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민주당에 음주운전 가산점?...양당 후보 음주운전 전력 따져보니

2024년 03월 08일 17시 00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3.7) 비상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음주운전 전력자 공천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혹시 이재명 대표 본인도 음주운전 전과자지 않나. 민주당에는 혹시 음주운전 가산점 같은 게 있는가. 그렇게 공천을 운영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5대 (기준) 그것에 포함되는 것 아니었나. 근데 민주당의 기준이 뭔지 저는 물어보고 싶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3.7)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3월7일 비상대책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전략 공천한 유동철, 김용만 두 후보자가 모두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이재명 대표의 음주운전 전력을 소환하며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 원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물어보고 싶다는 '민주당의 기준'을 확인해 본 결과 국민의힘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특별당규에서 정한 공천 부적격 심사기준을 보면 음주운전 항목은 선거일로부터 15년 이내 3회 이상, 10년 이내 2회 이상, 윤창호법 시행(2018.12.18) 이후 적발시로 되어 있고
국민의힘의 경우는 20년 이내 3회 이상, 10년 이내 2회 이상, 윤창호법 시행(2018.12.18) 이후 1회 이상으로 대동소이합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유동철(2회, 2004년과 2013년), 김용만(1회, 2011년) 후보 모두 공천을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뉴스타파가 오늘(3.8)까지 공천이 확정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지역구 후보자를 전수조사해 음주운전 전과 기록이 있는 사람을 살펴보니 두 당 모두 공교롭게도 17명으로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공천이 확정된 지역구는 국민의힘이 213곳, 더불어민주당이 199곳인데 이 가운데 음주운전 전과 기록이 있는 공천 확정자를 뽑아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예비후보자 선관위 미등록 각각 4명, 2명 제외)
국민의힘 공천 확정자 중 음주운전 전과자 명단(3.8현재)
더불어민주당 공천 확정자 중 음주운전 전과자 명단(3.8현재)
이 가운데는 21대 국회 현역의원이 각각 5명씩 포함돼 있는 것도 똑같았습니다. 국민의힘 구자근, 유의동, 이상민, 이양수, 조해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오정식, 이재명, 허영, 허종식 의원이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현역 의원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음주운전 전과자 2명(유동철,김용만)을 전략 공천한 것처럼, 국민의힘도 음주운전 전과 기록이 있는 김용태, 조해진 2명을 전략 공천했습니다.
경선이 아닌 단수 추천으로 음주운전 전력자에게 공천을 준 것도 국민의힘 9명, 더불어민주당 8명으로 비슷합니다.
그나마 차이가 있다면 국민의힘이 공천한 음주운전 전과자들은 보수가 우세한 지역에 7명, 진보우세지역에 8명, 경합지역에 2명이 출마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진보우세지역에 3명, 보수우세지역에 12명, 경합지역에 2명의 음주운전 전력자를 공천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당선자 가운데 음주운전 기록을 가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보다는 국민의힘 쪽에서 나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습니다.
경실련이 어제(3.7) 발표한 자료를 보면, 21대 국회에서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의원은 국민의힘 13명, 더불어민주당 19명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6명 더 많지만 의석수(3.8 기준)가 국민의힘 114석, 더불어민주당 158석임을 감안하면 소속 의원수 대비 각각 11%와 12%로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음주운전에 관해서라면 공천 심사 기준이나 관련 의원 수, 공천자 등에 있어 거대 양당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내로남불식의 근거없는 공격 보다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공천 심사 기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작진
취재최기훈 홍여진
그래픽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