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덕분에 5만 6천 원짜리 우동을 먹다
2014년 06월 12일 18시 52분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가 19대 국회의원 시절 특급 호텔 등 고급 식당에서 식사 비용으로 정치자금 수천만 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크리스마스 등 휴일에도 정치자금으로 한 끼에 수십만 원 어치 고가의 식사를 한 사례도 10여 차례 이상 발견됐다. 유 후보 측은 모두 당직자와 식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당직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뉴스타파는 6.4 지방선거를 맞아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후보 가운데 19대 국회의원 10명을 대상으로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분석했다. 뉴스타파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중앙선관위로부터 이들 10명의 후보자들이 지난 2년 동안 사용한 정치자금 지출 내역을 받았다.
유정복 후보는 201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울 중구의 웨스틴조선 호텔 일식당에서 79만 원 어치 식사를 했다. 정치자금 지출 내역에는 당직자들과 식사를 했다고 기재돼 있다. 이 일식당은 1인분에 20만 원을 호가하는 코스요리를 판매한다. 가장 저렴한 식사가 5만 6천 원 짜리 튀김우동이다. 삼각산 전경을 바라보며 고급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이다.
유 후보는 2013년 크리스마스 날에도 서울 중구의 한 한우 식당에서 정치자금으로 식사를 했다. 역시 지출 내역에는 당직자들과 밥을 먹었다고 쓰여 있다. 일요일인 2013년 2월 24일에도 플라자호텔의 고급 중국식당에서 당직자들과 식사 명목으로 63만 원을 결제했다.
유 후보가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뒤 2012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1개월 동안 당직자들과의 식사 명목으로 지출한 금액은 2천 9백만 원이 넘는다. 이 같은 식사자리는 모두 74회, 식사 한 번에 40만 원 이상을 지출했다. 한 명 당 밥값이 보통 10만 원이 넘는 최고급 중식당과 일식집, 한정식집 등을 주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수행비서와 직원 식대가 주로 김밥천국과 순대국집 등 저렴한 식당에서 결제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어린이날, 추석 연휴 등 휴일에 당직자와 식사를 했다는 횟수도 12번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에는 주로 여의도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했지만 휴일에는 플라자호텔, 웨스틴조선호텔, 코리아나호텔, 서초동 뷔페 등 여의도를 벗어난 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유정복 후보 캠프에서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김용주 공보특보는 “(정치자금 식사 비용은) 선거와 크게 관련이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면서도 “중앙 정치나 이런 바닥에서 그건 얼마든지 몇 백 번도 (지출이) 가능하고, 크리스마스 날 호텔에서 몇 십만 원 밥 먹은 게 뭐 큰 대수냐”고 반문했다.
정치자금법 2조에 따르면 정치자금은 사적 모임의 회비 등으로 지출해서는 안되며 위반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 19대 의원 출신 광역단체장 후보 10명 가운데 당직자와의 식사 명목으로 고급 식당에서 정치자금을 사용한 사례는 유 후보를 제외하고 없었다. 유 후보 측에 유 후보와 함께 고급 식사를 즐긴 당직자가 누구인지 여러차례 질의 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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