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한국전쟁 72주년을 맞아 전쟁 당시 미 공군의 서울 용산 일대 융단폭격 장면 촬영 원본을 미국 국립문서보관청(NARA)에서 입수해 공개합니다. 이 영상은 뉴스타파가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해외 소재 현대사 사료 수집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한 8천여 건의 영상 자료 중 하나입니다.
미국 국방부가 촬영한 이 영상의 제목은 ‘B-29s(FEAF: 극동공군) 19TH BOMBER GROUP; Okinawa and Over Korea 1,2,3,4 August 1950(AF #6)’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촬영일은 1950년 8월 1일부터 4일까지입니다. 영상에는 미 극동공군 제19폭격전대 소속 B-29 폭격기가 일본 오키나와에서 이륙해 한반도 상공에서 500파운드짜리 파괴 폭탄 등을 투하하는 모습이 상세히 담겨있습니다. 35mm 흑백필름으로 촬영됐으며 영상의 전체 길이는 9분 40초입니다. 촬영자는 그림(Grimm) 대위라고 기재돼 있습니다. 촬영 원본 전반부는 용산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지역 폭격 영상이며, 후반부는 북한 원산 지역 폭격 장면입니다.
이 영상은 지난해 국내 기관이 공개하고 여러 언론사가 보도한 'RG 111 CB 101'(미군 월간 전황 필름 101호, 1950년 7월 10일에서 8월 10일까지)에 나오는 5초 가량의 용산 폭격 영상 촬영 원본입니다.
이 촬영 원본에는 용산 일대에 파괴 폭탄이 투하되는 장면과 폭격 후 거대한 버섯 구름이 피어오르는 피해 지역이 찍혀 있습니다. 또 폭격 장면뿐만 아니라 B-29 전략 폭격기 이착륙, 편대 비행, 조종석, 조종사 탑승, 오키나와 비행장, 폭격기 정비 등 상세한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 1950년 8월 초, 미군의 용산 폭격과 피해 지역 촬영 원본 캡쳐 화면
한국전쟁 당시 미 공군은 용산기지를 비롯해 용산역과 용산조차장, 서빙고, 원효로, 해방촌 등 용산 일대, 한강철교, 서울역 주변 등을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융단폭격했습니다. 한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전쟁 개전 이후 3개월 동안 서울에서는 미군 폭격으로 4,200명 넘는 민간인이 사망했습니다. 이 가운데 2,700명이 용산 거주민이었습니다.
광고와 협찬을 받지 않고 시민 후원으로 운영하는 비영리 독립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3년 동안 해외 각지의 공공 기록관 등에서 발굴·수집한 현대사 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시민과 공유하는 사이트(뉴스타파 공공아카이브)를 통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뉴스타파가 해외에서 공들여 발굴한 자료를 공개하고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후원회원의 회비로 수집한 이 자료가 우리 사회의 공적 자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는 한국전쟁 72주기를 맞아 용산 폭격 촬영 원본을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관련 영상 등 한국전쟁 관련 영상을 추가로 공개할 예정입니다. 유튜브 기반의 ‘뉴스타파 공공아카이브’ 사이트는 영상을 검색하고 열람할 수 있는 기능뿐 아니라 공익 목적으로 영상을 사용하려는 경우 자료 신청 기능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