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으로 난 자유로를 따라 한참을 달려, 철책 너머 임진강이 보일 때쯤이면 낯선 이정표 하나를 만날 수 있다. 바로 ‘판문점’이 표시된 이정표다. 그러나 판문점 이정표를 따라가더라도, 허가를 얻지 못한 일반인은 판문점에 도착할 수 없다. 판문점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엔군사령부의 허가를 얻어야만 한다. 그것은 우리나라 국민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 어느 누구도 마찬가지다. 판문점은 경기도 파주시에 소속되어 있는 우리나라 땅이지만, 이 지역에 대한 관리는 우리 소관이 아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맺어질 당시 협정 대상국에서 우리나라가 빠지게 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군이 협정 당사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땅인 동시에 우리 땅이 아닌 곳, 70여 년 전 판문점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