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의 내란-계엄을 막은 사람들
2024년 12월 22일 19시 50분
국정원과 연계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여론 조작 그룹들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주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이에 대응하는 게시글을 조직적으로 생산, 유포한 사실이 확인됐다.
뉴스타파는 지난 주 국정원 연계 추정 650여개 트위터 계정의 사회관계망 지도 작성을 통해 최소한 10개 그룹이 조직적으로 활동했다는 점을 확인한 데 이어 트윗 키워드 분석을 통해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을 트위터 상에 퍼트렸는지를 살폈다.
분석은 중복을 피하기 위해 리트윗은 제외하고 최초 작성된 트윗만 대상으로 했다. 이를 통해 모두 3만 6천여 개 트윗이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2천 6백여 개가 대선 관련 트윗으로 확인됐다. 이 트윗들이 게시된 시점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지난해 8월부터 12월 초까지 대선 국면 4개월 동안에 생산됐으며 주요 이슈가 발생하는 시점마다 이에 대응하는 글을 올려 대선 여론에 개입해 온 것이 드러났다.
국정원 연계 추정 트위터 그룹들이 게시한 트윗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9월 초부터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9월 19일까지 그를 비판하거나 공격하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트위터 상에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5.16과 인혁당을 둘러싼 이슈, 그리고 1차 대선 토론 등과 관련해 우호적인 트윗이 대부분이었지만 문재인과 이정희 후보에 대해서는 이들이 활동을 멈춘 지난해 12월 10일까지 부정적인 트윗을 계속해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키워드 50개를 이용해 전체 트윗을 주제별로 분류한 결과 북한 비판 트윗이 전체의 41%를 차지했고, 종북비판을 포함한 국내 현안 관련 트윗이 29.8%, 대선 관련 트윗이 15.1%, MB 홍보가 8.6%였다.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가 ‘오늘의유머’ 사이트에 올린 게시글 91건이 북한 비판 51.6%, 국내 현안 35.1%, MB홍보 8.8%, 대선 관련 4.3%인 것과 비교할 때 대선 관련 글의 비율에 있어서 약간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인 비율에 있어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앵커 멘트>
먼저 국정원 사건 보도입니다.
뉴스타파가 지난주에 국정원과 연계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계정들이 10개의 그룹으로 이루어져서 활동을 한다고 보도했는데요. 이들이 작성한 트윗을 키워드로 분석해봤더니 대선 기간 4달 동안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트윗을 올리면서 여론에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기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기훈 기자>
뉴스타파는 지난 주 국정원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트위터 계정 650개와 트윗 28만 건을 분석해 이들의 관계망 지도를 완성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통해 10개 그룹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 그룹들이 핵심 계정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활동했으며 대선 관련 트윗도 2만여 건을 유포했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뉴스타파는 후속작업을 통해 리트윗된 맨션 횟수는 빼는 방법으로 최초 맨션만을 정리했습니다.
그랬더니 최초 트윗은 3만 6천 개, 이 가운데 대선 관련 트윗은 3천4백여 개로 집계됐습니다. 대선 관련 트윗만 그래프로 그려봤습니다.
9월 초에 트윗 생산량이 상승세를 보이다 등락을 거듭하더니 12월 초 대선과 가까워지면서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진 12월 11일 부근에 자취를 감춥니다.
트윗 내용을 그래프를 따라 들여다봤습니다.
초반에는 안철수 대선후보에 공격이 집중됩니다.
국정원 연계 추정 트위터 계정들이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격을 집중하던 때 안 후보 측은 새누리당 관계자로부터 불출마 종용을 받았다고 폭로합니다.
[금태섭 변호사]
“있지도 않은 사실을 가지고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면서 불출마를 종용한 것은...”
그러자 기자 회견 내용을 공격하는 트윗도 이어집니다.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보수 논객의 글도 집중 리트윗합니다.
안철수 씨가 대선 출마를 결심하자 국정원 추정 그룹의 트윗도 피크를 이룹니다.
당시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 관련 기자회견도 당시 핵심 이슈였습니다. 이번에는 박 후보를 옹호하는 트윗을 집중적으로 올립니다.
12월 3일 1차 대선 후보 토론을 즈음해서는 대선 후보들 발언과 관련한 트윗이 급증합니다.
이렇게 8월부터 12월 초까지 대선과정에서 주요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국정원 추정 10개의 트위터 그룹은 시의 적절하게 해당 이슈에 대응했습니다. 그룹의 핵심계정들이 작성한 트윗을 퍼 나르기도 했고, 다른 보수 논객이 쓴 트윗을 집단적으로 RT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전체 트윗을 50개의 키워드로 분석해 분류 가능한 트윗 2만 3천개를 추출했습니다. 북한 비판 트윗이 41%로 가장 많았습니다. 야당이나 진보 진영을 종북으로 모는 맨션 등 국내 정치 현안에 대한 트윗이 30%, MB 홍보가 8.8% , 대선 관련 트윗은 전체의 15%를 차지했습니다.
국정원 여직원 김 모 씨가 오늘의유머 사이트에 쓴 게시글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 역시 트윗 계정들이 어떤 집단들인지 보여주는 단서 가운데 하나입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
“트위터에, 전체 인터넷 전반에 그 문제의 댓글들을 달고 인터넷 여론조작 활동을 활발하게 했다는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고 계시죠? 저 모든 트윗들이 12월 10일에 국정원 사건이 발생되자마자 중단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에 대해서까지 확대해서 수사해야할 것 같은데 장관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황교안 법무부 장관]
“지금 검찰에서는 이 사건에 대해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서 언론에 제기된 의혹은 물론 당사자들이 고소 고발한 이런 내용 전반에 대해서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기 위해서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4달이 지난 지금 국정원 직원 2명이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송치되고 초기 수사실무책임자는 경찰 고위층의 외압을 폭로했습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출국 금지 당했고, 검찰은 실체를 밝히기 위해 30여 명의 메머드급 수사진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당은 여전히 댓글 하나 없다고 경찰이 성급히 발표했던 4달 전의 상황 인식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주차해놓은 차를 고의로 들이받고 경비원에게 물어서 호수를 알아냈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은 성폭행 범이나 사용하는 그런 수법 아닙니까?”
[유승우 새누리당 의원]
“이번 경찰 수사 발표에서 민주당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세력마다 이해득실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국가 정보기관이 정치와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 실체를 밝히는 일은 민주주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경찰과 정부여당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을 애써 무시하고 있지만 뉴스타파의 조사결과
국정원 연계 추정 트위터 계정의 대선 개입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선거법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뉴스타파 최기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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