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서류로 정부보조금 빼돌린 조계종 봉사단체

2018년 07월 30일 21시 10분

한 불교 봉사단체가 가짜 영수증을 제출해 정부 보조금을 빼돌린 의혹을 사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신도회 부설기관인 사단법인 ‘날마다좋은날’은 해외 봉사활동 관련 호텔 숙박비 증빙 서류 등을 허위로 만들어 회계 자료로 제출했다. 이렇게 해서 처리된 정부 보조금은 700만 원 가량이다.

날마다좋은날은 지난 2016년 총 41명의 봉사단을 구성, 정부 보조금 3500만원을 지원받아 해외 자원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 단체는 캄보디아 씨엠립 인근 로까초등학교에서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5박7일 간 한국 문화를 알리고 환경 정화 활동을 벌였다.

날마다좋은날측이 행정안전부에 제출한 회계자료를 보면 이 기간동안 정부 보조금 453만 원과 자부담 668만 원 등 1121만 원을 호텔 숙박비로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회계자료에 숙박비 영수증은 없었다. 날마다좋은날측이 증빙자료로 제출한 것은 인보이스, 즉 호텔 숙박비 견적서였다.

뉴스타파는 봉사단원들이 실제로 해당 호텔에서 숙박했는지 검증했다. 한 봉사단원은 취재진과의 전화통화에서 “봉사기간에 로터스월드 어린이센터에서 묵으며 봉사현장을 오갔다”고 말했다.

로터스월드는 국제개발 비정부기구로, 조계종 산하 보현선원의 회주인 성관스님이 이사장을 맡아 운영하는 단체다.

날마다좋은날 측이 식비 명목으로 정부 보조금에서 268만 원, 자부담 429만 원 등 모두 697만 원을 지출했다는 회계보고도 허위였다. 봉사단원들은 불교에서 음식을 바치는 행위를 뜻하는 ‘공양’팀을 따로 꾸려 식사를 자체 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날마다좋은날측은 호텔 숙박비와 식비를 허위로 꾸민 사실을 인정했다. 장성원 행정지원팀장은 “로터스월드에서 숙박비 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없어 마치 호텔에서 숙박한 것처럼 영수증을 꾸몄으나 로터스월드에 숙박비를 지불했고, 이 돈은 유치원 신축비 지원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날마다좋은날 측이 정부에 제출한 회계자료에는 유치원 신축 지원비로 5000달러, 통역비로 1700달러를 지출한 영수증이 포함돼 있다. 이 영수증은 로터스월드 어린이센터 명의로 발행됐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날마다좋은날측에 모두 1억76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지원했다.

취재 : 황일송
촬영 : 정형민
편집 : 정지성
CG  : 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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