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세계 악덕기업 3위는 삼성, 하지만...

2012년 02월 04일 03시 38분

세계악덕기업 선정 ‘공공의 눈’ 시상식

3위는 삼성입니다.

수상자는 참석하지 않지만 수상자가 누구인지 전 세계에 알려집니다. 그린피스와 베른선언이 공동 주관한 세계 악덕기업 선정 투표에서 삼성이 국내 기업 최초로 3위에 올랐습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자 수상자이자 세계은행 부총재까지 지낸 조지 포 스티글리치 교수도 참석해 이번 행사에 의미를 보탰습니다.

삼성은 전 세계 시민단체들의 추천과 주관단체 심사를 통해 6개의 악덕기업 후보에 올랐고, 최근 20일간 진행된 인터넷 투표에서 줄곧 상위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삼성반도체 노동자 사건과 노조탄압 등이 후보에 오른 이유였습니다.

[쿠미 나이두 / 그린피스 사무총장] 그들은 금지된 독성 물질을 공장의 노동자에게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고 노출시켜 그들을 보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9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1위는 아마존에 댐을 건설하면서 원주민 수만 명을 몰아낸 브라질 광산업체에게 돌아갔고. 일본 후쿠시마 원천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도쿄전력이 아슬아슬하게 2위에 올랐습니다. 삼성은 1, 2위와는 넉넉히 벌어진 2만 표 정도를 얻어 3위에 그침으로써 최악 중에 최악이란 낙인만은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상식에서 의미심장한 말이 나옵니다.

[프랑소아 마이언베르그 / ‘공공의 눈’프로젝트 매니저] 한 표, 한표 치열했던 이번 투표는 우승자가 될 가능성이 있던 네 회사 중 한 회사가 불가사의한 규모의 사람들을 움직였습니다.

실제로 이번 투표 참여자 수는 지난해 5만4천 명보다 3만천 명이나 많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주최 측이 지목한 회사가 혹시 삼성일까, 하는 의심에 삼성 측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후보로 선정된 것 자체가 사실관계를 잘못 인식한 결과라고 주장해 온 삼성은 오히려 삼성을 공격하는 쪽에서 삼성 투표 독려가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주최 측은 한국의 투표가 삼성에 유리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합니다.

[프랑소아 마이언베르그 / ‘공공의 눈’프로젝트 매니저] 우리는 투표자들의 IP주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투표 기간 중에 점점 많은 한국인들이 참여해서 그들이 브라질 발레와 일본 도쿄전력에 표를 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주최 측은 자신들이 아는 정보를 더 이상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삼성 순위 하락에 보이지 않은 손이 비정상적으로 개입했으며 특정 회사가 움직였다고 말한 것은 보이지 않은 손을 향한 경고일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이지 않는 손은 삼성의 악덕기업 순위는 낮췄습니다. 그러나 삼성을 향한 의심과 조롱은 더 높여놓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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