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후보 검증> "건국 이승만, 영웅 백선엽"... 6개월 장관 박민식

2024년 03월 26일 18시 00분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장관에게 전권을 부여하되, 결과에 대해 책임지게 하는 ‘분권형 책임 장관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일부 '윤 정부 장관'들은 선거 일정에 맞춰 사직하고 22대 총선 대열에 합류했다. 장관직이 ‘스펙 쌓기’라는 말이 나온다. 뉴스타파는 윤석열 정부 장관 출신 총선 후보들을 검증했다.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 등에서 나온 발언, 각종 인터뷰에서 그들이 내놓은 말과 정책을 모았고, 각종 논란에 대해 어떻게 해명했는지 확인했다. <편집자주>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서울 강서구을 기호 2번 국민의힘 후보자로 제22대 총선에 출마했다. 재산신고액은 29억 원, 최근 5년간 세금으로 5300만 원을 납부했다. 전과 기록은 없으며, 제1116야전 공병단에서 소총병으로 18개월간 군 복무했다. 
박민식 후보는 검사 출신이다. 1988년 제22회 외무고등고시에 합격해 외무부 사무관으로 근무하다 퇴직했다.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5기로 수료했다. 서울지검, 통영지청, 부산지검, 여주지청을 거쳐 2006년 9월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마지막으로 퇴직했다. 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22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특별보좌역으로 활동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가보훈처장을 거쳐 2023년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장관 재임 기간은 6개월이다.
박민식 서울 강서구을 기호2번 국민의힘 후보 기본정보 (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총선 출마 여부 묻자 “무겁게 경청을 해야…”

2023년 5월 22일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민식 후보는 22대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청문 위원들의 질의에 동문서답했다. 아래는 인사청문회 속기록.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인사청문회 (2023.5.22.)
인사청문회 당일 오후 10시 36분 산회가 선포될 때까지 의원들이 총선 불마 여부를 수차례 물었지만 박민식 후보는 끝까지 답하지 않았다. 2023년 6월 5일 국가보훈부 장관에 취임한 박민식 후보는 12월 25일 사퇴했다. 취임 6개월 만이다.
국가보훈부 장관에 임명되기 1년 전인 2022년 5월 국가보훈처장 임명도 논란이었다. 박민식 후보는 5월 1일,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경기 분당갑 후보로 출마할 뜻을 밝히고 3일 국민의힘에 후보로 등록했다. 그러나 6일 안철수 의원이 같은 지역구 후보로 나서자, 9일 출마를 포기했다. 포기 선언 나흘 후인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박민식 후보를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했다. 출마를 포기하는 대가로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박민식 후보는 출마 포기 전 대통령실로부터 국가보훈처장 지명에 대한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장관급 인사가 나흘 만에 인사검증을 거쳐 임명되었다는 해명이다.
박민식 후보는 국가보훈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이에 대해 “뭔 교통정리다, 아까 신문에 보니까 무슨 자리를 대가로 한다, 그것은 정말 저에 대한 명예훼손일 뿐만 아니라 안철수 후보나 또 다른 그거 한 사람들하고 그런 말 할 사이가 아닙니다.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처장 지명 후 인사검증 동의서 등 관련 서류 작성과 제출이 나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이뤄진 것이냐는 질문엔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전관예우로 50억 소득, 배우자는 청문회 당일 소득 신고

박민식 후보는 검사 퇴직 후 1년 4개월에서 6개월 정도 기간 동안의 변호사 수임 소득으로 소득세 7억 4000만 원을 납부했다. 야당 의원들의 '전관예우로 50억 정도의 돈을 쓸어 담았다'는 지적에 "국민의 눈높이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납세 내역은 박 후보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화가인 배우자가 전시회 등에서 그림을 판매하고도 소득 신고를 하거나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청문회에 앞서 언론에 보도됐다. 
박민식 후보는 2017년과 2018년 배우자의 소득 신고 자료를 내지 않았다. 소득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2017년 열린 배우자의 개인전 관련 SNS 게시물 사진에 작품 옆에 ‘판매 완료’ 표시인 빨간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박민식 후보는 “(제 배우자는) 전업 작가가 아닙니다. 실제 저렇게 판매가 됐는지 이런 거는 제가 알 수가 없습니다”라고 했다. 인사청문회 당일 박민식 후보는 배우자의 2010년, 2013년, 2017년 소득을 신고했다.
KBS뉴스9 2023년 5월 20일 보도 화면(왼쪽)과 박민식 후보 배우자의 SNS 게시물. 작품 오른쪽에 ‘판매 완료’ 표시인 빨간색 스티커가 붙어 있다. 
박민식 후보는 22대 총선 후보 등록 시 선관위에 제출한 세금 납부 신고서에 최근 5년간 세금으로 5300만 원을 납부했다고 신고했다. 이 중 소득세는 1700만 원이다. 본인이 1600만 원, 배우자가 50만 원, 장녀가 3만 7000원이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전쟁 영웅 백선엽

도대체 왜 누가 건국 대통령을 이렇게 왜곡하고 날조하고 또 방치시켜 왔단 말입니까. 진영을 떠나 이제는 우리 후손들이 솔직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건국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을 재조명할 때입니다. 만시지탄(晚時之歎)이지만 그것이 건국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의무일 것이고 자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역사적 진실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싸움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박민식 후보 (이승만 건국대통령 탄신 제148주년 기념식, 2023.3.26.)
박민식 후보는 2023년 국가보훈처장 재직 시 이승만 탄신 제148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이라고 했다. 헌법이 규정한 ‘임시정부의 법통 계승’을 부인하는 발언이었다. 대한민국 헌법은 ‘우리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규정한다. 
2023년 3월 26일 이승만 건국대통령 탄신 제148주년 기념식 (출처:안중규TV)
인사청문회 당시 청문위원들은 박민식 후보가 추진하는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대해 제주도 양민 학살, 4·19 혁명 등을 언급하며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박민식 후보는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아쉽습니다만 위원님하고 저하고는 상당히 간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분의 그림자가 물론 있지만 그 그림자를 덮을 그런 공이 훨씬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홍범도 흉상 이전 반대, 난 억울하다" (26일 '오마이뉴스' 인터뷰)

백선엽 장군을 친일파라고 지금 거기 (친일 반민족 행위자 진상 규명) 위원회에서 규정을 해 놨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제가 공부를 해보면 해볼수록 이분은 친일파가 아니에요. 제가 제 직을 걸고 얘기할 자신이 있습니다… (중략)... 그 위원회가 그 사람이 친일이라고 한다고 해서 그것이 역사적인 팩트가 되는 건 아니죠.

박민식 후보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3.7.6.)
박민식 후보는 2009년 친일 반민족 행위자 진상 규명 위원회가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지정한 백선엽도 친일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좌편향 된 위원회의 결정이며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박민식 후보는 2023년 7월 국가보훈부와 국립 현충원 홈페이지에서 백선엽의 ‘친일 반민족 행위자’ 문구를 삭제했다. 박민식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세운 사람이라면, 백 장군은 국가 수립 이후 최대의 위기였던 전쟁에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존재”라며 “그런 분이 진영 갈등 탓에 역사의 험지에 남는 것을 그대로 둘 순 없다. 백 장군의 공적을 제대로 알려야 하는 게 보훈부의 생각”이라고 했다.
박민식 후보는 오늘(2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육군사관학교에 있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반대했다", "난 억울하다"고 말했다. 
제작진
취재최윤원
디자인이도현
출판허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