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고통을 대하는 이런 태도는 현실에 대한 상징으로 느껴진다. 세월호 유족들은 한때 친구처럼 그들을 위로하던 정치인과 주변 사람들이 순식간에 자신들을 적대하는 일을 경험했다. 얼마 전 발간된 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기록집 <금요일엔 돌아오렴>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시민들의 마음이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 절대적인 호의에서 절대적인 반감으로 바뀌는지 그분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세상이 참으로 교활했다. 언론이, 정치인이, 일부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선장보다 해경보다 더 나쁜 사람들이 되어갔다. 가족들을 조롱하고, 보상금으로 공격했다." (6p) 이런 대목을 보면 욥기는 인류사에서 반복되어 온 고통의 양상에 대한 성경의 오랜 통찰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