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

2024년 12월 07일 15시 10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연일 미국 국무부가 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계엄령 선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브래드 셔먼 미 연방 하원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은 한국 시간 7일 새벽 워싱턴DC의 미 의회 의사당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었다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자, 민주주의와 법치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계엄령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터무니없었다”면서 “다행히 몇 시간 만에 중단되긴 했지만 계엄령은 한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약화시켰다”고 꼬집었다.
셔먼 하원의원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헌신하는 한국 국민의 단합'과 '양국의 국민들의 관계를 포함한 한미관계'가 한국의 국가 안보를 지탱하는 두 가지 기둥"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 두 가지를 모두 훼손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셔먼 의원은 “한국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1950년대에 함께 싸웠다는 사실의 잔재가 아니라 한국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 공동의 헌신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실패하게 만든 한국 국민과 국회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셔먼 의원은 “터무니없는 계엄령 선포에 직면했을 때 한국 국민들의 행보는 전 세계에 영감을 주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을 감쌀 수도 있었던 여당 의원들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사당(을 봉쇄한 경력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190대 0으로 표를 던져 계엄령을 중단시켰다”며 본회의장으로 향한 18명의 여당 의원들에게도 찬사를 보냈다.
윤 대통령의 3일 밤의 기습 계엄령 선포는 미 의회에 큰 충격을 줬다. 
앞서 미국 현지시각 3일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민주당, 미네소타)은 긴급 성명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희생시켜 권력에 매달리기 위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는 “인권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며 반대 세력을 폭력적으로 억압하려는 시도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5일 미 하원의 초당파적 조직인 ‘코리아 코커스’ 소속 아미 베라(민주당, 캘리포니아), 조 윌슨(공화당,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4명의 하원의원도 이번 사태에 대한 성명을 냈다. 지한파로 알려진 이들 의원들은 “한미관계는 민주주의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공동의 헌신을 바탕으로 구축되었다”며, “우리는 평온과 평화, 민주적 헌법 질서로의 복귀를 촉구”를 주장했다. 
7일 오전 브래드 셔먼 미 연방 하원의원의 하원 본회의장 연설 전문은 아래와 같다.
의장님, 저는 대한민국 국민과 국회의원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터무니없는 계엄령 선포에 직면했을 때 그들의 행보는 전 세계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의사당(을 봉쇄한 경력을 뚫고) 안으로 들어가 190대 0으로 표를 던져 계엄령을 중단시켰습니다. 심지어 윤 대통령을 감쌀 수도 있었던 여당 의원들까지도 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이자, 민주주의와 법치를 위한 전 세계의 노력에 대한 모욕이었습니다. 
또한 국가 안보를 이유로 계엄령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도 터무니없었습니다. 다행히 몇 시간 만에 중단되긴 했지만, 계엄령은 한국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약화시켰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국가 안보의 두 가지 기둥이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헌신하는 한국 국민의 단합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훼손했습니다. 둘째는 한미관계와 양국 국민 간의 관계입니다. 한국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1950년대에 함께 싸웠다는 사실의 잔재가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지만, 그보다 한국에 대한 헌신은 민주주의에 대한 공동의 헌신이 있기에 존재합니다. 윤 대통령은 이것도 훼손하려 했습니다.
저는 그의 시도를 실패하게 만든 한국 국민과 한국 국회의원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2024. 12. 6. (현지시각) 브래드 셔먼 미 의회 하원의원 (민주당, 캘리포니아) 연설문 전문
제작진
취재김지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