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다큐] <윤석열 정권은 왜 방송을 죽이려 드는가?> 제1부 방송장악 기술자

2023년 11월 30일 20시 00분

MB 시절 ‘언론장악 기술자’로 알려진 이동관 현 방송통신위원장. 지난 8월 18일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방송에 개입한 것 아니냐”라는 민형배 의원의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동관 당시 후보자는 방송 개입이 아닌 ‘협조 요청’이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언론사에 협조 요청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민 의원의 지적이 나오자 이동관 후보자는 자신을 ‘스핀 닥터’로 부르며, ‘협조 요청을 하는 것은 기본 직무’라고 말했다. 
‘스핀 닥터’란 무엇일까. ‘스핀’은 비틀다는 뜻으로, ‘스핀 닥터’란 정부나 기업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여론을 비틀어 조작하고, 시민을 속이는 홍보 전문가’를 일컫는 말이다. 1984년 뉴욕타임즈 사설에서 ‘스핀닥터들이 자기 진영에 유리하게 홍보력을 발휘했다’라고 표현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청문회 자리에서 스스로를 ‘스핀 닥터’로 규정한 것이다. 
실제 이명박 정부시절,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으로 활동한 이동관 씨의 행적은 화려하다. 언론인 해고, 방송 탄압, 낙하산 사장 임명 등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로,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 탄압 선봉에 선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언론계에선 그를 ’언론장악 기술자’라고 불렀다. 
그랬던 그가 10여 년 뒤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을 하며 윤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활동하더니, 결국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됐다. 임명장 수여 자리에서 그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꺽으며 인사했다. 그의 화려한 복귀에 언론계는 ‘방송장악 시즌2’가 시작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후, 언론계는 거대한 폭풍 속에 빨려들어 갔다. 뉴스타파를 비롯해 경향신문, JTBC 등 다수 언론사와 기자들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다. 1년 6개월 전 나간 뉴스타파의 ‘신학림 -김만배 녹취’ 보도를 인용 보도했다는 이유로 공영방송들에 중징계가 내려졌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을 통한 방송장악 시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11월 12일에는 박민 전 문화일보 기자가 KBS 사장에 임명됐다. 사장 임명 다음날, 이소정 9시뉴스 앵커가 문자로 교체 통보를 받았고, ‘주진우 라이브’의 진행자 주진우 씨가 출근길에 교체 통보를 받았다.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선정된 ‘더 라이브’도 갑자기 결방 후 폐지됐다. 
박민 KBS 사장은 간부들과 함께 대국민 기자회견을 열고, 그자리에서 ‘그간 불공정 편파보도를 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를 지켜본 강성원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대국민 사과가 아닌 용산을 향한 사과였다. 용산을 향해 10초 간 머리를 조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KBS 장악 결과는 주요 보직 장악을 넘어 뉴스의 변질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최근 KBS 9시 뉴스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동정을 찬양하는 기사 분량이 늘어나고 있다. 80년대 신군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집권 당시의 ‘땡전 뉴스’가 2023년인 현재에 ‘땡윤 뉴스’로 부활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제작진
연출박종화
글 구성정재홍
영상취재 오준식 신영철 이상찬
음악하비뮤직
출판허현재
디자인이도현
CG정동우
내레이션김정
프로듀서 송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