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의 검사 : 계좌의 거래 내역을 보면 특정 개인 B 씨, 문 모 씨, 조 모 씨 등에게 이체된 내역이 많이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김희석 : B 씨는 작년에 경기도청 과장으로 근무했던 대학 선배입니다. B 씨에게 지급한 돈은 2015년경 경기도가 14억 원을 지원하며 모바일 게임센터 설립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때 B 씨가 저의 회사가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되게 도와주겠다고 하여서 선급금으로 지급한 돈입니다.
박정의 검사 : 선급금이란 무슨 뜻인가요.
김희석 : 계약 체결에 대한 선급금이란 뜻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4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박정의 검사 : 그럼 경기도와 위 계약을 체결하였나요.
김희석 : 아니요,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선급금은 현재까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김희석 뇌물 사건 2차 피의자신문조서 중 (2016.7.6)
박정의 검사 : 계좌 이체를 한 위 8개 계좌 중 한 명이 대구은행 C 씨가 실제 명의자인데, 누구인가요.
김희석 : C 씨는 당시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직원 A 씨의 와이프입니다. 2015년 5월경 저의 회사가 경북테크노파크와 게임센터 구축 MOU 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위 협약이 확정되면 2016년 경산시 등에서 44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A 씨가 '인맥이 많으니 44억 원을 지원 받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하면서 진행비를 달라고 해서 돈을 줬습니다.
박정의 검사 : 진행비 명목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직원 A 씨 말로는 에산 지원을 받으려면 관련 부서나 유력 인사에게 힘을 써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경산시 시장, 부시장을 만나게 해주기도 했습니다.김희석 뇌물 사건 2차 피의자신문조서 중 (2016.7.6)
제 입장에서는 어차피 이게 불거질 거면 한 번에 다 같이 터는 게 법률적으로도 좋지 않겠습니까. 제가 공무원들한테 줬던 것들을 한 번에 털어서 한 번에 기소되고, 그래야 제 양형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그런 취지로, 어차피 계좌를 까면 다 나오게 돼 있기 때문에 제가 먼저 선제적으로 A와 B 씨한테 한 금전 지급에 대해 진술을 하게 됐습니다.김희석 / 죄수 K
지휘부들하고 좀 상의를 좀 해봐야지만 내가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너무너무 하고 싶다. 이런 얘기까지 했었습니다. 권찬혁 검사가 '하지만 피의자 신문조서에서는 남기지 않겠다.' 왜냐하면 지휘부의 지시나 이런 것들을 정확히 명확하게 받아야지만 조사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김희석 / 죄수 K
제가 '같이 털자 어차피 뇌물 공여니까 내가 형준이한테만 뇌물을 준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 사람들한테만 줬으니 다 털고 싶다'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윤병준 검사가 얘기하기엔 '지휘부에서 원치 않는다, 일단 김형준과 김희석 간의 친구 간의 일탈로 이렇게 프레임을 짜서 이번 건은 수사를 해야 된다'라고 명확히 들었습니다. 지휘부에서 원치 않는다고. 왜냐하면 그 당시에 뇌물 관련 사건에 등장하는 검사가 10여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전부 다 대검찰청에서는 감찰을 제대로 안 하고 김형준과 저와의, 삼십 년 친구 간의 일탈로만 마무리 짓고 싶었던 것으로 저는 생각을 합니다.김희석 / 죄수 K
권찬혁 검사가 저를 불러서 '이 부분은 지금 대검에서 수사를 안 하는 것으로 결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 수사를 지금 하지 않겠다. 그러니 김희석 씨가 협조해서 지금 현재 그 뇌물 사건, 김형준과의 뇌물 사건 재판 중이기 때문에 이 수사는 추후에 하는 것을 원한다고 자필을 한 장 써달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간단하게 한 3줄 자필로 써가지고 권찬혁 검사한테 전달한 사실이 있습니다.김희석 / 죄수 K
아시다시피 그 수사보고서를 보시면 가족이 나오죠, 22명 정도였나요. 아내, 처남, 친동생 그 다음에 제 친구, 지인들한테 제가 비자금을 만들어서 송금해 준 내역들이 다 나오지 않습니까. 그걸 바꿔 말하면 검찰은 언제든지 이들을 공범으로 기소할 수 있다는 뜻이거든요. '이 계좌 내역 있는 사람들을 다 같이 기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협조하면 협조하면 김희석 씨 혼자 단독으로 기소 해줄 수 있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제가 거기서 무너져서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신에 저를 단독 기소해 주십시오.'김희석 / 죄수 K
2017년도 12월 경에 제가 서울구치소에 있는데 10년 전에 인천지방검찰청에서 만났던 브로커 죄수 이00이 저한테 접근을 해서 자기가 김영일 검사실 자주 왔다 갔다 하는데 '사건이 좀 필요하다, 사건을 좀 제보해 달라. 그러면 내가 사건 제보 값으로 1억 원을 줄게.' 이렇게 저한테 제안을 했었습니다.김희석 / 죄수 K
취재 | 심인보 홍주환 |
촬영 | 정형민 오준식 |
편집 | 윤석민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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