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안전성을 두고 공방이 치열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달 ‘경주 방폐장 안전성분석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방폐장이 활성단층 위에 지어져 지진에 위험하다는 주장한다. 방폐장을 관리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안전성을 고려해 완공했기에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지난 13일 오전 경주시 양북면 양북복지회관에서 공동으로 ‘방폐장 쟁점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주민 300여 명이 모였다. 양측은 방폐장 암반 단층이 활성 여부를 놓고 공방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방폐장 내부 암반 Z21, Z31 단층이 활동성 단층이라며 안전하지 않다”고 했다. 양 처장은 “활동성단층은 방폐장 기준엔 없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낸 월성원전 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평가서에 나온다”고 했다. 방폐장과 월성원전은 붙어 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방폐장 암반의 단층이 가장 최근에 움직인 건 20만년 전”이라며 활성단층이 아니라고 했다. 공단측 김상화 교수는 “지하시설물을 엄청 보강했다. 만약 지진이 나면 제일 먼저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 부서지고, 방폐장은 그 다음에 무너진다”고 했다. 정명섭 본부장은 “방폐장은 일반 안전율보다 40배 이상 안전하게 설계됐다”고 했다.
방청하던 한 주민이 “방폐장이 활성단층이 맞느냐”고 물었다. 공단측 구민호 교수는 “상식 수준에서 답변하면 활성단층이 아니라고 답변 못한다”고 했다. 감시단측 오창환 교수는 “활성단층이 맞다”고 답했다.
또 다른 주민은 “방폐장 다 지어졌는데 이런 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했다. 양이원영 처장은 “안전하다고 했지만 보고서를 뒤늦게 공개해 단층에 관한 내용은 완공한 뒤 최근에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감시단측 박재현 교수는 “암반이 부서져 하루에 5천톤 넘는 지하수가 나왔다. 그걸 시멘트로 막아 1,300톤으로 줄였지만 그 물이 어디로 가겠나. 콘크리트가 부식될 수 있고, 물이 새 들어가거나 방사능 물질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공단측 구민호 교수는 “국내 퇴적암 암반 평균치보다 암반 상태가 좋지 않지만 사일로가 있는 곳으로 갈수록 단단한 화강암 지역이라 물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4km 터널에 물 1,300톤이 나오는 것은 적은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방사능 폐기물) 처분장은 활성단층에 인접해선 안 된다”고 고시했다. 그러나 같은 고시 뒤쪽엔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할 땐 공학적 방벽을 설치해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고 돼 있다.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있는 방폐장은 2007년 착공해 1조 5천억원을 들여 최근 완공했다. 2009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두 번 연장하고 12번이나 설계 변경했다. 6개의 사일로에 방폐물 10만 드럼이 들어간다.
이날 토론회애는 공단측 정명섭 환경안전공단 안전운영본부장, 김상환 호서대 교수, 구민호 공주대 교수, 민간환경감시기구 측 위원으로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 처장, 오창환 전북대 교수, 박재현 인제대 교수가 참여했다.
방폐장은 울산에서 경주 양남을 지나 월성원전 바로 뒤에 있고, 울산과는 20km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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