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X PD수첩 '각하의 빚 970억 원, 전두환 일가 세습의 비밀'

2021년 06월 23일 10시 00분

970억 원. 2021년 6월 현재 전두환이 국가에 내야 할 추징금액입니다.
지난 2013년 전두환의 장남 재국 씨는 공개적으로 약속했었습니다. "가족을 대표해 추징금 완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이죠.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추징금 전액 환수는 먼 얘기처럼 보입니다. 그럼 전두환과 그의 일가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뉴스타파는 MBC <PD수첩>과 함께 전두환 일가 재산을 다시 추적했습니다. 추징금은 나몰라라 한 채 버젓이 잘 살고 있는 전두환 일가의 모습을 속속들이 확인했습니다. 전두환의 장남 재국 씨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주)북플러스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서가 중요한 단서가 됐습니다. 재국 씨는 사적으로 써서는 안 되는 법인카드를 서울 강남의 고급 식당, 음반 매장, 심지어 일본과 싱가포르 등을 다니며 펑펑 쓰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슬기로운 호화생활'입니다.  
재국 씨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은 2019년 (주)북플러스의 대주주가 된 A 씨가 공개했습니다. A 씨는 북플러스의 대주주임에도 회사 내부 자료를 볼 수 없었습니다. 재국 씨 측이 온갖 방해를 해 경영에 관여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A 씨는 법원의 도움을 받고서야 자신이 대주주인 회사에서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A 씨가 자료를 입수해 보니, 재국 씨는 매달 1300만 원의 월급 외에도 매달 600만 원까지 쓸 수 있는 법인카드를 갖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북플러스 직원들의 평균 월급은 100~200만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뉴스타파 X PD수첩> 취재팀은 전두환에게서 시작된 부정한 재산이 장남 재국 씨를 넘어 장손자인 우석 씨에게 흘러간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이런 '3대 세습'은 재국 씨가 30년 넘게 개인회사로 운영해 온 음악 관련 출판사 '음악세계'에서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우석 씨는 현재 주식회사로 전환된 음악세계의 대주주이자 등기이사입니다. (관련기사:전두환 장손, '전두환 그룹' 주인 등극...3대 세습 본격화
전두환 일가를 대표해 '전두환 추징금 완납'을 약속했던 재국 씨. 8년 만에 다시 연락이 된 그는 추징금 완납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한테 물어보실 일은 아니다, 저의 추징금이 아니지 않냐"고 딴소리를 했습니다. 
제작진
취재강민수 한상진
촬영이상찬 오준식 김기철 최형석
웹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