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가는 것, 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선 너무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했죠. 발전된 나라에 가서 자기 인생을 더 발전시킬 수도 있고...(한국은 중국 보다) 더 나은, 더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거든요.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매제에게) 병원에 왜 가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경찰에서 전화 왔대요. 시신 확인하라고. 뭔 소리하냐고 말했죠. 그러니까 매제가 “지문까지 확인됐어요"라고 했어요. 그냥 그렇게 아침에 전화로 알게 됐어요.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사실, 제 앞에 누나가 한 명 있었거든요. 누나는 태어나고 10개월 만에 그냥 돌아가셨어요. 동생이 항상 하는 얘기가 자기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대. 자기는 엄마 몫, 아빠 몫 다 챙겨서 오래오래 살 거라고 했어요. 그렇게 엄마, 아빠처럼 쉽게 안 죽는대. 그런데 다 죽고...아, 어떻게 어떻게 나 혼자만 남는 건지...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사촌 동생이 장례식장에서 인터뷰한 적 있어요. 인터뷰를 통해서 유가족분들이 알게 된 건지 연락이 왔어요. 가족들이 모인 카카오톡방이 있는데 참석하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유가족협의회에 들어가게 됐고, 그때부터 같이 활동했어요. 말재주도 없고 좀 내성적이다 보니까 사람을 만나는 게 조금 어려웠어요. 더군다나 중국에서 왔고 언어도 좀 어려움이 있고요. 그래서 앞장서는 건 좀 두려웠어요. 앞장서지는 못하지만 옆에서 같이 서주고 같이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저희들 일이잖아요, 저희들이 당사자고요. 당연히 저희들이 나서야죠. 기사도 봤는데, 재판 내용이 전부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간략하게만 나오더라고요. 그것만으로는 (이태원 참사의) 전부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재판) 내용을 정확히 듣고 보면 진실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참석하고 있어요.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한국은) 더 나은 민족이었고, 같은 언어를 쓰고 있고, 또 많이 발전된 나라였고, 모든 면에서 다 앞선 선진국이라서 오게 됐고요. 그런데 참사 겪으면서 진실을 알게 된 거죠, 그러니까 한국에 대한 진실. 국가의 무능으로 159명이나 억울하게 죽었는데, 한 사람도 나서서 잘못을 인정 안하고...자기네는 '열심히 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더 이상 모르겠다. 우리는 무죄다'...이제는 한국 사회가 좀 무서워요.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내가 참사 현장에 있었고 동생이 지금 살아 있었다면 영매는 어떻게 했을까? 그런 생각 많이 하거든요. 내가 진짜 죽었으면 영매는 나를 위해서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 어떻게 살고 있을까?함일송 / 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함영매 씨 오빠
취재 | 홍주환 |
영상취재 | 이상찬 김기철 |
편집 | 장주영 |
CG | 정동우 |
디자인 | 이도현 |
웹출판 | 허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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