 참고인으로 나온 이종관 미디어 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원격의료 사업의 경우 의료법에 저촉돼 해당 부처인 보건복지부 단독으로는 잘 추진이 되지 않으니 이런 사업의 진행을 위해서는 범정부추진기구 성격의 위원회을 만들고 이 위원회에 상당한 강제력을 부여해야 정책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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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정부추진기구 성격의 위원회가 관할 부처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규제를 풀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관련 부처의 규제는 모두 무력화될 수도 있다.

누구를 위한 의료 규제 완화인가?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정부가 은밀하게 추진하고 있는 의료 관련 정책들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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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삼성은 의료 분야의 규제 완화가 경제 성장은 물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 분야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시장 확대를 노리는 규제 완화가 과연 국민 모두를 위한 정책인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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