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에 주목해 주십시오.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테러를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어떤 사람이 테러에 연루되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판단하고, 가능성이 있다고 결정하는 주체는 누구일까요? 네, 그렇습니다. ‘테러 통합대응센터의 장’입니다. 국정원장이 실질적인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사람이죠. 사실상 국정원이 테러에 연루되었다고 의심하기만 한다면 그 누구든 전방위적인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테러와 연관된 그럴듯한 이유만 댈 수 있다면 출입국 기록과 금융거래, 통신 내용까지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아무런 법적 권한 없이도 해킹 프로그램을 구매해 민간인들에 대한 무작위적인 사찰을 해온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이 ‘합법’의 외양까지 갖추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말로 이 권한을 순수하게 테러 방지에만 국한해서 사용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