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셔록의 워싱턴리포트 10] 한국의 미국산 무기 수입의 배후, 미국 싱크탱크

2017년 10월 27일 09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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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보수성향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Hudson Institute)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법을 주제로 캘리포니아 포웨이에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컨퍼런스의 목적은 미군의 잠재적 새 대북 전략에 대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한 것이었다. 전직 펜타곤 관료가 제안한 이 전략은 유도미사일이 장착된 4-5개의 공격 드론을 한반도 해안을 따라 배치하여 북한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추진 단계에서 해당 미사일을 탐지해서 폭발 전 요격해 파괴시키는 방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컨퍼런스를 주최한 허드슨 연구소의 아서 허먼 펠로우 연구원은 샌디에고 유니온 트리뷴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들 [유도]미사일을 북한 해안 순찰용 드론에 장착하게 되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데 필수적인 최전선 방어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이 같은 조치는 “중단기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을 최고의 해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허드슨 연구소에서 주최한 이 컨퍼런스는 객관적인 행사였다고 보기 어렵다.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전략 이외의 대안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데, 미국의 여러 분석가들은 이 전략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더 큰 전쟁을 불러올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컨퍼런스에서 토론이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이 행사는 허드슨 연구소와 그 최대 기부자가 후원한 사실상의 무기 설명회였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주최 컨퍼런스는 방산업체 로비 활동의 일환

캘리포니아 포웨이엔 드론 제조사인 제너럴 아토믹스 에어로노티컬 시스템(General Atomics Aeronautical Systems Inc., GA-ASI)의 본사가 있다. 이곳에서 만든 드론이 북한 미사일에 대응해 최전선 경계 업무에 배치될 수 있다. 허먼 연구원은 칼럼을 통해 제너럴 아토믹스 CEO인 린덴 블루가 허드슨 연구소 이사이기 때문에 이 컨퍼런스가 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caption id="attachment_42041" align="aligncenter" width="700"]▲ 캘리포니아 포웨이에 있는 제너럴 아토믹스 본사(출처 : 제너럴 아토믹스 웹사이트) ▲ 캘리포니아 포웨이에 있는 제너럴 아토믹스 본사(출처 : 제너럴 아토믹스 웹사이트)[/caption]

블루 대표는 이 컨퍼런스에서 “미국과 일본, 한국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역량을 개발해 배치하는 것은 제너럴 아토믹스의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허드슨 연구소 소장 케네스 와인스타인도 있었다. 북한에 대한 드론 편대 대응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전 펜타곤 미사일 방어청 고위 관료인 리오나드 카비니도 함께 참석했다(최근 미사일 방어청은 한국에서 운용 가능한 “고고도 장시간 비행 항공기"에 대한 정보 제공을 업계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을 ‘보호’하겠다는 허드슨 연구소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 컨퍼런스에 문재인 정부를 대표할 인사는 참여하지 않았다. 일본 대표로 참석한 이츠노리 오노데라 자민당 의원이 이 행사의 유일한 외국인 패널이었다. 오노데라는 컨퍼런스가 끝나고 불과 몇 주 후 아베 정권의 방위대신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허드슨 연구소 허먼 연구원은 행사 소개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대륙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개발에 있어 일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 싱크탱크가 벌인 로비 활동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주 뉴스타파가 보도한 것처럼, 정교한 센서와 미사일이 탑재된 제너럴 아토믹스의 “프레데터 어벤저(Predator Avenger)” 드론은 한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려는 새 무기 리스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10월 18일, 제너럴 아토믹스사는 한국의 민간 영공을 비행하게 될 “드론의 성능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및 한국 민간무인기안전운항연구단과 업무협약(MOU)를 맺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포웨이에서 열린 이번 컨퍼런스는 미국 방산업체가 75%를 점유하고 있는 한국 방위산업 시장의 두 가지 현실을 보여준다.

[caption id="attachment_42042" align="aligncenter" width="700"]▲한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무기는 대부분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그리고 노스럽 그러먼이 제조한 제품들이다. 해당 업체들은 세계 5대 방산업체에 들어간다.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산 무기는 대부분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그리고 노스럽 그러먼이 제조한 제품들이다. 해당 업체들은 세계 5대 방산업체에 들어간다.[/caption]

첫째, 한국의 미국산 무기 수입은 대부분 미국 방산업체들과 유착된 워싱턴의 유력 싱크탱크의 치열한 로비가 맺은 결실이다. 허드슨 연구소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와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 미국전쟁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 등이 지배하는 산업의 일부에 불과하다. 방산업체와 이 같은 싱크탱크 사이의 관계는 오랜 세월에 걸쳐 뿌리깊게 형성되었고, 이들 싱크탱크가 제안하는 정책은 후원자인 방산업체가 아시아 지역과 한국에서 갖는 경제적, 정치적 이익과 거의 일치한다.

둘째, 이제 한국의 무기 수입은 한, 미, 일 3자 군사동맹의 일환으로 문재인, 아베, 그리고 트럼프 정부가 채택하는 전략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전략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보다 독립적인 방침을 채택하지 않는 한 한국의 무기 수입은 이러한 지역적 필요와 일치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북한 미사일을 발사 단계에서 요격할 용도로 설계된 제너럴 아토믹스의 드론을 한국이나 미국이 구매하는 것은 북핵 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아베가 한국과 미국에게 요구한 더 강경한 대응 태세와 잘 들어맞는다.

일본 총선 결과가 한국의 무기수입에 미치는 영향

지난 23일 북한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일본 조기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둠에 따라 아베 총리의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재팬타임스(Japan Times)는 아베의 자민당이 “의회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압도적 다수'인 261석을 훨씬 넘어선 281석을 단독으로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의 승리에 뒤이어 일본 정부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받은 바 있는 CSIS는 같은 날 출판한 일본 총선결과 분석을 통해 아베 총리의 자민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caption id="attachment_42043" align="aligncenter" width="700"]▲ 일본 조기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 아베 총리(출처 : AP통신) ▲ 일본 조기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자민당 아베 총리(출처 : AP통신)[/caption]

CSIS는 이번 일본 총선이 아베 총리의 ‘정치적 기반’을 굳건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며 “자민당의 선거 전략은 나날이 커지는 북한 발 위협에 직면한 현실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또 결과적으로 아베 총리가 “그에 따라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미사일 방어를 위한 미-일 간 양자협력을 포함한 미-일 동맹을 강화시키겠다는 공약 이행을 추진하고, 제재를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통해 북한 정권에 약압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과 일본의 방산업체들로부터 막대한 후원금을 받는 워싱턴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는 최근 한-미-일 3국의 군대 간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싱크탱크는 지난 7월 “미국 국방혁신과 동북아시아"라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북한 및 다른 적대국가와의 관계에서 “상대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미-일 간 군사협력이 필수적이라는 내용을 요지로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미국과 일본 국적의 저자들은 “미국은 일본과 한국이 방위에 있어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현 시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또 한-미-일 3자간 대화와 군사훈련을 정기적으로 개최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한국과 일본 간 고위급 전략대화를 보다 자주 개최하는 데 필요한 깊은 신뢰를 쌓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다음 부분에서 뉴스타파는 워싱턴의 로비계를 관찰한 결과 알 수 있는 이러한 동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특히 CSIS가 과거 박근혜 정권 및 현 문재인 정부와 가까운 관계를 키워나간 배경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을 좌우하는 싱크탱크

CSIS는 수십 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정책 형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직면한 한-미 양국 군대가 더욱 결속함에 따라, CSIS는 군사 협력, 특히 산업 측면에 있어서의 협력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되었다. 이같은 중재자로서의 역할은 특히 2016년11월 CSIS가 “한-미 국방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에 관한 컨퍼런스를 후원했을 때 생생하게 드러났다.

[caption id="attachment_42044" align="aligncenter" width="700"]▲2016년 11월 CSIS가 주최한 “한-미 국방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 컨퍼런스에서 존 햄리 CSIS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 CSIS 웹사이트) ▲2016년 11월 CSIS가 주최한 “한-미 국방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 컨퍼런스에서 존 햄리 CSIS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 : CSIS 웹사이트)[/caption]

이 컨퍼런스에는 (지난 7월 방산비리 의혹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장명진 전 방위사업청장과 이용식 당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상무를 포함한 박근혜 정권 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이 자리에서는 방산 비리와 같은 민감한 이슈와 미국의 기술이전에 대한 양국의 이견 등이 논의됐다. 과거 미국 국방부 차관을 역임한 존 햄리 CSIS 소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논의는 한·미 군사 동맹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이루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햄리 소장은 “오랜 세월 한국은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나라에서 무기를 구매해야 했던 나라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제 한국은 스스로 무기를 생산하고 잠재적으로는 우리에게 되팔 수 있는 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과도기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이는 전례없는 일이다. 양국은 지난 70년 간 군사적 동맹관계를 유지했지만 이번 전환점을 계기로 양국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비즈니스 파트너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햄리 소장은 이와 같은 관계 전환의 예시로 록히드 마틴과 KAI 간 T-50 골든이글 초음속 고등훈련기 수출 파트너십을 꼽았다. 그가 이 같은 발언을 한 1년 후, 한국에는 진보 정권이 들어섰지만 한-미 양국의 방산업체 간 관계는 더욱 깊어져만 갔다. 예컨대 미 공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 입찰에서 록히드 마틴과 한국 KAI의 T-50은 현재 보잉 컨소시엄, 레오나르도 DRS 컨소시엄과 경합을 벌이고 있다(입찰 결과는 2018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햄리 소장과 CSIS는 한-미 군사전략 논의에 있어서도 최전선에 있다. 2016년 10월, 햄리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한국 정부가 핵 능력과 같은 미국의 전략 자산이 “현장에서 더욱 가시적으로 배치”될 수 있는 조치를 요청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미국이 당시에는 그러한 한국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자국의 군사 능력을 드러내면 당시 2017년 12월로 예정돼 있었던 한국 대선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햄리는 “미국이 핵 능력을 한국에 전개할 것을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낼수록 다가오는 한국 대선에서 반미 의견을 개진할 진보 좌파 성향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게 바로 미국의 딜레마”라며, “미국은 이번 건[한반도 핵 전개]이 한국 대선에서 발화점이 되도록 놔둔다면, 미국이 [한국 대선에서] ‘부기맨[공포의 대상]’이 되어버릴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상황이 발생하도록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1년도 지나지 않아 그러한 ‘전략 자산’은 올들어 북한이 연거푸 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면서 정기적으로 배치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미국의 B1-B 랜서 폭격기와 전투기들이 괌과 일본에 위치한 공군기지에서 날아와 한국 영공을 일상적으로 비행하고 있다.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에서 미국의 전략 무기가 대규모로 전시됐다. 그리고 지난 10월 16일 시작된 한·미 해상연합훈련에는 USS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과 핵 잠수함 등 미 해군이 보유한 최첨단 함정들이 참가했다(특히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핵 잠수함 훈련에는 “참수 작전을 수행하는 미국의 특수전 부대”가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당선에 북한의 미사일과 핵실험 위협이 겹치면서 미국의 전략에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CSIS는 한국의 새 정부와 트럼프 정권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맡게 됐다. 지난 6월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은 CSIS에서 한국의 주요 외교 정책을 내포한 연설을 했다. 이후, 10여명의 과거 미 국방부 고위 인사들로 구성돼, 여전히 영향력을 과시하는 CSIS 이사회와 2시간 넘게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과거 부시 행정부 시절 관료였던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가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됐다. 이 기사는 차 내정자와 미 국무부 아시아 담당 고위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11월 초 방한 일정에 동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워싱턴 싱크탱크와 미국 방산업체의 ‘상부상조'

이 같은 방위 정책과 군사 조치는 모두 CSIS가 미국 정부와 방위산업에서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CSIS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 연구소에 연간 5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최대 정부기관 후원자는 미국과 일본, 대만 그리고 UAE 정부이다. 최대 기업 후원자로는 한국에서 주요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보잉,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러먼과 같은 미국 방산업체가 있다. 그보다 소액으로 후원하는 기업체로는 한국의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삼성전자와 KAI가 포함돼 있다. 미국 기업들은 또 한-미-일 간 3자 군사동맹을 지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보잉 부사장으로 재임 중인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지난해 12월 열린 CSIS 컨퍼런스에서 “[미국의] 일본과 한국과의 3자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한 바 있다. KAI와 합작 투자를 하고 있는 록히드 마틴은 흔히 이같은 협력관계가 한국전쟁 때부터 이어져 왔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면 2014년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례만찬 연설에서 록히드마틴의 CEO 메릴린 휴슨은 한국전쟁 개전 후 첫 몇 달 동안 “록히드 F-80 슈팅스타의 공습으로 적군이 약 75%의 병력을 잃었다”고 자랑스럽게 언급했다(만약 한국전쟁 당시 북한 측 사망자가 100만 명이라는 위키피디아의 추정치를 받아들이고, 사망자 수를 한국전쟁이 지속됐던 3년으로 나눈다면, 이는 록히드마틴이 제조한 전투기가 약 25만 명을 죽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휴슨은 “당시 미국은 한국의 안보에 헌신하고 있었으며, 한국과 그 주변 지역의 안정에 도전을 제기하는 새롭고 복잡한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 현재에도 한국의 안보를 위해 여전히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aption id="attachment_42045" align="aligncenter" width="700"]▲ 미국 워싱턴DC의 한 빌딩. 스팀슨 센터는 이 빌딩 8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출처:구글맵) ▲ 미국 워싱턴DC의 한 빌딩. 스팀슨 센터는 이 빌딩 8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출처:구글맵)[/caption]

일본까지 포함한 한-미-일 3자 군사동맹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스팀슨 센터는 CSIS보다 일본 측의 후원에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이 연구소의 2016년 후원자 리스트에는 미국의 거대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 노스럽 그러먼과 보잉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워싱턴의 주미일본대사관, 일본 방위성, 그리고 미쓰비시 중공업, 미쓰비시 상사, 히타치, 그리고 일본 최대 방산업체 중 하나인 IHI가 포함돼 있다.

일본의 대대적인 투자와 대조적으로, 스팀슨 센터에 자금을 지원하는 한국 후원자는 아산정책연구원 단 한 곳 뿐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현대가에서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큰 현대중공업의 소유주 정몽준 전 의원이 운영하는 연구소다. 정 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소속돼 있었던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당대표를 지낸 바 있으며, 지난 2013년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 무기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의 이 같은 주장은 다수 일본과 한국의 극우 성향 단체들의 입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유키 타츠미 스팀슨 센터 일본 석좌는 과거 주미일본대사관 정무관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는 사실상 일본 정부의 연결선상에 있는 인물이다. 타츠미 석좌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전략적인 방위 정책을 전개하는 데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타츠미 석좌의 비판적인 시각은 지난 7월 스팀슨 센터 컨퍼런스에서 진행된 타츠미 석좌의 발표 세션에서 뉴스타파가 한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사드를 반대하면 한미일 3국간 동맹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질의했을 때 잘 드러났다. 그의 답변은 일본과 미국에서 흔히 나오는 반응처럼 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양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타츠미 석좌는 문재인 행정부가 사드 배치를 확대한다는 의견에 “여전히 희망적”인 입장이라며 다소 강의하는 투로 말했다.

이 이슈를 몇 달째 다시 논의하다보면 한 국가의 책임있는 수장은 사드 배치로 가는 것이 영리한 방향이란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컨퍼런스 이후, 문재인 정부는 한국에 미국의 사드 포대 배치 확대를 허용했다. 이어 록히드 마틴에서 몇 기를 추가로 주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같은 결정은 이미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 중 하나인 한국 시장에 미국산 무기 수입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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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무기거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은 16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수입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인도, 이라크에 이어 세계 6위 무기 수입국이 되었다. 2008년에서 2016년까지 미국의 정부 간 대외군사판매(FMS) 프로그램을 통한 대한국 무기 수출은 157억 달러에 이르렀고, 미국 민간 방산업체의 대한국 수출은 69억 달러였다. 이 기간에 한국은 미국에서 총 225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사들인 것이다. 이 같은 한국의 미국 무기 구매 증가는 앞으로 미국 싱크탱크들을 계속 바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취재 : 팀 셔록
번역 : 김지윤, 임보영
그래픽 : 하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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