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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등급’ 해외자본에 카지노 밀실 허가

2014년 04월 01일 20시 36분

이번에 허가가 난 영종도 카지노에 투자한 외국 업체 가운데 하나는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인 투기등급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턱없이 낮은 신용등급으로 정부의 투자 적격 심사를 통과한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영종도에 카지노를 허가받은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부동산 자본 리포그룹과 미국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가 각각 6대 4의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국제 신용평가 회사 S&P는 지난해 5월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등급 낮췄다. 실적도 안 좋고 재무구조도 취약하다는 평가를 함께 내렸다.

CCC+등급은 S&P 기준으로 22개 등급 가운데 17번째 등급이다. ‘돈을 빌리면 갚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vulnerable to nonpayment)’ 투기등급이다. 현재도 여전히 투기등급인 CCC+이다.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단서 조항도 붙어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라고 불리는 S&P와 무디스, 피치에 공개된 시저스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가운데 투자적격은 단 한 군데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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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S&P Cuts Caesars Rating on Weak 1st-Quarter Results, Unsustainable Capital Structure(WSJ)

하지만 문화부는 3월18일 카지노 사전심사 결과 기자회견에서 “(카지노) 사전심사위원회에서는 청구인의 투자규모와 신용상태 등 청구자격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투기등급에 해당되는 투자자가 속한 컨소시엄이 어떻게 사전심사를 통과했을까.

리포-시저스 BBB-등급은 국내신용평가사 등급

리포-시저스가 문화부의 사전심사에 제출한 신용등급은 BBB-, 투자 적격 가운데 가장 하위 등급이긴 하지만 요건은 충족시켰다. 리포-시저스의 등급은 해외 신용평가회사가 매긴 등급이 아니라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이 매긴 점수다. 리포-시저스의 투자등급을 결정한 국내의 A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시저스의 등급이 나쁜 건 사실이다. 리포도 재무재표상에 마이너스(손실)가 보이기는 하지만 차입구조나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었다. 이 부분을 고려했다.”라고 투자적격 등급을 매긴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기업이라도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이 매기는 등급은 해외에 비해 몇 단계 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B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현대자동차 등급이 AAA인데 미국에서는 BBB정도다. 기본적으로 해외 신용등급하고 국내 신용등급하고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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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해외와 국내의 신용등급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해외신용평가사 피치와 국내 신용평가사 2곳이 동시에 평가하고 있는 한국기업 34곳의 등급을 일일이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 평가사에서 매긴 점수가 해외 평가사와 비교해 평균 4.5단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해외신용평가회사의 점수로는 투자부적격 등급에 해당하는 외국 업체가 해외가 아닌 국내 신용평가 기관을 통해 등급을 투자적격 중 가장 하위인 BBB-에 맞춘 뒤 점수를 제출했다는 뒷말이 나온다. 리포-시저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필요로 하는 투자등급을 받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부분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데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사전심사제 때문에 카지노 허가 관련 근거도 모두 ‘비밀'

문화부는 카지노 사전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체 총점이 기준을 넘었다는 사실만 밝혔다. 뉴스타파는 신용평가 등급 등 세부적인 심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심사결과 보고서 열람을 요청했지만 문화부는 거절했다. 문화부는 “현재 사전심사제는 법적으로 민원 처리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민원 서류는 공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작성한 보고서와 등급도 역시 비밀이다. 고객이 요청할 경우 기밀을 유지해야 한다고 신용평가사 측은 밝혔다.

결국 사전심사제 때문에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이는 동시에 카지노 허가와 같은 민감한 결정의 근거들도 이를 핑계로 모두 비공개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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