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수 "대검 중수부가 조우형 봐준 건 오래된 검찰 게이트다"

2023년 10월 18일 14시 03분

김만배-신학림 72분 녹음파일을 '허위 인터뷰'로 규정하고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은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허 기자는 지난해 3월 1일, 대장동 자금책 조우형 씨의 사촌형인 이철수 씨와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이 나눴다는 대화 녹취록을 보도했다.
검찰은 이 기사가 조작됐다고 보고 있다. 녹취록에 등장한 최재경이 사실은 민주당 김병욱 의원 보좌관인 최모 씨라는 것이다. 검찰은 최근 이철수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씨는 조사에서 "최재경 전 중수부장을 만나거나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영장에 적은 '가짜 녹취록' 혐의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이철수 "가짜 녹취록과 조우형 봐주기는 별개의 사안" 

검찰은 그러나 이철수 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가 조우형을 수사하지 않은 이른바 '봐주기 의혹'과 관련해서는 어떤 입장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씨는 16일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가짜 녹취록' 수사와 2011년 대검 중수부가 조우형을 봐줬는지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둘 다 정확한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를 따져봐야 한단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해 2월24일, 이 씨가 기자(당시 JTBC 소속)와 만나 70분간 진행한 인터뷰 내용과도 다르지 않다. 이 씨는 인터뷰에서 대장동 사건의 전말과 조우형 봐주기 의혹에 대한 의견을 자세하게 쏟아냈다. 인터뷰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JTBC 보도 화면 갈무리(2022.2.28). 이철수 씨(모자이크된 인물)가 2022년 2월 24일 경기도 성남시 모처에서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철수 "대검 중수부 조사 받고 나온 조우형과 직접 통화했다" 

이철수 씨는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처남이다. 조우형과는 사촌지간이다. 그는 조우형이 대표이사를 역임한 차명 SPC인 더뮤지엄양지에서 고문으로 일했다. 실제로 더뮤지엄양지의 법인 등기부등본에는 이철수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런 이유로 이철수 씨는 2011년 대검 중수부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사실 문제는 회사 대표였던 조우형이었다. 조우형은 여러 차명 SPC를 이끌며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천억 원에 달하는 불법 대출을 받았다. 이에 더해 조우형은 대장동과 수원 망포동 사업장에 부산저축은행 대출금을 알선해주고 커미션 20억 4,500만 원을 챙긴 상태였다.  
조우형은 2011년 4~5월쯤 대검 중수부에 두세 차례 출석했다. 이철수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 기자 : (조우형과) 전화 통화를 하신 거에요? 아니면 만나서?

● 이철수 : 전화를. 네.

○ 기자 : 그러니까 (조우형이 대검 중수부) 조사를 1회 2회. 두 번 받았는데.

● 이철수 : 네. 그러니까 1회 때는 연락이 안 왔고. 아, 1회 때 연락이 왔고, 2회 때는 이제 자기가 (조사) 받으러 간다.

○ 기자 : 1회 때 (조사)하고 나서 (조우형이) 어떻게 말을 하던가요? 

● 이철수 : 1회 때는 그냥 애가 완전히 정신이 나가 있어요. 형, 나 어떻게 해야 되냐 그러길래. 그걸 갖다 누구한테 도움을 받아야 되냐. 그래서 내가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한테 내가 도움을 받아라. 그때 당시 김양이 사실은 그때 당시 구속이 되면 얘는 다른 임직원하고 달리 돈도 좀 이렇게... 비자금으로 만들어 놨던 걸로 알고 있고. 그래서 굉장히 도움을 받아갖고 너도 변호사 구해서 이렇게 해라. 아마 조우형이도 굉장히 뭐 하고 그런 문제로 (김양과) 서로 다투고 이렇게 했어요.

○ 기자 : 그런데 (조우형이) 저한테 이야기할 때는 박영수가 아니고 그 밑에 이제 ○○○ 변호사 하고 골프 한 번 치고 끝냈다. 그냥 (수사에) 협조만 하고 간단하게 끝났다는 거예요. 

● 이철수 : 박영수가 바보입니까? 기자님이 더 잘 아실 거 아니에요? 박영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데 그 사람이 무료로 변론해 줄 사람이에요? 그 다음에 그걸 자기가 리스크가 따르는 거였는데.

○ 기자 : 그러면 박영수를 선임했다고 나중에 들으셨어요? 언제 (조우형이) 박영수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는 사실을?

● 이철수 : 2차 조사 받고 난 다음에.

○ 기자 : 또 전화가 왔습니까?

● 이철수 : 네. 어떻게 형 오늘 완전히 갔지만 그냥 나왔다고 그래서. 내가 놀라서 어떻게 된 거냐 누구 소개로 박영수라는 사람을 변호사를 썼는데 그냥 수사 안 하기로 했다고.

○ 기자 : 수사를 안 하기로 했다고?

● 이철수 : 조사를 안 하기로 했다고. 그래서 자기도 그걸(박영수 말) 믿고 갔더만. 오늘 진짜 가서 뭐 한시간도 안 걸려서 그냥 나왔다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야 그거 잘했다.

이철수-봉지욱 기자 인터뷰 중(2022.2.24)

판결문과 일치하는 이철수 증언 "조우형, 부산저축은행 경영진 비자금 조성에 관여" 

이 씨를 비롯한 회사 임직원들은 조우형이 당연히 구속될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조우형이 참고인 조사만 받고 풀려나면서 모두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이 당시 조우형은 부산저축은행의 불법 차명 SPC만 운영한 게 아니었다. 
지난 4일 뉴스타파는 조우형이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과 돈세탁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담긴 법원 판결문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  판결문 속 조우형, 부산저축은행 '9억대 비자금' 세탁한 정황
판결문(부산지법 2014가합48203)에는 조우형이 직원과 가족의 계좌까지 동원해 자금을 세탁한 사실이 고스란히 적혔다. 2010년 11월 26일, 부산저축은행은 자신이 지분 100%를 갖고 있던 차명 SPC '화경건설'에 9억 5000만 원을 송금한다. 화경건설은 이를 다시 조우형의 계좌로 이체한다. 조 씨는 9억 5000만 원 중 7억 5000만 원을 수표로 인출했고, 이를 다시 여러 곳으로 나눠서 세탁했다. 
이철수 씨의 증언은 판결문 내용과도 일치한다.
● 이철수 : 우형이한테 들은 이야기 그다음에 내가 이제 나도 또 이제 검사들한테 들은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그때 당시에 제일 처음에 조우형이가 2011년도인가 20212년도인가 그때가 언젠지 모르겠다. 첫 조사를 받고 난 다음에 애가 완전히 거의 뭐 패닉에 빠졌어요. 저는 그런 게 처음 경험해 보는 거고 그 다음에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일 첫 번째는 수사 강도가 굉장히 높았거든요. 나한테 전화가 오고. 뭐 지 나름대로 동네방네 이제 연락을 하고 그러면서 이제 김만배가 이제 박영수를 소개를 시켜주면서. 다들 어느 정도 아는 사람들은 우형이는 아마 구속될 거다라고 다들 그때 이야기를 했었어요. 그게 이제 김양(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돈 심부름 했던 것들이. 그때 당시에 이제 뭐 김양이가 처음에는 단순한 돈 심부름을 시켰어요. 예를 들자면 박태규한테 로비 자금 건네주고. 뭐 이런 단순한 걸 시켰지만 나중에는 이제 그걸 하면서 이제 김양이도 돈(비자금)을 만들어야하잖아요.

○ 기자 : 그렇죠, 네.

● 이철수 : 돈을 만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SPC에서 자기네들이 대출을 만들었다가 다시 받아가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거든요.

○ 기자 : 네.

● 이철수 : 그래서 (김양이) 우형이한테 시킨 거예요.

이철수-봉지욱 기자 인터뷰 중(2022.2.24)

이철수 "대검 중수부가 조우형 봐준 건 오래된 검찰 게이트다"

이철수 씨는 16일 통화에서 "김병욱 의원과 보좌관을 만났을 때도 과장급인 주임검사 윤석열 한 명이 조우형을 봐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도 이 씨는 이 사건은 "오래된 검찰 게이트"라고 정의했다. 김만배나 박영수가 윤석열 과장의 상관에게 청탁하고, 윤석열 과장은 상관의 지시를 이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이는 물론 본인의 추정일 뿐,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이 씨는 대검 중수부가 대장동 대출을 수사하지 않은 것, 조우형을 수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윤석열 후보가 차라리 수사가 미진했다고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아예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수는 부산저축은행 회장의 친인척이자, 부산저축은행의 차명 SPC에서 조우형과 함께 일한 핵심 인물이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지난 14일, 검찰은 JTBC를 압수 수색하면서 이철수 70분 인터뷰 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최재경을 만난 적 없다"는 이철수의 검찰 진술만 강조할 뿐,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 이철수 : 제일 처음에 이게 검찰 게이트가 맞다. 윤석열 게이트가 아니라, 오래된 검찰 게이트다. 예를 들어서 위의 사람이 전관예우로 부탁하고 윤석열이는 그때 진짜 과장을 줘서. 잘 나가는 과장은 아니었잖아요. 위에서 시키니까 잘 나가기 위해서 했던 거고, 아무 생각 없이...이건 완전히 검찰 게이트고 지금 또 내가 생각나는 건 조우형이 윤석열이 뭐 이런 문제가 아니라 그런 것들이 계속 누적되어 왔고. 그때 당시에는 윤석열씨도 대통령 후보가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 기자 : 그렇죠.

● 이철수 : 위에 시키니까 한 거고.

○ 기자 : 추정을 하시는 거죠. 그거는 추정이죠? 알 수 없잖아요?

● 이철수 : 근데 지금 제가 볼 때는 지금이라도 그러면 그때 당시 수사가 잘못됐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게 낫지. 저런 식으로 해서 넘어갈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이철수-봉지욱 기자 인터뷰 중(2022.2.24)
제작진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