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글로벌탐사저널리즘네트워크(GIJN)과 함께 전 세계 저명 저널리스트의 탐사보도 노하우와 취재 팁을 우리 말로 번역해 공개합니다. 비영리 탐사보도 기관인 뉴스타파와 GIJN이 공동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탐사저널리즘의 저변 확대를 위해 기획됐습니다. -- 편집자 주
중국 정부의 비밀주의 정책과 언론 탄압은 해가 거듭할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까지 전 세계를 상대로 남긴 발자취가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중국 전문기자들은 말합니다.
"중국은 이제 세계적인 기사 거리"라고 상하이에서 뉴욕타임즈와 공동으로 퓰리처상을 두 번 수상한 데이비드 바보자 ‘와이어차이나’ 공동설립자가 말했습니다.
바보자 기자는 징양 월스트리트저널 홍콩 선임 특파원과 미국 하버드대학교 니만 펠로우 바오초이 기자와 함께 제12차 글로벌 탐사 저널리즘 컨퍼런스(#GIJC21) ‘중국 취재 노하우’ 세션에서 패널로 참여해 노하우를 나눴습니다.
이들은 중국 취재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들은 또, 점점 강화되는 중국의 언론 규제가 중국의 부상과 글로벌 영향력을 취재하는 언론인의 활동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때 언론인 사이에서 대중국 정보 통로로 통했던 홍콩에서도 정보 접근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초이는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까지는 기자들이 홍콩의 회사 등록부에서 중국 기업 소유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같은 문서 열람을 신청하려면 취득한 정보로 타인의 사생활 침해를 하지 않겠다는 서류에 서명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경우, 보도 후 당국에 의해 기소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동시에 무역에서 환경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의 글로벌 발자취는 언론인들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어줍니다. 물리적으로 중국 밖에 있는 언론인이라도 안전상의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중국 기반의 기업체를 취재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중국 전문 기자들이 공유한 다양한 취재 팁입니다.
1. 중국 밖에서 중국을 들여다 보라
바보자는 기자들이 중국 기업들의 구조에 주목하고, 중국 밖에서의 자금 흐름을 매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전 세계에 걸친 중국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초이는 "중국과 홍콩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영국, 호주에서도 중국 회사를 검색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공개된 기업체 관련 정보가 많은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기자들은 중국 기업을 취재하는데 도움이 되는 소스로 ▲영국 기업 등록소, 오픈코퍼레이츠(Open Corporates),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역외데이터베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문서, ▲팩티바(Factiva)를 꼽았습니다.
또한 바보자는 NGO, 싱크탱크, 정부기관에서 발간하는 중국 관련 보고서를 추천하며, 이들 보고서에서 아이템 아이디어나 취재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징양 월스트리트저널 특파원은 러킨커피(Luckin Coffee)가 가짜 수익과 유령 직원을 뒀다고 폭로한 바 있다. (출처: 스크린샷)
2.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 입수 가능한 공개 정보가 많다는 의미
양 기자는 GIJC21 ‘중국 취재 노하우’ 세션에서 한때 경쟁사 스타벅스를 능가하는 성장세를 보였던 중국 러킨커피 취재 일화를 공유했습니다.
러킨커피가 과거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적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기업이 해외에 상장됐다면 재무와 운영 자료를 공개의무를 지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3. 중국 내 문서도 간과하지 말라
기자들은 언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와 중국 내에서 입수 가능한 공개 문서가 계속해서 훌륭한 정보 출처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예를 들어 양 기자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회사와 소유권에 대한 광범위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고 있고, 현지 상장사들이 공시 의무를 지닌 서류들이 좋은 데이터 소스였다고 말했습니다.
초이 기자는 중국 법원 문서도 귀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기업 데이터를 수집하는 영리 온라인 사이트인 톨핀(Tolfin)도 유용한 도구라고 덧붙였습니다.
4. 디지털화
양 기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며, 중국 내에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소셜미디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취재원들과 디지털 방식으로만 의사소통을 했지만 그를 신뢰하고 기꺼이 마음을 열었다고 했습니다.
중국 소셜 미디어는 특정 문제에 대한 중국 여론의 바로미터로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덕분에 취재 과정에서 중국 대중들이 취재에 기꺼이 응할 이슈가 무엇인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5. 기업과 개인의 과거를 파헤쳐라
바보자 기자가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는 취재 중인 회사나 개인에 대한 과거 흔적을 최대한 깊이 파헤치는 것입니다. 회사 또는 그들이 소유한 회사가 냈던 보도자료를 가능한 한 과거의 것까지 찾아서 파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는 과거 취재하던 인물 두 사람의 관계를 1994년 어느 날 나온 보도자료 덕분에 파악한 경험이 있다며, "내 접근 방식은 문서에 미쳐버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 법원 문서
초이 기자는 중국 법원 기록, 특히 공개 문서인 판결문이 야생 동물 밀매와 같은 주제를 취재하기에 좋은 기록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국 기업과 개인을 취재하고 싶다면 미국 등 타국 법원의 문서 또한 들여다 보라고 조언했습니다. 미국 법원의 PACER 데이터베이스는 연방 법원 기록을 널리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사이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