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카이스트 교수들, 신고자 동료에게도 신고 철회 압박

2019년 06월 13일 08시 00분

카이스트 교수들이 공익신고자 A 씨 뿐만 아니라 A 씨의 동료 학생에게도 신고 철회를 강요하고 협박한 정황이 뉴스타파가 입수한 녹취파일에서 확인됐다. 카이스트 교수들은 신고자의 동료학생 B 씨를 불러, “신고 멈추지 않으면, 실험실 문닫아”라고 협박하거나 “신고 취하하고 2, 3년 지나면 사람들 다 잊어버려”라며 회유했다. 공익신고자 A 씨는 지난해 1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카이스트의 전문연구요원 복무위반 실태를 병무청에 제보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동료학생 B 씨의 면담 녹취 파일에는 카이스트 교수들의 회유와 강요 정황이 담겼다. 지난 4월 19일, 카이스트 교수들은 B 씨를 잇따라 만나 1대1 면담 형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이 학생은 면담 이후 지도교수로부터 다른 학생들과 같이 사용하던 실험실 출입을 금지당했다. 동료학생이 다른 학생들을 감시할까 다른 학생들이 불안해한다는게 그 이유였다.

학과장 “신고 멈추게 해, 제발”... 동료학생에게 강요

학과장 김 모 교수는 이날 B 씨와의 대화에서 전문연구요원 복무 위반 제보자로 A 씨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김 모 교수는 이 동료 학생에게 A씨의 공익 신고를 멈추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왠지 너무나 너무나 A 씨가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내가 B씨에게 부탁할게. 여기서 멈추게 도와줘. 멈추게 제발. A 씨일 것 같다. 제발 여기서 모든걸 멈추라고. 제발 안 그러면 어떻게 훌륭한 과학자가 되니. 상상만해도 그냥 느낌이 오잖아.

김 모 교수 / A 씨 전공 학과장

또 김 모 교수는 신고를 철회하면 “조용해진다”, “2, 3년 지나면 사람들은 다 잊는다”며 B씨를 회유하기도 했다.

그냥 신고한 것 다 취하시키라고 하세요. 그러면 조용해 진다고. 모두가 조용해 지고 A 씨 사람들은 그런 것 다 잊어버려, 이제 정말. 2, 3년 지나면 다 옛날 이야기처럼 되고 잊어버려.

김 모 교수 / A 씨 전공 학과장

심지어 김 모 교수는 신고자 A 씨가 분노를 조절해야 한다며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인에 대한 엄격함, 그걸로 인한 집요함. 그걸로 인해서 너무나 주위 사람들이 힘들어지고 있잖아. 내가 볼 땐 이 정도면 상담 받고, 남에 대한 엄격함과 분노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 내가 볼 때는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못하고 있는 거예요. 상담과 치료가 필요할 것 같아요.

김 모 교수 / A 씨 전공 학과장

지도 교수 “전문연 폐지되고 실험실 문 닫고"... 동료학생에게 압박

동료학생에 대한 압박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같은 날 지도교수인 이 모 교수가 B 씨를 또 불러냈다. 이 모 교수는 신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실험실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는 협박까지 했다.

내가 생각해봤을 때 최악은 서로가 서로를 고발하고 이 과정에서 A 씨도 드러나고 제적당하고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군복무 안 되어있던 사람은 군대 끌려가고, 검찰 고발해서 전수조사하면 몇 백명이 나올 수 있지. 전문연구요원 폐지되고 우리 실험실은 문 닫고 나는 잘리고. 흘러갈 수 있는 스토리가 그거야.

이 모 교수(A 씨 지도교수)

또 이 모 교수는 다른 학생들이 B 씨를 공익신고자 A 씨의 조력자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연구를 계속 할 수 있겠냐는 말까지 꺼냈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학생들은 B 씨를 같이 묶어서 생각해. B 씨가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B 씨는 어떻게 할거야. 이 상황에서? B 씨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분위기에서? 나는 계속 연구를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이랑 한 공간에서?

이 모 교수(A 씨 지도교수)

뉴스타파와 만난 김 모 교수는 자신은 A 씨를 신고자로 특정하지 않았으며 B 씨에게 신고 철회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가 공익신고 했는지 지금도 몰라요. 정확하게  제 마음속에 있는 짐작이지. 혹시 A씨가 이랬던 건 아닐까. 근거는 없잖아요. 제가 공익신고를 멈추라? 되게 조심하면서 말했을 겁니다.

이 모 교수도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동료 학생 B 씨를 회유하거나 압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취재: 강민수
촬영: 신영철 최형석 이상찬
편집: 김은
CG: 정동우
디자인: 이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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