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의 내란-계엄을 막은 사람들
2024년 12월 22일 19시 50분
뉴스타파는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나타난 국정원의 지시시항과 일치하는 내용이 담긴 트윗글을 발견했다.
IAEA 사무총장이 한국의 원전에 대해 호평했다는 내용으로 국정원장은 지난해 11월 23일, 이 내용을 널리 홍보할 것을 지시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확인한 결과 IAEA 사무총장이 한국 원전을 호평했다는 내용은 언론 어디에서도 보도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 지시사항이 국정원 게시판에 올라있는 문구 그대로 몇 개의 트윗글에 올라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 트윗글을 올린 아이디는 뉴스타파가 국정원과 연계된 계정으로 분류한 아이디와 일치했다.
결국 뉴스타파가 3회 방송에서, “국정원 연계 추정 그룹이 트위터 상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했다“고 보도한 내용이 사실상 확인된 셈이다.
뉴스타파는 보강취재를 통해 국정원과 연계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을 100여 개 더 찾아냈으며, 이로써 모두 160여 개의 트위터 계정이 트위터 상에서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뉴스타파의 지난 3회 방송 이후, 휴면계정으로 남아있던 트위터 계정 17개 가운데 8개가 삭제돼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타파는 지난 15일 업로드한 뉴스에서 국정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들이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일삼아왔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 기록된 지시사항 이 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들을 통해 실제 유포된 사실이 뉴스타파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진 의원이 원세훈 국정원장 지시사항이라며 공개한 문건에 담긴 내용입니다. 하지만 당시 어느 언론에서도 IAEA 사무총장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한국의 원전 정책을 호평 했다는 IAEA 사무총장의 발언을 접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지시내용과 똑같은 글이 트위터 상에서 발견됐습니다.
‘신사의품격’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사용자가 원세훈 국정원장이 관련 발언을 했다는 날로부터 4일 뒤에 트위터 상에 직접 작성해 올린 글입니다.
이른바 ‘지시강조 말씀’ 문건에 있는 내용과 문구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습니다. 게시판에 올라온 지시 말씀을 그대로 트위터에 퍼날랐다고 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신사의 품격이라는 아이디는 뉴스타파가 앞서 보도한 국정원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60여개 중 하나 였습니다. 이 아이디 사용자는 종북 비판 트윗 등을 반복해서 올리다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계정을 삭제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디 ‘신사의품격'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같은 방식으로 활동했던 다른 트위터 계정들도 국정원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합니다.
뉴스타파가 콘텐츠 허브로 지목했던 아이디 '오빤미남스타일'이 대표적입니다. 이 계정은 지난해 12월 11일 활동을 멈췄으나 계정 자체는 살아있었는데 지난 15일 뉴스타파의 보도가 나간 직후 폐쇄됐습니다.
이처럼 뉴스타파 보도 이후 삭제된 트위터 계정은 모두 8개에 이릅니다. 모두 국정원 연계 트위터 계정으로 지목돼 뉴스타파 보도화면에 노출됐던 아이디로, 지난 3달 동안 휴면 상태에 있다 갑자기 삭제된 것입니다. 누군가의 지시로 일사분란하게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타파는 별도 경로를 통해 국정원이 인터넷뿐 아니라 트위터 상에서도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추가 분석을 통해 국정원과 연계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 100여 개를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대부분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지난해12월 11일 일제히 종적을 감춘 것과 함께 게시글의 내용, 날짜 별 트윗 활동 추이 등도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스타파가 지금까지 확인한 국정원 연계 의혹 트위터 아이디만 160여 개. 한두 명으로는 도저히 관리할 수 없는 숫자입니다. 이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선과 관련된 트위터 글도 다수 유포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야권 단일화 후보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에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집단으로 리트윗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을 거론하며 연말 보궐선거에서 제대로 된 교육감을 뽑아야 한다는 트윗도 발견됐습니다.
특히 이 트위터 계정들은 한 극우 인사가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특정 후보를 편드는 글을 올리자 그것을 집중적으로 퍼 날랐습니다.
'문-안의 스와핑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천운이 박근혜 편'이라는 내용인데 리트윗한 69개 계정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뉴스타파가 이미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파악한 이용자들이었습니다. 사전에 치밀하게 트위터 등을 통한 선전 계획이 수립돼 있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진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여러 번 나옵니다.
이른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문건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는 그야말로 국기를 흔드는 사건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기관의 여론 조작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트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 조현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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