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의 내란-계엄을 막은 사람들
2024년 12월 22일 19시 50분
특허기술 보유를 사유로 우수조달제품 납품업체로 지정돼 정부조달 LED조명업계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솔라루체가 실제는 특허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솔라루체는 지난 2010년 LED업계 최초로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납품업체로 선정된다.
이 업체가 보유한 특허 때문이다. 솔라루체의 특허는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칩을 이용해 자연광에 가까운 LED조명을 만드는 패키징 기술, 통상 1개의 칩만을 사용하는 일반 LED조명과는 다른 기술이다.
그러나 취재진의 확인 결과, 이 업체의 생산시설 어디에도 특허가 적용되는 LED패키지 제조라인은 없었다. 알고보니 다른 제조회사에서 만든 패키지를 사다 쓰고 있었다. 솔라루체 측은 자신들의 특허기술이 이미 일반LED패키지 제품에 들어있기 때문에 직접 만들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패키지 제조업체에 특허 기술을 넘겨줘서 특허를 적용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솔라루체에 패키지를 납품하는 한 회사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이 업체는 솔라루체로부터 특허를 넘겨받아 주문 생산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솔라루체는 구매하는 패키지가 일반적인 LED조명회사들이 구매하는 범용적인 제품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실험을 통해 특허가 적용된 제품인지 여부를 검증해봤다.
솔라루체의 LED조명에서 패키지를 분리해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을 실시한 결과, 단 1개의 빛이 나와 하나의 칩만을 사용한 것이 확인됐다. 특허가 적용된 제품이라면 적어도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빛이 흘러나와야 한다. 특허를 인정받아 우수조달제품이 됐는데 실제로는 특허가 적용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솔라루체 측은 LED패키지를 조립하는 모듈공정에서 특허가 적용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현장의 생산책임자는 모듈공정은 특허가 적용되는 작업이 아니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수조달제품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 선정과정은 기술 품질에 대한 1차 심사와 조달품목의 적합성을 심사하는 2차 심사로 나눠진다. 2차 심사에서 생산현장 실태조사가 이뤄진다. 하지만 조달청은 솔라루체 공장에 특허의 핵심인 패키지 제조라인이 있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지난 4월 조달청은 솔라루체가 납품한 LED 조명등에 특허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우수조달제품 제도를 주관하고 있는 조달청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앵커 멘트>
정부는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우수조달제품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되면 정부와 공공기관에 우선납품할 수 있기 때문에 혜택이 큽니다.
그런데 한 LED 납품업체의 경우 자사의 특허기술을 앞세워서 우수조달제품공급사로 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자신들의 특허와 무관한 타사의 LED부품을 사서 LED조명등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김새봄 피디가 취재했습니다.
[김새봄 PD]
경기도 광명시의 한 고등학교. 올해 개교하면서 교실에 LED조명등 6백여 개를 설치했습니다. 조달청이 우수조달제품으로 선정한 조명등입니다. 중소기업 솔라루제가 모두 1억 3천여만 원에 납품했습니다.
이 회사는 LED 조명 정부조달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윕니다. 지난 2010년 LED관련 특허를 인정받아 우수조달제품 공급사로 선정됐기 때문입니다. 덕택에 제품을 정부기관, 공공기관에 우선 납품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이어서 그만큼 혜택이 큽니다.
뉴스타파는 최근 이 솔라루체의 LED 조명등에 대해 의외의 제보를 받았습니다. 납품 조명등이 실제로는 특허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아니라는 겁니다.
솔라루체의 특허는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칩을 이용해 자연광에 가까운 LED 조명을 만드는 이른바 패키징 기술. 통상 1개의 칩만을 사용하는 일반 LED조명과는 다른 기술입니다.
그러나 취재진의 확인 결과 공장 안 어디에도 특허가 적용되는 LED패키지 제조라인이 없습니다.
알고 보니 다른 패키지 제조회사에서 사다 쓰고 있었습니다.
[김승완 솔라루체 연구부장]
“패키지가 많이 발전해 현재 기존에 나온 패키지들, 제조사들이 내놓는 패키지가 고연색성 제품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패키지들이 저희가 갖고 있는 특허기술에 이미 포함이 되어 있다는 거예요.”
자신들의 특허기술이 이미 일반 LED패키지 제품에 들어있기 때문에 직접 만들지 않아도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 업체의 또 다른 관계자는 패키지 제조업체에 특허기술을 넘겨줬기 때문에, 특허를 적용한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고 말합니다.
[안병길 솔라루체 품질혁신팀장]
(그런데 지금 패키지 직접 생산 안하고 계시잖아요.)
“그 기술을 저희가 패키지 업체에다가 전달을 해서...”
(전달을 하셨어요?
“예, 그럼요. 전달을 해서 그것(특허)을 적용을 해서 저희가 적용(모듈)을 하는거죠.”
하지만 솔라루체에 패키지를 납품하는 한 회사는 솔라루체의 특허기술을 넘겨받아 주문생산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패키지 납품회사 관계자]
“생산 자체를 안하는데요. OEM. 당연히 비즈니스가 없죠. 범용적으로 여기저기에 다 판매하고 있는 제품인데.”
그러나 뉴스타파가 솔라루체의 LED 조명에서 패키지를 분리해 전류를 흘려보내는 실험을 하니 단 1개의 빛만 나옵니다. 특허가 적용됐다면 2개의 다른 빛이 나와야 합니다. 특허를 인정받아 우수조달제품이 됐는데 실제로는 특허가 적용되지 않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도 솔라루체 측은 LED패키지를 조립하는 모듈 공정에서 특허가 적용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생산책임자는 모듈공정에서 특허가 적용되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여인호 솔라루체 생산본부장]
“특허가 적용되는 부분은 이미 해서 다 들어와 있는 거를 모듈화 하는거죠.”
도대체 조달청의 우수조달제품 선정은 어떻게 이뤄지기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
우수조달제품 심사는 기술 품질을 심사하는 1차와, 조달품목의 적합성을 심사하는 2차로 나뉩니다. 바로 이 2차 심사에서 생산현장 실태조사가 이뤄져합니다.
하지만 조달청은 솔라루체 공장에 특허의 핵심인 패키지 제조라인이 있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달청 관계자 A씨]
“그때 당시에 지정 현장 나가서 미처 못 본 부분도 있을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시시비비를 여기서 논할 순 없어요. 우리가 특허기술로 이렇게 구현하는 대로 그 제품이 나오냐까지는 안 본다 이 말이지요.”
더구나 조달청은 지난 4월 솔라루체가 납품한 LED조명등이 특허가 적용된 제품이 아니라는 문제제기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달청 관계자 A씨]
((민원을 받은 이후)실제 검수현장에 가신건가요?)
“그 당시엔 특허기술이 적용됐는지 판단하는 데에 있어 현장까지 나가볼 필요성이 없었다니까요. 성실히 자료도 내고 데이터 다 만들어주고. 가짜로 한 데이터가 아니라는 그런 심증이 있는데 또 거기에 찾아가지고 뜯어본다고 확인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사정이 이런데도 솔라루체는 정부조달시장에서 지난 2012년 31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09년 3억여 원에 비해 무려 백배 가까운 급성장을 기록한 것입니다.
조달청이 선정하는 우수조달제품은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바람직한 제도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는다면 특혜와 유착 의혹을 낳고, 결국 다른 중소기업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될 뿐입니다.
뉴스타파 김새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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